박근혜 대통령의 '비선 실세' 의혹을 받고 있는 정윤회씨가 서울고 출신이 아니라 한 상업고등학교를 졸업했다는 보도가 나왔다.
<동아일보>는 3일 "일본 <산케이신문> 보도 사건과 관련한 정씨의 검찰 진술, 정씨 주변 인물들과 역술인 이아무개씨의 입을 통해 그동안 베일에 가려 있던 그의 행적이 점차 드러나고 있다"라며 "1970년대까지 서울역사박물관 터(신문로)에 있었던 서울고를 졸업한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실제론 그 옆 내수동 보인상업고등학교(현 서울 송파구 보인고) 출신(1974년 졸업·30회)으로 확인됐다"고 보도했다.
박근혜 정부 들어 대통령직 인수위원장을 지냈던 김용준 전 국무총리 후보자를 시작으로 서승환 국토교통부 장관, 김관진 대통령국가안보실장 등 장관급 이상 자리에만 서울고 출신 10여 명이 줄줄이 기용되자 정씨의 입김 때문이라는 이야기가 정가에 퍼졌다. 하지만 정씨가 보인상고를 졸업한 것으로 확인되면서 사실이 아닌 것으로 확인된 셈이다.
"정윤회, 대한항공 보안승무원 출신"<동아일보>에 따르면 정씨는 1981년부터 대한항공에서 보안승무원으로 십수 년간 직장생활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씨와 16년간 교류해온 역술인 이아무개씨는 <동아일보>에 "정씨가 새로 사람들을 잘 소개받지 않고 어울리는 사람도 거의 없지만, 대한항공 시절 친구들 두세 명은 지금까지도 자주 만난다"고 전했다.
이씨는 또 "정씨는 조용한 성격으로 명석하고 치밀해 그가 보좌하던 시절엔 박근혜 대통령이 실수한 적이 없었다"면서 "비선 의혹을 받게 하지 말고 차라리 대통령비서실장을 시키면 지금보다 훨씬 잘할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십수 년간 박 대통령에 대한 충정은 한 번도 흔들리지 않았다는 말도 했다고 한다.
특히 정씨가 박 대통령 취임 직후 이재만 청와대 총무비서관을 한 차례 만나 "대통령 잘 보좌하라"고 한 뒤엔 서로 연락이 없다는 게 이씨의 설명이다.
<동아일보>는 "검찰 조사에서 정씨가 '대선 직후 박 대통령에게서 고맙다는 취지의 전화를 받은 게 마지막 접촉'이라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라며 "정씨가 대선 때 막후에서 역할을 했다는 걸 방증하는 대목"이라고 지적했다.
이 신문에 따르면 정씨는 또 올해 들어 '문창극 전 총리 후보를 천거한 사람이 정씨다', '박 대통령의 동생인 박지만 EG 회장을 미행했다'는 일련의 의혹이 제기되자 "왜 이런 근거 없는 얘기가 나오는지 모르겠다, 정말 돌아버릴 지경이다"라고 하소연했다고 전했다
정씨는 지난 4월 16일 세월호 참사 당일 서울 종로구 평창동에서 역술인 이씨를 만난 사실이 검찰 참고인 조사에서 밝혀지기도 했다. 정씨는 처음에는 "서울 강남의 집에 계속 머물러 있었다"라고 진술했다가, 검찰의 휴대전화 통신기록 추적 결과 평창동에서 통화한 기록이 나오자 "이씨를 만나고 있었다"고 말을 바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