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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산 장소와 방법

몇 해 전 부산에 출장을 갔을 때 출산을 눈앞에 둔 신혼부부를 만났다. 예비 엄마가 인도 생명누리 사업장에서 자원봉사자로 9개월간 활동하고 떠난 사람이어서 마치 친딸처럼 가깝게 느끼고 편한 사이로 지내왔다. 결혼식 때도 갈 수 있어서 축하를 해주고 우리 부부가 신혼집에서 하룻밤을 지내기도 했었다. 모처럼 다시 만나 인도에서 함께 살던 이야기와 그 때 함께 봉사하며 지냈던 다른 친구들이야기 등 재미있는 시간을 보냈다. 그러면서도 출산을 얼마 남겨두지 않은 때여서 자연히 이야기는 출산준비에로 모아졌다. 출산은 어디서 할 것인지 아기는 어떻게 키울 것인지에 대해 물었다. 그런데 요즘 젊은 예비엄마 답지 않게 준비된 것이 별로 없었다. 물론 더 좋은 생각을 들어보려고 자신의 준비는 감추고 내 이야기에 귀를 기울였는지도 모를 일이다.

출산은 자주 가던 병원에서 하려고 생각한다고 했다. 그러나 나는 다른 제안을 했다. 병원에서의 출산보다는 조산원에서의 출산이 더 좋다. 병원은 출산을 의사가 주도하는 경향이 강하지만 조산원은 임산부의 출산을 돕는 위치에 서기 때문이다. 병원에서는 오래 기다려주기보다는 어려움이 닥치면 수술을 하려고 하지만 조산원은 끝까지 스스로 출산할 수 있도록 도와주려는 마음을 가진다. 조산원 중에서도 가능하면 수중분만을 할 수 있는 곳이 있다면 그런 곳을 선택하라고 했다. 정 그런 곳을 발견하기 어려우면 친정어머니의 도움을 받거나 산파의 도움을 받더라도 집 욕조에서 체온과 비슷한 물을 받아 출산을 시도해도 좋다고 했다.

가장 좋은 출산은?

병원에서는 대체로 산모가 반듯이 누운 상태에서 출산을 한다. 누운 상태에서 임산부는 힘을 제대로 줄 수도 없다. 그 경우 아이는 스스로의 힘으로 수평이동을 해야 하는 데 그 일이 보통 힘든 것이 아니다. 엄마가 아무리 힘을 세게 준다고 해도 3kg 정도 되는 아기를 자궁 밖으로 밀어내기가 쉽지 않을 것이다. 침대에 누워 출산을 하는 것은 엄마나 아기 누구에게나 가장 나쁜 자세이다. 오로지 출산의 과정을 쉽게 지켜볼 수 있는 의사나 간호사에게만 좋은 자세이다. 이렇게 좋지 않은 자세로 출산을 하다 보니 아기가 자연스럽게 나오는 것이 힘들게 되고 엄마도 힘들어 하니 인공분만 즉 제왕절개를 하는 쪽으로 간다. 우리 나라의 제왕절개 비율이 세계에서 가장 높은 40% 이상이라고 한다. 제왕절개를 하지 않더라도 누워서 출산하는 자세로는 최소한 회음부 절개라도 하거나 흡입구를 사용해야 아기가 겨우 자궁과 질을 빠져 나올 수 있다. 자연분만만이 엄마와 아기가 모두 건강해질 수 있음을 기억하자. 자연분만을 한 엄마는 2-3일 후면 정상적인 활동을 할 수도 있고 임신 전 몸매로 돌아가는 속도도 훨씬 빨라진다.

엄마가 힘을 가장 잘 줄 수 있는 자세는 기마 자세나 엉거주춤한 스모선수의 자세이다. 천장에 줄을 달거나 엉덩이를 받쳐줄 수 있는 적당한 의자에 앉은 자세로 출산을 하는 것이 가장 좋다. 엄마가 힘을 주기도 좋고 아기도 3kg 정도 되는 자신의 체중의 도움을 받아 엄마의 힘을 덜어줄 수도 있다. 그것도 맨 공간에서 하면 힘들겠지만 엄마와 아기에게 가장 좋은 분만의 형태는 바로 수중분만이다. 수중분만을 하면 엄마가 물속에 들어가 엉덩이를 의자에 걸치고 있으면 다리에 무리가 가지도 않고 힘을 주기도 좋다. 엉거주춤 앉은 자세로 아기를 맞이하게 되니 힘도 덜 들고, 아기는 자신의 체중을 실어 밑으로 내려올 수 있다. 아빠도 엄마의 뒤나 앞에서 도울 수 있어 가족이 함께 돕는 좋은 출산법이 될 수 있다. 더욱이 물이 윤활유 역할을 해줄 수 있어서 회음부 절개도 필요 없고 흡입기를 사용할 필요도 없어진다. 뿐만 아니라 물속은 엄마 뱃속을 비슷하게 느낄 수 있는 곳이 되어 아기가 가장 자연스럽게 세상을 접할 수 있는 곳이 된다. 엄마 뱃속에서도 양수에서 놀던 아기는 물속에서 스스로 수영을 잘 하는 수영선수여서 전혀 걱정할 필요 없이 아기를 출산할 수 있다.

수중분만을 위해서는 이미 그런 시설이 갖추어진 조산원이나 병원이 있다면 가장 좋은 경우가 되겠지만 그렇지 못하면 집에서 분만할 수 있도록 준비하면 된다. 우선 집에 이미 설치된 욕조도 좋고 그렇지 않으면 바람을 넣어 부풀릴 수 있는 튜브식 새로운 욕조를 마련해도 좋다. 욕조 안에 플라스틱 의자를 넣어 산모가 앉을 수 있게 하고, 남편은 뒤에서 팔로 감싸 안아 주거나 앞에 앉아서 힘을 줄 때 의지가 되어주어도 좋다. 산모가 힘을 잘 줄 수 있도록 천장에 줄을 달아 내리거나 앞쪽에 잡고 힘을 줄 수 있는 봉을 설치해도 좋다. 다른 준비는 일반적인 출산 준비와 비슷하다. 아기와 엄마와 가족 모두에게 최고의 출산법이 될 수 있는 수중 분만법을 꼭 시행해보자. 두려워 말고 실천해도 좋다. 수중분만법의 성공률은 90% 이상이다. 정말 어려운 상황에 대비하여 한 곳의 병원 연락처를 받아 두고 평소 좋은 관계를 가져두는 것은 좋다. 나의 이런 제안을 받고 집에서 수중분만을 성공하고 건강하게 아기를 키우는 사람들이 여럿 있다. 그들의 경험담과 조언을 참고할 수도 있을 것이다.

진통과 호흡 맞추기를 통한 고통 줄이기

아기의 출산에서 가장 두려운 것이 진통과 함께 오는 통증이다. 통증은 엄마만 느끼는 것이 아니라 아기도 엄마처럼 몇 배의 고통을 함께 느끼고 있다. 어떻게 하면 아기와 엄마의 해산의 고통을 줄일 수 있을까? 좋은 답이 있다. 출산 때 고통을 줄이려면 우선 두려움을 없애고 기쁨으로 아기를 맞이하려는 마음가짐을 갖는 것이다. 다음으로는 진통과 호흡을 서로 맞추는 것이 좋다. 진통이 느리면 호흡을 느리게 하고 진통이 빨라지면 호흡도 빨리 하는 방식이다. 진통의 리듬과 호흡의 리듬을 서로 잘 맞추어 호흡을 놓치지 않는 것이 무통분만의 지름길이다. 진통과 호흡을 잘 맞추기만 하면 해산의 고통을 훨씬 줄일 수 있고, 소리 한 번 지르지 않고도 건강한 아기를 출산할 수 있다.

호흡은 코로 들이쉬고 입으로 내쉬는 방법을 쓰면 된다. 임신 후부터 매일 운동을 하며 호흡법을 잘 훈련해 놓았다면 출산 때도 쉽게 진통과 호흡을 맞출 수 있다. 엄마가 진통과 호흡을 잘 맞추면 아기도 심한 고통을 느끼지 않고 나올 수 있음을 명심하고 아기를 위해서라도 호흡을 놓치지 말자. 호흡을 맞추면 아기가 스스로 들락날락하면서 질을 넓히기 때문에 회음부 절개가 전혀 필요 없다. 통증은 아기가 나온 뒤에도 한 차례 오는 수가 있다. 자궁으로부터 태반을 완전히 내보내기 위해 필요한 것이다. 출산은 아기가 나온 후 태반이 완전히 나온 뒤에야 마무리가 되는 셈이다.

아기가 거꾸로 서서 나올 때

아기가 거꾸로 선 상태로 나오는 경우가 가끔 있다. 임신 8개월 때부터 요가의 고양이 자세를 통해 거꾸로 선 아이를 정상 분만의 형태로 바로잡아 가는 것이 좋다. 거꾸로 선 것을 모른다고 하더라도 고양이 체세를 자주 하다보면 아기가 정상적인 자리를 잡게 된다. 그래도 안 되어 출산 때 아기의 머리가 아니라 발이 먼저 나오면 새끼발가락 발톱 바깥뿌리 옆에 있는 지음 자리를 바늘로 살짝 찔러주면 아기가 얼른 발을 들이 밀고 안으로 들어가 정상적인 자세로 다시 나오게 된다. 이제 출산에 대한 두려움을 물리치고 건강한 새 생명을 기쁘게 맞이할 수 있도록 자연분만을 준비하자. 엄마와 아기에게 가장 건강하고 자연스러운 분만은 바로 수중분만법임을 생각하며 용기 있게 시도해보자.

덧붙이는 글 | 에큐메니안에도 함께 송고합니다.



태그:#출산, #수중분만, #자연분만, #진통, #호흡과 진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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