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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A자사고가 서울지역 중3 학부모 등에게 만들어 돌린 입학 안내 홍보물의 표지.
 서울 A자사고가 서울지역 중3 학부모 등에게 만들어 돌린 입학 안내 홍보물의 표지.
ⓒ 제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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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 진학률 2위."

서울지역 한 자율형사립고(자사고)의 입학 안내 홍보물이 웃음거리가 되고 있다. 고교교육 다양화를 내세운 자사고 답지 않게 '서울대 팔아먹기' 등의 홍보 내용은 사설 입시학원 홍보물 같다.

'서울대 장사' 자사고..."서울대 입시 스펙 쌓았다"

23일 서울 A자사고가 최근 만들어 중3 학부모 등에게 돌린 입학 홍보용 전단을 살펴본 결과 이 학교는 "(자신들의 학교가) 서울대 진학률 2위"라는 점을 내세웠다. 또한 전체 8면 분량의 이 전단 표지 제목에까지 "2014 대입 서울대 5명, 연세대 10명, 고려대 10명 합격"이란 글귀를 적어 놨다.

이어 '졸업선배의 한마디' 면에서는 한 페이지를 통 털어 서울대 합격생 5명의 소감을 적었다. 물론 다른 대학 합격생의 글은 찾을 수 없었다.

이 면에 적은 글에서 서울대 합격생 최아무개군은 "내가 서울대에 들어가게 된 데에는 우리 학교의 도움이 컸다"면서 "입시에 도움 되는 경험과 스펙을 쌓을 수 있었다"고 썼다.

또 다른 면에서는 '2014 대입 합격자 현황-중위권 이상'이란 제목으로 한 면을 털어내 서울대 등 주요 25개 대학에 합격한 학생들의 숫자를 실어 놨다. 전체 8개면 가운데 절반가량인 4개 면을 서울대 진학 관련 내용으로 채운 셈이다.

하지만 이 학교의 홍보물에는 공교육 기관답지 않은 '눈속임 홍보'도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시 자사고 24개교 중 강남3구 소재 자사고를 제외한 행정구 중 서울대 진학률 2위.(전교생수 대비 진학률)."

"서울대 진학률 2위"라고 적은 제목에 딸린 부연설명이다. 일반 의미의 '서울대 진학률 2등'이 아니기 때문이다. 강남에 있는 자사고 5개를 빼고 강북에 있는 자사고 19개교 가운데 서울대 진학률이 2등이라는 얘기다. 강남지역 5개교의 진학률이 상위권이란 점에 비춰보면 이 학교는 결국 진학률이 크게 뒤로 밀리는 셈이다.

서울 A자사고가 만든 입학 안내 홍보물.
 서울 A자사고가 만든 입학 안내 홍보물.
ⓒ 제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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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속임은 더 있다. 이 학교 전단이 인정한 대로 '진학률의 기준이 된 것은 다름 아닌 전교 학생 수'이다. 이 학교는 여느 자사고에 견줘 전교 학생 수가 적은 곳이다. 3년 연속 입학생 미달의 수렁을 빠져나오지 못하고 있다. 서울교육청 자료를 보면 이 학교 경쟁률은 2014학년도 0.49, 2013학년도 0.71, 2012학년도 0.47이었다.

이에 따라 2014학년도 학생 충원율은 57.1%로 서울지역 자사고 가운데 가장 낮았다. 모집정원은 350명이었는데 고작 200명 가량만 입학해 공부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렇듯 미달 사태로 전교 학생 수가 적다보니 '전교생수 대비 서울대 진학률'은 높을 수밖에 없는 것이다.

이 학교 사정에 밝은 한 교사는 "A자사고의 눈물겨운 '서울대 팔아먹기' 홍보전단을 보고 같은 공교육 기관에 종사하는 교원으로서 정말 애처롭다"면서 "이렇게 데이터 마시지라도 해서 서울대 진학률을 뻥 튀기 해야 살아남는 것이 지금의 자사고"라며 안타까워했다.

이 홍보전단에 대한 해명을 듣기 위해 이 학교 교장과 교감에게 여러 차례 전화를 걸고, 문자 메시지까지 보냈지만 어떤 답변도 들을 수 없었다.

덧붙이는 글 | 인터넷<교육희망>(news.eduhope.net)에도 보냈습니다.



태그:#자사고 서울대 장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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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에서 교육기사를 쓰고 있습니다. '살아움직이며실천하는진짜기자'가 꿈입니다. 제보는 bulgom@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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