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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희나 작가의 <구름빵>.
 백희나 작가의 <구름빵>.
ⓒ 한솔수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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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처가 아주 컸던 모양이다. 지난 22일 이종걸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에 의해 한솔수북(한솔교육의 자회사)이 <구름빵>의 원작자인 백희나 작가에게 저작권을 돌려준다는 소식이 전해졌을 때조차 백씨 쪽에서는 '믿을 수 없다'는 분위기였다고 한다.

"저작권 반환을 제안한 적도 협의한 적도 없다"

백희나씨의 에이전트인 박종암(출판사 르네상스 대표)씨는 24일 <오마이뉴스>와 한 전화인터뷰에서 "그동안 출판사가 작가에게 믿음을 줄 만한 행위를 한 적 전혀 없었다"라며 "그래서 저작권을 돌려준다는 보도가 사실인지 확신할 수 없다"라고 털어놓았다.   

박씨는 "관련보도가 나간 뒤 출판사쪽에서 전화와서 '오해하지 말아 달라, 저작권을 돌려준다는 방침은 확정된 것이 아니라 내부에서 논의하고 있다'고 했다"라며 "출판사는 계속 '저작권을 협의하기 위해 노력해왔다'고 했지만 저작권 반환을 제안한 적도 작가와 협의한 적도 없다"라고 주장했다.

이어 박씨는 "출판사는 지난 2011년 담당자의 이메일을 통해 '앞으로 찍는 부수의 3%를 작가에게 주겠다, 하지만 1차 저작권과 2차 저작권은 돌려줄 수 없다'고 밝혔다"라며 "하지만 작가가 원하는 것은 '돈'이 아니라 '저작권'이다"라고 강조했다.

박씨는 "그동안 작가는 출판사쪽에 인세를 달라고 요구한 적이 한 번도 없다"라며 "사적 계약이 우선되는 상황으로 인해 자식(저작권)을 잃어버린 것이 가슴아파서 저작권을 돌려받고 '내 자식이다'라고 얘기하고 싶을 뿐이다"라고 말했다.

박씨는 "보도된 대로 출판사가 작가에게 저작권을 돌려준다면 가장 좋다"라며 "하지만 출판사가 의도적으로 '언론플레이'를 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여전히 의심스럽다"라고 우려했다.  

하지만 최만영 한솔수북 이사는 이날 <오마이뉴스>와 한 전화통화에서 "작가에게 저작권을 돌려준다는 것을 내부방침으로 정했지만 이것을 언론에 공개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라며 "아직 작가와 본격적으로 협상하지는 못하고 만나자고만 제안해 작가 쪽에서 검토하고 있다"라고 전했다. 

이종걸 의원 "출판사가 저작권을 작가에게 돌려주기로 했다"

앞서 이종걸 의원은 한솔수북 관계자의 발언을 통해 한솔수북이 소유하고 있는 <구름빵>의 저작권을 백희나씨에게 돌려준다는 방침을 세웠다고 전했다(관련기사 : 동화책 <구름빵> 저작권, 원작자에게 돌아간다).

이 의원이 전한 바에 따르면, 한솔수북의 한 관계자는 "공정거래위의 표준계약서에 맞춰 관련 계약서를 수정했고, <구름빵> 저작권, 출판권, 2차 저작권에 따른 수입 일체를 포기할 의사가 있다"라며 "백희나 작가와 계약문제를 원만하게 협의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라고 말했다.

이는 한솔수북이 불공정한 출판관행인 매절계약을 통해 보유하고 있는 <구름빵>의 저작권과 출판권을 백씨에게 돌려주고, 강원정보문화진흥원에 양도한 2차 저적권에 따라 분배받는 로열티의 수입도 작가에게 돌려주겠다는 뜻으로 풀이됐다.

그동안 <구름빵>은 국내에서만 50만 부 이상 팔려 나갔고, 8개 국가로 번역됐으며, 애니메이션과 뮤지컬, 문구완구, 생활용품 등으로도 제작됐다. 이를 통해 4400억 원의 부가가치를 창출했지만, 원작자인 백씨에게 돌아간 수입은 1850만 원에 불과한다는 지적이 나오면서 <구름빵>은 매절계약으로 인한 불공정계약 관행의 대표적 피해사례로 알려졌다.  


태그:#구름빵, #박종암, #백희나, #한솔수북, #이종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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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0년 전남 강진 출생. 조대부고-고려대 국문과. 월간 <사회평론 길>과 <말>거쳐 현재 <오마이뉴스> 기자. 한국인터넷기자상과 한국기자협회 이달의 기자상(2회) 수상. 저서 : <검사와 스폰서><시민을 고소하는 나라><한 조각의 진실><표창원, 보수의 품격><대한민국 진보 어디로 가는가><국세청은 정의로운가><나의 MB 재산 답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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