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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일 국회에서 열린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의 해양수산부, 해양경찰청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증인으로 출석한 목포해경 소속 123경비정 김경일 정장이 의원들의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 국감 출석한 김경일 해경 123정장 16일 국회에서 열린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의 해양수산부, 해양경찰청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증인으로 출석한 목포해경 소속 123경비정 김경일 정장이 의원들의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 남소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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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조를 요청하는 사람은 다 구조했습니다. 본 사람은 다 했습니다."
"누가 구조했어요!"

세월호 침몰 당시 가장 먼저 출동했던 해경 123정의 김경일 정장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방청석에서 고성이 나왔다.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가 16일 해양경찰청, 해양수산부 등을 상대로 연 국정감사장에는 세월호 선원 3명과 진도VTS센터장, 해경 123정 정장 등이 증인으로 출석해 의원들의 질타를 받았다.

"경황이 없었다..." 반복한 해경 123 정장

김 정장은 이날 가장 많은 질타를 받은 인물이었다.

먼저 안효대 새누리당 의원이 선내로 진입하지 않은 이유를 묻자, 김 정장은 "배가 50도 이상 기운데다 조류가 심해 구조대 안전을 확보할 수 없었기 때문"이라고 답했다. 이어 안 의원이 "망치로 창문만 깨줬어도 더 많은 승객을 구했을 것"이라고 따져 묻자 "저희 123정은 출동했을 때, 당시로선 최선을 다했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퇴선명령을 하지 않은 이유를 물을 땐 "경황이 없었다"고 답했다.

신정훈 새정치민주연합 의원도 '책임을 다했다'는 식의 태도를 보인 김 정장을 질책했다. 신 의원은 "배가 50도 이상 기울어져 진입이 어려웠다는 답변은 이해할 수 있다, 하지만 진입까지는 아니더라도 최소한 퇴선 명령은 했어야 하는 것 아니냐"고 따졌고, 김 정장은 "경황이 없었다, 너무 바빠 생각을 못했다"는 답을 반복했다.

이에 신 의원이 "어려움이 있었다는 건 알겠지만 최소한 정장으로서, 구조현장에 대한 치밀한 고민이 있었다면 퇴선명령은 했어야 한다"며 "그런데도 할 일을 다 했다고 말하면 그건 책임 회피를 위한 안일한 답변"이라고 쏘아붙였다. 그제야 김 정장은 "제가 미흡한 점이 있었다"고 말했다.

16일 국회에서 열린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의 해양수산부, 해양경찰청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증인으로 출석한 목포해경 소속 123경비정 김경일 정장이 "배에서 구조 요청한 사람은 다 구조했다"며 "임무를 다했다"고 말하자 분노하며 눈물을 흘리고 있다.
▲ 분노한 세월호 유족의 눈물 16일 국회에서 열린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의 해양수산부, 해양경찰청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증인으로 출석한 목포해경 소속 123경비정 김경일 정장이 "배에서 구조 요청한 사람은 다 구조했다"며 "임무를 다했다"고 말하자 분노하며 눈물을 흘리고 있다.
ⓒ 사진공동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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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배 새누리당 의원이 김 정장을 상대로 질의를 이어갈 때 방청석에서 또 한 번 고함이 들렸다.

이 의원이 "목포 해경으로부터 탈출 명령을 하라는 지시를 받고도 왜 이행하지 않았나"고 묻자, 김 정장은 또다시 "경황이 없었다"는 답을 반복했다. 이에 이 의원이 "아무리 경황이 없어도 상부 기관장의 작전지시를 이행하지 않아도 되나", "방송만 하면 될 일이었다, 방송하는 데 뭐 그리 힘이 드느냐"고 크게 질책하자, 김 정장은 "그 부분을 놓친 거 같다"고 답했다. 방청석에 앉은 한 유가족은 "말이 되느냐, 배 안에 300명이 있는데"라며 분을 삭이지 못했다.

유족들, 선원 따라가며 "우리 아이들 어쩔거냐"  

이날 함께 증인으로 선 세월호 선원에게도 승객을 버리고 먼저 탈출한 것에 대한 질책이 쏟아졌다. 주로 세월호 1등 항해사 강아무개가 그 대상이었다. 카키색 수의를 입고 내내 어두운 표정이었던 강 항해사는 "탈출 당시 배 안에 갇힌 수많은 승객은 생각하지 않았느냐"는 질문에 "생각을 못했던 거 같다", "해경이 빨리 타라고 해서 (그 말에) 따랐다"고 답했다.

16일 국회에서 열린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의 해양수산부, 해양경찰청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증인으로 출석한 강아무개 세월호 1등항해사가 얼굴을 감싸 쥐고 있다.
▲ 세월호 1등항해사 "죄송합니다" 16일 국회에서 열린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의 해양수산부, 해양경찰청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증인으로 출석한 강아무개 세월호 1등항해사가 얼굴을 감싸 쥐고 있다.
ⓒ 이희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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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살인죄 등으로 기소된 강 항해사는 제주VTS와 교신 여부를 두고 답을 번복해 위증 논란이 일기도 했다. 김승남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이 "사고 발생 후 탈출할 때까지 배를 복원하기 위해 어떤 노력을 했냐"고 묻자 강 항해사는 "제주 VTS에 사고가 났다고 알렸다"고 답했다가, 이후에 "제가 VTS 교신은 하지 않았다"고 번복해 질타를 받았다.

또한 사고 발행 후 이준석 선장과 조타실에 함께 있으며 "대화를 나누지 않았다"고 답해 의아함을 자아내기도 했다. 김승남 의원은 "이준석 선장이 구명조끼를 입고 탈출에 대비하라고 1등 항해사에게 지시하지 않았느냐"고 묻자 강 항해사는 "저는 선장님과 대화를 나눈 적이 없다"며 부인했다. 이어 김 의원이 "갑판 위로 올라가서 대기하라는 말만 했어도..."라며 안타까움을 표하자, 강 항해사는 "선장님의 특별한 지시사항이 없었다"고 답했다.

이어 "유가족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으면 해보라"는 말에 "제 소임을 다하지 못해 정말 죄송스럽게 생각한다"고 답했다.

16일 국회에서 열린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의 해양수산부, 해양경찰청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증인으로 출석한 김형준 진도 VTS센터장과 세월호 선원 등이 증인선서를 하고 있다.
▲ 증인으로 출석한 세월호 선원들 16일 국회에서 열린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의 해양수산부, 해양경찰청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증인으로 출석한 김형준 진도 VTS센터장과 세월호 선원 등이 증인선서를 하고 있다.
ⓒ 남소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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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등 항해사 김아무개도 지탄의 대상이었다. 유성엽 새정치민주엽합 의원이 "이준석 선장은 해경 123정이 도착하면 퇴선 명령을 하라고 지시했다는데, 왜 방송을 하지 않았냐"고 묻자, 김 항해사는 "배가 기울어 방송실로 갈 수 없어 무전기로 사무장(사망-기자주)에게 교신했지만 송신만 되고 수신이 안됐다"고 답했다. 이어 "당시 용기를 내서 방송실로 갔어야 했는데 많이 후회가 된다"고 사과했다.

안덕수 새누리당 의원은 '구명조끼를 입고 대기하라'고 지시한 김 항해사에게 "선실에서 나올 때 대기하고 있는 승객들은 생각하지 못했느냐"고 질책했다. 이에 김 항해사가 "해경정들이 구조하는 줄 알았다"고 답하자 "해경은 선내에 들어오지도 않았는데 어떻게 구조를 하냐"며 질책했다.

한편 이날 방청석 맨 끝줄에 앉은 유가족은 질의 중간중간 눈물을 쏟기도 했다. 또한 쉬는 시간동안 같은 층에 마련된 대기실로 이동하는 선원을 따라가며 "우리 아이들 어쩔거냐"며 거세게 항의하기도 했다.  


태그:#세월호, #국정감사, #유가족, #선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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