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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무성 새누리당 대표가 30일 오전 국회 본회의에서 교섭단체 대표연설을 마친후 의원들과 인사하며 자리로 향하고 있다.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가 30일 오전 국회 본회의에서 교섭단체 대표연설을 마친후 의원들과 인사하며 자리로 향하고 있다.
ⓒ 남소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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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헌파동으로 몸을 낮춘 여당 대표의 연설" - 김성수 새정치민주연합 대변인
"마른 장작에 젖은 장작을 섞어 넣은 것 아닌가" - 박대출 새누리당 대변인

12년 만에 같은 날 진행된 여야 교섭단체 대표연설에 대한 여야의 반응은 이렇게 엇갈렸다.

앞서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는 30일 국회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고통분담'을 위한 사회적 대타협을 강조하며 공무원연금 개편·여야 정쟁 중단 등을 주장했다. "공짜 복지는 없다"라며 증세 필요성까지 시사했다.

뒤이어 연단에 오른 문희상 새정치연합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른 바 '초이노믹스'로 불리는 정부의 현 경제기조를 비판하며 청와대가 불편해 하는 개헌 불가피론까지 폈다(관련기사 : ①'고통분담' 김무성 "손해 보지만 연금개혁 추진"문희상 "박근혜 경제기조, 세계 흐름과 거꾸로 가").

이에 대해 박대출 새누리당 대변인은 이날 "(김 대표의 연설은) 국민 공존과 국가 발전을 위한 미래 비전을 폭 넓게 담고 있다"라고 높게 평가했다. 문 위원장의 연설에 대해서도 "다양한 주제를 담은 백화점식 나열에서 나름대로 구체성과 대안을 찾아보려는 의욕도 읽혀진다"라며 일부 긍정적 평가도 내렸다.

그러나 그는 "김 대표는 (국회 아궁이에) 마른 장작을 골라서 밀어 넣었고, 문 위원장은 마른 장작에 젖은 장작도 섞어 넣은 것이 아닌가 하는 인상을 받았다"라고 밝혔다. 문 위원장이 전날(29일) 박 대통령과 여야 지도부 회동을 통해 조성된 원만한 국회 운영 분위기에 찬 물을 끼얹을 수 있는 발언도 했다는 비판이었다. 

박 대변인은 "김 대표는 박 대통령의 시정연설을 뒷받침하기 위해 정성을 좀 더 기울였고 문 위원장은 박근혜 정부의 경제기조를 바꾸려고 야성을 좀 더 기울인 것 같다"라며 "견제나 비판도 야당의 중요한 기능이나 협력과 지원도 아끼지 않는 야당이 있을 때 국회도 살고 국민도 산다"라고 지적했다.

아울러, "반대를 위한 반대를 더 이상 하지 않겠다는 문 위원장의 다짐이 이번 정기국회에서 실천되기를 기대한다"라고 못 박았다.

"김무성 대표 연설, 박 대통령과 관계개선 효과 있을지언정..."

문희상 새정치민주연합 비상대책위원장이 30일 오전 국회 본회의에서 교섭단체 대표연설을 마친후 박영선 의원 등과 인사하며 퇴장하고 있다.
 문희상 새정치민주연합 비상대책위원장이 30일 오전 국회 본회의에서 교섭단체 대표연설을 마친후 박영선 의원 등과 인사하며 퇴장하고 있다.
ⓒ 남소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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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새정치연합은 '고통분담'을 강조한 김 대표의 연설에 혹평을 내놨다.

김성수 새정치민주연합 대변인은 30일 "김무성 대표의 연설은 우리 사회와 국민들의 고통에 대한 진단도, 위기 탈출을 위한 해법도 잘못 찾은 실망스러운 내용"이라고 비판했다. "김 대표 답지 않게 평소 소신은 온데간데없고 정부의 주장을 되풀이한 느낌"이라며 "개헌파동으로 몸을 낮춘 여당 대표의 연설"이라는 평가까지 덧붙였다.

우선 그는 "이제야 복지정책을 펼치기 시작한 우리나라가 벌써 복지 과잉으로 (인해) 경제가 위기라니 황당하기까지 한 그릇된 인식"이라며 "한국사회의 위기는 '빈익빈 부익부'로 대표되는 양극화 심화에 원인이 있다"라고 주장했다.

또 "김 대표는 부자감세 철회와 법인세 정상화 등 재벌과 특권층에 대한 고통분담은 외면한 채 또 다시 서민들에게만 고통분담을 강요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 대표가 '수도권-지방 간 격차'나 '대기업-중소기업 간 격차' 해소를 다짐한 것에 대해서도 믿지 못하겠다는 입장을 내놨다. 김 대변인은 "김 대표는 지방재정을 튼튼히 하고 지방발전정책을 펼치겠다고 공언하고 중소상공인을 위해 경제민주화를 또 다시 추진하겠다고 하는데 이는 정부·여당의 행태와는 정반대"라고 꼬집었다.

김 대변인은 또 "(김 대표는) 서비스산업 발전이라는 미명 하에 온 국민이 반대하는 의료영리화를 강행할 뜻을 피력했다"라며 "국민이 반대하는데 밀어붙이는 것은 오만이다, 민심에 동떨어진 주장에 결코 동의할 수 없다"라고 못 박았다.

국회 선진화법 재검토 요청 역시 거절했다. 김 대변인은 "자신들이 앞장서서 만든 '국회 선진화법'을 부정하는 것은 다수당이 가진 거대의석을 힘 삼아 의회독재를 펼치고 싶은 야욕을 드러낸 것이 아닌지 우려스럽다"라고 밝혔다. 다만, 김 대표가 제안했던 '오픈프라이머리' 도입과 여야 대표회동 정례화에 대해서는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노동자 존중한 네덜란드 예로 들면서 공무원연금 개편? 파렴치해"

진보정당들도 마찬가지였다. 김제남 정의당 원내대변인은 "김 대표는 이날 연설 첫 부분에 세월호를 언급하고 중반에는 경제민주화를 강조했는데 딱 거기까지였다"라며 "세월호 참사 이후 정치실종은 누구보다 새누리당과 김 대표의 책임이 크건만 마치 남일 이야기하듯 했다"라고 비판했다.

또 김 대표의 복지 관련 발언을 놓고선 "박 대통령과 새누리당이 공약을 전면 폐기하는 바람에 우리나라는 아직 해보지도 못한 복지를 가지고 나라가 망한다는 식의 호들갑을 보이는 것이 과연 집권여당 대표로서 옳은 태도인지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라고 비판했다.

특히 경제민주화에 대해서는 "경제민주화를 강조하고 나서 곧바로 '입법은 곧 규제이고, 기업에 부담'이라는 말한 대목에서는 어떻게 이런 편향된 사고를 가지고 있는지 귀를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라며 "새누리당의 경제민주화는 조금의 진정성도 없다는 점만이 다시금 확인됐을 뿐"이라고 강조했다.

통합진보당은 "대통령과의 관계를 개선하는 효과는 있을지언정 국민과 소통하려는 노력은 전혀 찾아보기 힘들다"라며 김 대표의 연설을 '유체이탈 대표연설'로 규정했다.

홍성규 통합진보당 대변인은 특히 "네덜란드의 '바세나르 협약'을 예로 들어 '고통분담을 통한 사회적 대타협 운동'을 제기하고 '공무원 연금 개정안'을 거론한 것은 참으로 파렴치한 태도"라며 "'바세나르 협약'이 가능했던 이유는 정부가 노동조합과 노동자의 기본 권리를 인정하고 존중했기 때문"이라고 꼬집었다.

이어, "공무원 노조조차 인정하지 않겠다면서 단 한 차례의 대화도 없이 (공무원연금 개편을) 마치 전격적인 군사작전이라도 감행하듯 밀어붙이는 상황에서 어떻게 버젓이 '고통분담', '애국심'을 들먹일 수 있는가"라고 비판했다.


태그:#김무성, #문희상, #공무원연금, #고통분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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