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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에는 어디를 향해도 즐겁다. 산을 가면 색이 즐겁고, 바다를 가면 소리가 즐겁고, 공원을 가면 여유가 즐겁다. 그래서 가을에는 행사들이 참 많다.

축제라는 이름과 체육대회, 운동회라는 이름, 간혹 잔치라는 이름도 보인다. 그 중에서 '모꼬지'라는 말이 붙은, 그것도 '책'이라는 말과 함께 붙은 '2014 성북 책 모꼬지(10월 18일 개최)'에 다녀왔다. 그곳에 넘쳤던 즐거움에 대해 소개한다.

2014 성북 책 모꼬지 현장의 모습 1
 2014 성북 책 모꼬지 현장의 모습 1
ⓒ 엄경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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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해 한 권의 책을 선정하여 구민들과 함께 책 읽기 운동을 벌이고 있는 성북은 2014년 올해의 한 책으로 김애란 작가의 <두근두근 내 인생>을, 아이들과 함께 읽으면 좋은책으로는 신원미 작가의 <발레하는 할아버지>를 선정했다(관련기사: 책 앞에서 두근두근... 이런 적 또 있을까).

위 두 권의 책을 중심으로 꾸며진 현장은 다양한 부스와 전시, 그리고 여러 디테일들을 통해 많은 손이 갔음을 알 수 있었다. 특히나 작년까지와는 달리 전체적인 행사장의 컬러와 콘셉트적 스토리가 담겨 있는 것이 지역의 52개 단체 및 아티스트들과 함께 준비했음이 전해지는 듯했다.

또 도서관, 진로직업체험센터, 영화관, 대학교 등 각자의 성격이 뚜렷한 단체들이 만들어 놓은 체험부스들은 다르면서도 <두근두근 내 인생>이라는 커다란 주제 아래 진행됐다. 그리하여 <두근두근 내 인생> 작품 안으로 들어서는 여러 길들을 열어 주었다.

2014 성북 책 모꼬지 체험 현장의 모습
 2014 성북 책 모꼬지 체험 현장의 모습
ⓒ 엄경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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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인행사 역시 지역의 아티스트들이 가득 채워 구민들의 관심을 이끌어내는 데 성공한 듯 보인다. 한성여자중학교 학생들의 합창, 성북구민여성회관에서 활동중인 청소년 두드림팀과 지역의 어르신들의 발레공연, 그리고 관내에서 활동중인 성악가의 공연까지 모두가 낯설고 먼 존재가 아닌 주변에서 언제든 마주칠 수 있는 아티스트들이었다.

이들은 현장을 찾은 이들과 반갑게 인사를 나누기도 하며 무대에 오르르내리는 동안 알아보는 지인들과 인사를 나누어 보는 사람들의 얼굴에 웃음을 담을 수 있게 했다. 그리고 자신의 차례가 끝나면 사라져 버리는 것이 아닌, 객석에 앉아 같은 지역에서 활동하는 다른 팀을 응원했다. 이 모습은 이날의 행사가 어떤 방향으로 준비되어 왔으며, 마련되었는지 말해주는 듯했다.

2014 성북 책 모꼬지 메인 행사의 모습
 2014 성북 책 모꼬지 메인 행사의 모습
ⓒ 엄경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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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 성북 책 모꼬지는 여타의 북페스티벌과 달리 지역 속에 자리한다는 특색이 있다. 성북의 독서 운동에 바탕을 둔 자리이기 때문이다.

한 해 동안 한 권의 책을 선정하여 작가와의 만남, 한 책 선포식, 대 토론회 등 다양한 방식으로 구민들의 관심을 끈다. 때문에 어느날 뜬금없이 나타나는 축제가 아닌 너와 나의 이야기가 담겨 있는 자리로 완성되는 것이다.

또 지역을 가장 잘 이해하는 지역의 단체들과 아티스트들의 참여로 낯설지 않은 즐거움을 만든다. 불특정 다수에게 환하게 열려 있는 커다란 축제들도 좋다. 하지만, 지역의 구민들과 함께 한 권의 책으로 모여 자리를 만든 '2014 성북 책 모꼬지'는 지역의 축제가 자리 잡을 수 있는 또다른 방향을 제시했다.

2014 성북 책 모꼬지 현장의 모습 2
 2014 성북 책 모꼬지 현장의 모습 2
ⓒ 엄경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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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그:#성북, #모꼬지, #북페스티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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