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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건복지부가 지난 6월 '의료법 시행규칙 일부개정령(안) 입법예고'를 공고하면서 국민들의 의견을 청취한다고 한 이후, 지난 1일부터 국민들이 개진한 의견서에 답변서를 보내고 있다. 그 내용은 대강 이렇다.

"국민들은 정부의 뜻을 왜곡하고 있으며 의료비 폭등이나 의료법 체계 붕괴 등은 전혀 근거없는 주장이다, 복지부는 의료법 시행규칙 개정을 강행할 것이다."

정부의 주장을 더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아래와 같다.

1. 대형 병원을 위한 정책이라는 주장은 틀렸다.
: 중소 병원이 외국인 환자 유치와 환자와 종사자의 편의를 위한 부대사업을 하는 것뿐이며 대형병원을 위한 정책이 아니다.
2. 자회사는 영리병원 도입이라는 주장은 틀렸다.
: 자회사는 의료법인과 분리되기 때문에 영리자법인이 아니며, 자회사가 수행할 수 있는 부대사업은 의료조사연구, 외국인환자 유치 여행 숙박업, 장애인보장구 등 맞춤제조 개조 수리업에 한정되었다.
3. 국민들이 주장하는 대로 의료법 체계를 무시하는 것이 아니다
: 수익을 외부에 배분하지 않는다면 영리병원이 아니며, 부대사업을 확대해도 외부에 수익이 배분되지 않기 때문에 문제되지 않는다.
4. 국민들이 걱정하는 의료비지출 증가와 환자 강매문제는 없다.
: 부대사업 목록에서 건강식품 판매업, 화장품 판매업, 의료기기 구매지원은 빠졌다.

의료기관에 영리사업 허용하는 그 자체가 문제

 정부가 추진하는 정책은 작년 12월 10일 발표된 의료부분 투자활성화대책의 핵심 과제들이다. 영리자회사 추진과 부대사업 확대가 그것이다. 영리자회사 추진은 병원이 투자를 받고 배당을 한다는 점에서 영리병원 추진과 하등 다를 바가 없다.
 정부가 추진하는 정책은 작년 12월 10일 발표된 의료부분 투자활성화대책의 핵심 과제들이다. 영리자회사 추진과 부대사업 확대가 그것이다. 영리자회사 추진은 병원이 투자를 받고 배당을 한다는 점에서 영리병원 추진과 하등 다를 바가 없다.
ⓒ 보건복지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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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정부의 이러한 주장은 전부 '틀린' 말이다. 의료법 시행규칙 개정은 의료법 체계를 무너트리는 심각한 행정 권력의 독재이고, 영리자회사는 영리병원 도입과 같은 말이다. 부대사업은 몇 가지 심각한 문제가 있는 사업을 제외하고는 모두 허용되며, 의료비는 폭등할 가능성이 높다. 답변 내용을 보면, 한국의 보건의료 정책은 이미 병원 사업으로 돈을 벌겠다는 경제 관료들에게 장악된 듯하다.

의료기관이 영리자법인을 설립해 그 수익을 의료기관과 영리자회사가 나누는 것 자체가 '의료기관의 비영리성'을 규정한 의료법을 위반한 것이다. 정부는 '영리자회사는 의료기관과 분리된다, 의료기관으로 들어오는 수익은 외부로 배분하지 않는다, 그러니까 영리병원이 아니다'라고 한다. 틀린 말이다. 영리자회사는 의료기관과 분리되지 않으며 의료기관의 수익을 영리자회사를 통해 외부로 빠져나간다. 그렇기 때문에 의료법과 배치된다.

영리자회사가 의료기관과 분리된다는 복지부 주장의 근거는 영리자회사가 의료업과 관계없는 경영과 부대사업만을 수행하는 회사라는 점과 '가이드라인'에서 규정한 다양한 기준을 지키면 영리적 행위를 컨트롤할 수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정부가 허용한 부대사업의 목록은 모두 환자와 그 가족을 대상으로 하고, 건강과 질병치료와 밀접한 사업들로 구성되어 있어 의료업과 관계없다고 주장할 수 없다. 또한 '가이드라인'은 지키지 않았을 때, 제재할 수 있는 법적 권한을 갖지 못한 말 그대로 가이드라인에 불과하다. 또한 성실공익법인이나 이익금의 일정 비율을 의료기관에 재투자하는 정도로는 의료기관의 수익이 영리자회사를 통해 유출되는 것을 막을 수 없다.

복지부가 내놓은 이러한 가이드라인을 지켜도 문제인데, 더 큰 문제는 가이드라인을 지키지 않고 더 심각한 영리 행위를 하고 자본을 유출한다 해도 막을 수 있는 방법이 없다는 데 있다. 법 개정 없이 가이드라인만을 허용해 놓고, 이를 지키지 않을 경우에 대한 대책도 없다. 이것이 시민단체를 비롯한 많은 사람들이 '의료법 시행규칙 개정'이 의료법 체계를 심각하게 무너뜨리게 된다고 주장하는 이유이다.

 부대사업 내용의 변화.
 부대사업 내용의 변화.
ⓒ 이은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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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는 지난 6월 보도자료(보건복지부 입법예고안)에서, '의료법 시행규칙 개정'으로 의료법인 부대사업 범위를 확대하고, '가이드라인'으로는 부대사업의 주체로 영리자법인을 내세웠다. 네거티브 방식의 건물임대업, 의약품 의료기기 개발연구, 장애인 보장구 맞춤제조 개조 수리업, 식품판매업, 목욕장법, 수영장업, 체력단련장업 등의 종합체육시설, 의류·생활용품 판매 등 상상할 수 있는 모든 사업이 다 들어있었다.

그러더니, 지난 8월 12일 발표한 제 6차 투자활성화 대책에는 건강기능식품 판매업도 버젓이 들어가 있었다. 그런데도 복지부는 이번 의견서에서 부대사업을 의료조사연구, 외국인환자 유치 여행 숙박업, 장애인보장구 등 맞춤제조 개조 수리업에 한정한다고 하고 있다. 그럼 대체 하겠다던 수영장, 목욕탕 등 종합체육시설과 의류 등 생활용품 판매업, 건물임대업 등은 어디로 간 것인가.

뿐만 아니라, 복지부는 이번 의견서에서 당당하게 건강기능식품 판매업은 제외했다고 주장한다. 보름 전 발표된 '6차 투자활성화 대책'에 포함됐던 내용이 그사이 빠졌다는 이야기인 것인가. 우리는 서로 다른 정부 하에 살고 있는 것인가.

건강기능식품 확대 부분 기재부랑 입장 달라... 모순에 빠진 정부

정부는 의료민영화를 경영난에 처한 중소 중견 병원의 활성화 방안이라 해왔다. 이번 의견서에서도 대형병원을 위한 정책이 아니라고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자회사를 두고 투자를 유치하고, 부대사업을 벌이며, 수익을 투자자에게 배분할 수 있는 의료기관은 대형병원이나 그에 준하는 자본력이 있는 병원에 불과하다.

정부가 그토록 걱정해마지 않는 중소병원은 이런 투자활성화 정책으로 투자를 받아 대형병원으로 살아남는 병원과 그렇지 않은 병원으로 나뉘게 될 것이다. 아마도 대부분 퇴출의 길을 걷게 되겠지만. 정부가 중소병원을 위한 정책이라는 말을 중단해야 하는 이유다.

지금까지 의료의 영역에 자본이 잘 들어올 수 없었던 이유는 소유와 이윤배분, 상속 등의 문제 때문이었다. 영리자회사는 이 문제를 해결해주었다. 자본이 영리자회사를 통해 실질적으로 의료기관을 소유하고 이윤을 가져가며, 상속까지 할 수 있는 길이 열린 것이다.

정부는 형식적인 의견수렴 절차를 거치면서 이런 오답투성이 답변서를 남긴 채 의료법 시행규칙 개정안을 통과시키려 하고 있다. 보건복지부는 이 모든 정책에 대한 정확한 답변을 다시 내놓아야 한다. 과연 의료법 개정없이 의료기관 영리사업이 가능한지, 영리자법인이 가이드라인을 지키지 않을 경우 어떻게 할 것인지, 부대사업 허용이 국민 의료비·수도권 환자집중·의료전달체계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밝혀야 한다.

그렇지 않은 채, 의료법 시행규칙을 개정해버린다면 200만 반대 서명과 6만여 건에 달하는 반대 의견을 무시한 행정 독재를 저지르는 것이며, 지금도 극도로 상업화되어 비싸지고 있는 의료비 폭등에 불을 지필 결과를 초래할 것이다.

 의료민영화 반대 온라인 서명운동 누리집
 의료민영화 반대 온라인 서명운동 누리집
ⓒ 누리집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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