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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석현 <중앙일보>·<JTBC> 회장이 박근혜 정부가 대북정책을 수정해야 한다는 주장을 내놔 주목된다.

홍 회장은 22일 오후 <허핑턴포스트> 한국판과 미국판에 기고한 <통일 한국의 출발점은 개성공단의 성공이다>라는 제목의 글에서 "2005년 이래 한국의 자본과 기술, 북한의 근로규율과 근면성을 탄탄하게 결합한 개성공단은 23억 달러에 달하는 제품을 생산했다"며 개성공단의 현재 상황을 설명한 뒤, "남북한 모두 야심적인 초심으로 돌아갈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남북경협이 대북보상? 잘못된 비판"

홍석현 회장이 22일 오후 <허핑턴포스트> 한국판과 미국판에 기고한 <통일 한국의 출발점은 개성공단의 성공이다>라는 제목의 글
 홍석현 회장이 22일 오후 <허핑턴포스트> 한국판과 미국판에 기고한 <통일 한국의 출발점은 개성공단의 성공이다>라는 제목의 글
ⓒ 화면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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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곧이어 "북한에 어떠한 변화의 조짐도 보이지 않는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한 가지 잊은 게 있다"며 "김정일 국방위원장은 '영웅적'이라고 할 수 있을 정도로 위험을 무릅쓰고 적진과 가까운 최전선 지역의 일부를 남한 사람들이 드나드는 공단부지로 제공했다. 그는 군부의 반대를 누르고 그런 결단을 내렸다"고 회고했다. 북한은 나름의 변화를 시도했다는 것이다.

그는 또 "한국 기업들은 정치와 무관하게 비즈니스는 그저 비즈니스이기 때문에, 다시는 사보타주의 대상이 되지 않을 것이라는 북측의 확고한 보장을 받을 필요가 있다"고 전제했다. 이어 "그런 보장을 바탕으로 한국은 합작 사업의 재개를 허용해야 할 것"이라며 "개성과 마찬가지로 금강산도 큰 그림으로 보면 모두에게 이득이 되는 윈윈(win-win) 프로젝트다. 그 프로젝트를 다시 살릴 때가 됐다"고 밝혔다. 사실상 지난 2008년 7월 고 박왕자 피격사건 이후 중단돼 있는 금강산 관광을 재개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홍 회장은 북한에 대해서도 "한국 정부의 진의가 명백해진 다음에는 북한 정부가 화답해야 한다"며 "김정은이 북한의 중국 종속을 더 심화시키지 않기를 바란다면, 그에게 유일한 현실적인 대안은 한국"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계속해서 "삼성 등 한국의 대기업들은 특히 중국을 포함해 아시아 전역에서 대규모 기업 활동을 벌이고 있는데, 정작 문밖의 북한에서만 활동이 전혀 없다. 이런 상황은 바뀔 수 있고 또 바뀌어야 한다"고 개탄한 뒤 "그렇게(북한에서 활동) 하는 것은 북한 정부의 잘못된 행태에 보상을 주는 것이라는 비판이 있다. 그건 핵심을 잘못 짚은 비판"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대북 제재는 준수해야 하지만, 개성사업 확대와 금강산 관광의 재개로 북한이 얻을 이득은 미미하다. 많지 않은 달러를 조금 더 벌게 된다고 해서 김정은이 새 핵폭탄이나 중대한 변화를 일으킬 미사일을 마련할 수 있는 것은 아니"라며 "그래서 남북 경협 확대는 시도할 가치가 있다"고 강조했다.

개성공단과 금강산관광 수익금이 핵과 미사일 개발자금으로 전용되는 '대북 퍼주기' 통로라고 주장하는 세력을 비판하면서, 남북 경협을 적극 확대해야 한다고 주장한 것이다.

"한국 정부, 느림보 행보 유지할 여유 없다"

곧이어 "정책을 수정해야 하는 이유는 두 가지 더 있다"고 한 그는 "기존의 대북정책이 효과를 내지 못했다. 핵 문제도 그렇고 인권 문제도 그렇다. 보다 장기적이고 창의적인 정책 방향을 시도할 필요가 있다"면서 "둘째는 한국에게만 맡겨진 책임과 의무가 있다…(중략)…우리는 같은 민족이니까"라고 했다.

그는 이와 함께 "개성공단 사업을 확장하고 새로운 공단들을 건설함으로써 우리는 두 가지를 북한에 보여줄 수 있다"며 "첫째는 우리의 진정성이고, 둘째는 윈윈(win-win)이 대결보다 좋다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한반도를 둘러싼 국제 정세에 대해 "최근 몇 년간 한국은 북한과 거리를 둠으로써 중국에게 북한 경제 지배를 허용했다"고 평가한 뒤 "러시아, 그리고 심지어는 일본이 북한과 새로운 연결고리를 만들고 있다. 한국 정부는 느림보 행보를 유지할 여유가 없다"고 지적했다. 이명박 정부와 박근혜 정부의 '기다리는 대북 정책'이 북한의 대중국 경제의존을 심화시켰다는 비판으로 해석된다.

그는 "박근혜 대통령이 직면한 도전은 북한을 둘러싼 북방외교 게임에 한국이 참여할 뿐 아니라 그 게임에서 주도적인 역할을 맡고 또 그 역할을 유지하는 것"이라는 말로 글을 끝냈다. '느림보 행보'가 아니라 적극적으로 남북간 경협확대와 관계개선에 나서라는 주문이다.

국내 대표적인 신문사의 사주인 홍 회장이 직설적으로 이명박 정부와 박근혜 정부의 대북정책의 문제점을 지적하면서 정책변화를 촉구했다는 점에서 적지않은 파장이 예상된다.

그는 1998년 <노동신문>과의 교류 등 남북언론 협력방안 등을 논의하기 위해 평양을 방문하는 등 북한에 대해 각별한 관심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태그:#홍석현, #대북정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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