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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온타케산 화산 분화로 인한 피해 상황을 보도하는 NHK뉴스 갈무리.
 일본 온타케산 화산 분화로 인한 피해 상황을 보도하는 NHK뉴스 갈무리.
ⓒ NH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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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온타케산(御嶽山) 화산 분화로 인한 피해가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 

일본 공영방송 NHK에 따르면 29일 현재 온타케산이 수색 작업을 벌이고 있는 일본 나가노현 경찰은 '사망자' 12명과 '심폐 정지' 24명을 확인했다고 발표했다. 심폐 정지는 사망 진단을 받지 않았을 뿐 심폐 기능이 멈춰 사망과 다를 바 없어 사실상 이날까지 확인된 사망자는 총 36명에 달한다.

수도 도쿄에서 서쪽으로 210㎞ 떨어진 나가노현의 화산 온타케산이 지난 27일부터 7년 만에 갑자기 분화를 시작해 엄청난 양의 화산재와 연기가 산을 뒤덮었다. 이 때문에 등산객들이 화산재에 파묻히거나 질식해 목숨을 잃었고, 화산석에 맞아 골절되거나 넘어져 다친 사람도 69명이다.

마침 가을 단풍철을 맞아 산을 찾은 등산객이 많아 인명 피해가 더 커졌고, 수천 명의 등산객을 대피시켰지만 아직 행방을 알 수 없는 실종자도 많아 경찰, 소방대, 자위대 등이 합동구조대를 구성해 수색 작업을 벌이고 있다.

나가노현이 마련한 등산객 대피소에는 가족이나 친지의 생사를 확인하기 위해 전국 각지에서 사람들이 몰려들었으나 구조 당국은 실종자의 입산 여부나 구체적인 규모조차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

"지옥 보는 것 같았다"... 공포감에 유서 쓰기도

온타케산은 해발 3076m로 일본의 110개의 활화산 가운데 후지산 다음으로 높고 일본 기상청이 화산 폭발이나 분화에 대비해 상시 관측 대상으로 정한 47개 활화산 중에서도 위험도가 높은 것으로 분류됐다.

하지만 이번 분화는 용암이 직접 분출되는 '마그마 폭발형'아니라 마그마로 인해 가열된 지하수가 끓어서 일어나는 '수증기 폭발형'으로서 분화가 일어나기 전까지 지진이나 온도 변화 등과 같은 조짐이 보이지 않는 데다가 화산재 분출량이 많고 속도가 빠른 것이 특징이다.

이 때문에 입산 금지를 비롯한 예방 조치는 물론이고 산에 있던 등산객들이 대피할 시간도 부족했다. 온타케산은 지난 1979년과 2007년에도 비슷하게 분화했지만 당시에는 사망자가 발생하지 않았다.

그러나 이번 달 온타케산에서 수십 차례 약한 지진이 있었음에도 관측소는 지진만으로 분화를 예측할 수 없고 다른 데이터는 이상 조짐이 없다는 이유로 경계 태세를 높이지 않은 것으로 드러나 논란이 일고 있다. 결국 일본 정부 대변인 스가 요시히데 관방장관은 "관측 시스템의 보완 필요성을 검토할 것"이라고 밝혔다.

온타케산에서 산장을 운영하는 한 생존자는 "마치 지옥에 온 것 같았다"며 "일부 생존자는 밤새 하늘에서 쏟아지는 돌덩이 때문에 공포에 떨며 가족에게 휴대전화 메시지를 남기거나 유서를 쓰기도 했다"고 끔찍했던 상황을 전했다.

설상가상으로 28일 아침부터는 유독 가스까지 분출되면서 구조작업이 난항을 겪고 있다. 구조대는 화학 방호 전문 부대원까지 투입했지만 유독 가스를 막을 수 있는 장비의 수량이 부족해 수색을 중단한 뒤 29일 재개했다. 그러나 황화수소의 농도가 다시 심해지면서 작업을 전면 중단했다.

유독가스 분출로 수색 중단... 원전 재가동 논란도 

이번 온타케산 분화로 활화산의 위험성이 새삼 주목을 받으면서 아베 정권이 강력히 추진하던 '원전 재가동' 정책이 다시 논란에 휩싸였다. 일본 원자력규제위원회는 최근 가고시마현의 센다이 원전 재가동을 위한 검증을 마쳤지만 원전 주변에 아소산, 기리시마산 등 활화산이 많아 원전이 위험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탈원전을 주장하는 단체들은 지진이나 화산이 잦아 세계 최고 수준의 예측 기술을 자랑하는 일본도 이번 사태를 막지 못했다며 만약 화산재나 고온의 유독 가스가 원전을 덮치면 제2의 후쿠시마 원전 사고가 벌어질 것이라고 경고하고 나섰다.

탈원전 활동가로 변신한 고이즈미 준이치로 전 총리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최고의 전문가도 온타케산의 분화는 예상하지 못했고, 이런 일은 언제든지 벌어질 수 있다"며 "지진, 해일, 분화가 전국 각지에서 일어나는 일본이 원전을 가동한다는 것은 잘못된 일"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아베 신조 일본 총리는 이날 국회 연설에서 "원자력규제위원회의 과학적, 기술적 등 모든 판단을 고려해 원전 재가동을 추진할 것"이라고 밝혀 이 같은 논란을 일축했다. 스가 관방장관도 "온타케산 분화로 센다이 원전 재가동 방침이 달라지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태그:#온타케산, #화산 , #분화, #센다이 원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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