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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몇 년간 이어지고 있는 가계소비 부진이 주택시장 침체와 관련이 있다는 주장이 나왔다. 주택시장 부진이 지속될 경우 경제성장 회복이 제약될 우려가 있다는 내용이다.

황상필 한국은행 조사국 모형개발팀장은 17일 발표한 '부동산시장 변화와 소비간의 관계 분석' 보고서에서 이같이 밝혔다. 황 팀장은 "소비 회복을 위해서는 주택시장 변동 요인을 면밀히 점검하여 중장기적으로 가격 안정화 정책을 수행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집 가진 저소득·고령층 가구의 소비 성향 떨어졌다"

황 팀장은 보고서에서 최근 하락세를 보이고 있는 평균소비성향에 주목했다. 평균소비성향이란 소비지출을 처분가능소득으로 나눈 값으로 지난 2010년에는 78%에 가까웠지만 지난해에는 74% 밑으로 떨어진 상태다.

일반적으로 부동산시장의 자산가격 변동은 소비에 영향을 미친다. 그러나 주택담보대출이 만연한 한국의 주택가격 하락은 가계에 금융비용 압력으로 작용하는 등 보다 밀접한 영향을 미친다는 것이다.

그는 "특히 주택을 가지고 있는 가구의 평균소비성향이 상대적으로 크게 하락했다"고 설명했다.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주택을 가지고 있는 가구 중 빚을 지고 있는 가구의 비중은 72%에 달한다. 황 팀장은 "주택 소유가구 중에서도 저소득 고령층 가구의 평균 소비성향이 상대적으로 더 크게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그가 이날 통계청 가계동향조사 자료를 이용해 공개한 추정모형에 따르면 주택가격이 1% 올랐을 때 소비는 0.16% 가량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주택가격 하락을 막지 못하면 내수소비 부양은 실질적으로 어렵다는 얘기다.

그러나 황 팀장은 '(이 같은 보고서가) 한은에서 인위적인 주택가격 부양이 필요하다는 신호를 내는 것이냐'라는 질문에 "그런 주장은 아니다"라고 부인했다. 현 상황에서 주택가격을 높여 소비를 진작하면 그 나름대로의 부작용이 발생한다는 것이다.

황 팀장은 "가격 안정을 시키는 게 중요하다"면서 "모형상으로는 주택가격이 1% 하락하면 소비는 0.16%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지만 2004년 주택가격 상승기와 하락기를 비교해보면 하락기에는 더 많이 떨어질 수도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말했다.

그는 "앞으로 고령화, 미혼율 증가 가계소득 증가세 둔화, 높은 수준의 가계부채 등으로 주택구입 수요가 약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주택 가격이 하락하고 이로 인해 대출을 받을 수 없는 차입자약가계의 비중이 높아질 경우 주택가격 하락이 거시경제에 미치는 효과는 더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태그:#한국은행, #한은, #황상필, #주택가격, #소비부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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