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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 인천아시안게임 개막을 7일 앞둔 12일 오후 인천 연수구에 위치한 메인프레스센터(MPC)를 찾은 북한 기자단이 인터넷 연결을 시도하고 있다.
▲ "우리 사이트 접속 막아놨네" 2014 인천아시안게임 개막을 7일 앞둔 12일 오후 인천 연수구에 위치한 메인프레스센터(MPC)를 찾은 북한 기자단이 인터넷 연결을 시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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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기자단이 인터넷 연결 유무를 확인 하기 위해 조선신보를 검색하자 '불법,유해 정보(사이트)에 대한 차단 안내'란 문구가 나오고 있다.
▲ 조선신보 검색하는 북한 기자단 "예상 그대로 막혀 있네" 북한 기자단이 인터넷 연결 유무를 확인 하기 위해 조선신보를 검색하자 '불법,유해 정보(사이트)에 대한 차단 안내'란 문구가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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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트북 화면에 나타난 안내문에 북한 기자단의 얼굴이 굳어졌다.

"불법·유해 정보(사이트)에 대한 차단 안내."

북한 국영 통신사인 <조선중앙통신>, 재일본조선인총연합회(조총련) 기관지인 <조선신보> 등에 소속된 북한 기자들이 12일 인천아시안게임 메인프레스센터를 찾아, 기사 송고가 가능한지 확인하려고 <조선신보> 사이트에 접속한 터였다.

북한 기자단은 다른 북한 사이트에도 접속하지 못했다. 북한 기자단은 "우리 사이트를 다 막아놓았네"라며 혀를 찼다. 결국 이들은 자리에서 일어섰다.

남북 교류 활성화를 위해 북한 선수단과 기자단이 아시안게임에 참가하러 인천을 방문했지만 오히려 남북 교류를 막는 벽은 높았다.

북한 기자들, 기사 송고 가능한지 확인했지만...

아시안게임을 일주일 앞둔 12일 오후 북한기자단이 인천 송도 인천아시안게임조직위원회 중앙프렌스센터 방문을 마치고 자리를 떠나고 있다.
 아시안게임을 일주일 앞둔 12일 오후 북한기자단이 인천 송도 인천아시안게임조직위원회 중앙프렌스센터 방문을 마치고 자리를 떠나고 있다.
ⓒ 이희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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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기자단이 메인프레스센터를 찾은 것은 12일 낮 12시 45분이었다. 북한 기자단은 인천아시안게임 조직위원회 관계자의 안내를 받으면서 메인프레스센터를 둘러봤다. 기자들은 흰색과 파란색으로 이뤄진 양복을 입었다.

인공기가 새겨진 양복의 왼쪽 가슴 부분에는 김일성 전 주석과 김정일 전 국방위원장의 얼굴이 새겨진 배지를 달았다. 소속을 묻는 남쪽 기자들의 질문에 북한 기자단의 김명수 기자는 <조선신보> 등에 소속된 기자라고 소개했다.

한국 기자들은 갑작스럽게 메인프레스센터를 찾은 북한 기자단의 모습을 촬영했다. 북한 기자단은 10분간 메인프레스센터 1~3층을 둘러본 뒤 1층에 있는 기자석에 가방을 내려놓았다. 이어 델 노트북을 꺼냈다.

북한 기자단은 포털사이트 검색창에 '우리민족끼리 홈페이지'를 넣었다. '우리민족끼리'는 북한 대남선전기구인 노동당 조국평화통일위원회(조평통)가 운영하는 사이트다.

하지만 검색 결과 화면에는 '우리민족끼리'를 패러디한 같은 이름의 사이트만 소개됐다. 사이트 설명에는 '북한인권' 등이 언급돼 있었다. 정작 북한 기자단이 접속하려고 하는 조평통의 '우리민족끼리' 사이트를 확인할 수 없었다.

북한 기자단은 이어 인터넷 익스플로러 주소창에 조선중앙통신 홈페이지 주소(www.kcna.kp)를 직접 넣었다. 하지만 조선중앙통신 홈페이지는 화면에 나타나지 않았다.

김 기자는 인천아시안게임 조직위원회 관계자에게 "왜 안 됩니까"라고 물었다. 이 관계자는 당황하면서 "아… 기술적인 문제로… 담당자가 곧 옵니다"고 답했다. 김 기자가 "어디 갔습니까"라고 재차 묻자 "잠깐 어디 갔다"고 둘러댔다.

북한 기자단은 이번에는 미국 검색 사이트 'ask.com'를 통해 <조선신보> 홈페이지에 접속했다. 하지만 화면에는 사이버경찰청과 방송통신심의위원회의 '불법·유해 정보(사이트)에 대한 차단 안내'가 나타났다. 북한 기자단은 들고 있던 카메라로 노트북 화면을 촬영했다.

"우리 사이트 다 막아" 한숨... 책임 떠넘기는 조직위와 국정원

김 기자는 "예상했느냐"는 남쪽 취재진의 질문에 "(그렇게) 생각했고, 생각대로 됐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다른 북한 기자에게 "우리 사이트 다 막아놓았다"고 말하면서 북한기자단을 이끌고 메인프레스센터를 빠져나갔다.

김 기자는 "취재한 것을 마감했느냐"는 질문에 "어제 내려와서 취재한 것을 하나도 마감하지 못했다"고 대답했다. 소감을 물어보는 질문에는 기자에게 손을 펼치며 대답하지 않았다.

인천아시안게임 조직위원회 쪽은 북한 기자단이 북한 언론 사이트에 접속하지 못한 것과 관련해 "북한 선수단·기자단과 관련된 내용은 통일부와 국가정보원에서 담당하는 일로, 조직위는 알지 못한다"고 답했다. 하지만 국가정보원이 운영하는 현장안전통제실 관계자는 "저희 쪽은 대테러와 안전 쪽을 담당하기 때문에 관련 내용은 알지 못한다"고 밝혔다.

아시안게임을 일주일 앞둔 12일 오후 북한기자단이 인천 송도 인천아시안게임조직위원회 중앙프렌스센터를 찾았다. 한 기자가 북한 인터넷 사이트 접속이 안되자 모니터 화면을 촬영하고 있다.
▲ '북 웹 사이트 차단' 취재하는 북한 기자단 아시안게임을 일주일 앞둔 12일 오후 북한기자단이 인천 송도 인천아시안게임조직위원회 중앙프렌스센터를 찾았다. 한 기자가 북한 인터넷 사이트 접속이 안되자 모니터 화면을 촬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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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그:#북한 사이트 접속 불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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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사진기자. 진심의 무게처럼 묵직한 카메라로 담는 한 컷 한 컷이 외로운 섬처럼 떠 있는 사람들 사이에 징검다리가 되길 바라며 오늘도 묵묵히 셔터를 누릅니다.

오마이뉴스 법조팀 기자입니다. 제가 쓰는 한 문장 한 문장이 우리 사회를 행복하게 만드는 데에 필요한 소중한 밑거름이 되기를 바랍니다. 댓글이나 페이스북 등으로 소통하고자 합니다. 언제든지 연락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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