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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남=연합뉴스) 최종호 기자 = 18일 오전 10시 경기도 성남시 분당제생병원 장례식장 앞에서 판교 테크노밸리 환풍구 추락사고로 숨진 정연태(47)씨의 친구 김모씨가 유족 유모씨와 함께 휴대전화를 들여다보며 흐느꼈다.

김씨의 휴대전화 화면에는 한 달 전 정씨 부부와 함께 남이섬으로 떠난 여행에서 밝게 웃는 정씨와 부인 권복녀(46·여)씨의 사진이 떠있었다.

이 사진 외에도 정씨의 초등학교 동창 89명이 가입한 한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채팅방에는 정씨가 권씨와 찍어 올린 사진을 쉽게 찾을 수 있었다.

김씨는 "이렇게 자주 사진을 올려서 부부 금실이 좋기로 친구들 사이에서 소문이 자자했다"며 "결국 쉬는 날 공연을 보러 갔다가 함께 사고를 당했다"고 말했다.

그는 "친구가 이삿짐을 나르는 일을 하다가 다리를 다쳐 몸이 불편한데 항상 가족 이야기를 하면서 열심히 살았다"며 "판교 IT업체 건물 관리 일을 하며 다음 달에 있을 자격증 시험 준비도 꾸준히 했는데…"라고 말을 잇지 못했다.

유족 유씨는 "초등학생 늦둥이를 포함해 삼 남매를 뒀는데 아이들이 걱정"이라며 "어떻게 이런 일이 일어날 수 있는지 모르겠다"고 혀를 찼다.

그는 "성남시에서 장례비를 지원해주겠다고 했는데 그보다 사고가 일어나게 된 자세한 상황이나 경위에 대해 먼저 설명해줬으면 좋겠다"며 빈소를 향해 무거운 발걸음을 옮겼다.

정씨 부부는 사고 직후인 전날 저녁 숨진 채 이 병원에 안치됐다. 부인 권씨는 애초 신원미상 사망자로 파악됐다가 뒤늦게 신원이 밝혀져 부부가 참변을 당한 안타까운 사연이 세상에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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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그:#판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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