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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1일, 대형 아웃렛 매장에 갔다. 큰 아이가 사준 옷이 마음에 안 들어 바꾸려고 갔는데 매장을 못 찾아 한참 헤맸다. 간 김에 바로 옆에 있는 대형마트도 들렀다. 몇 가지 생필품만 챙기려고 들어간 것인데 매장이 너무 커서 코너를 못 찾아 이리저리 돌아다녔다.

가을 분위기 나는 커튼도 만지작거리고 송편 찜기를 살피다가 '아! 이번 추석에는 송편 안 하기로 했지'하고 다시 다음 코너로 갔다. 그러다가 어느 순간, 쇼핑 카트에 놔둔 대형 핸드백이 보이지 않는다는 것을 알았다.

물건을 고르느라 잠시 카트를 옆에 밀어놓은 사이 가방이 사라진 것이다. 순간적으로 무척 당황했다. 매장에 있는 여자 판매원에게 말했는데 무표정한 얼굴로 "제복 입은 남자직원에게 말해라"고 했다.

"노란 체크무늬 핸드백이 없어졌으니 얼른 출구를 닫아주세요!"

남자 직원에게 다급히 말했다. 무전기로 어딘가 연락하던 남자 직원. 정작 본인은 그리 빠르게 움직이지 않았다. 아마 이런 일이 벌어지더라도 담당 동선에서 벗어나선 안 되는 것 같기도 했다.

순간적으로 마트 직원들에게 의존해선 안 된다는 판단이 들었고 무조건 크게 소리쳤다. 그리고 돌아온 동선을 따라 매장 전체에 크게 들리게 "도둑입니다! 노란 체크무늬 핸드백을 든 사람 보면 알려주세요!"라고 말했다. 가방을 확인하고 없어진 사이 시간은 불과 30초가 안 되기 때문에 분명히 매장 안에 있는 확률이 더 높았다.

빠른 눈으로 잡아낸 도둑... 그래도 늘 조심해야

카트 위에 가방 올려놓을 때 조심해야
 카트 위에 가방 올려놓을 때 조심해야
ⓒ pixab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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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듣지 못하는 대신 눈이 아주 빠르다. 일상생활에서는 덜렁덜렁 대기는 하지만, 가끔은 관찰, 통찰력을 비롯해 한눈에 시야를 넓게 바라보는 능력이 남다르다고 주변의 선생님들이 더러 말했다. 빠르게 왔다 갔다 하면서 빨간 카트에 놓인 핸드백 또는 큰 핸드백을 든 사람들을 살폈다.

다행히 이른 시간대라 사람이 많지 않았는데 내 시야에 내 노란 체크무늬 핸드백을 담은 카트를 끌고 빠른 속도로 움직이는 아줌마의 뒷모습이 잡혔다. 그녀는 큰 모자를 쓰고 있었다. 나도 모르게 정신없이 소리쳤다.

"저기요! 저 모자 쓴 아줌마가 내 가방 갖고 가고 있어요! 좀 잡아 주세요!"

소리치는 순간 카트를 끌던 사람은 카트를 놓고 순식간에 사람들 사이로 몸을 감췄다. 결국, 가방을 찾았다. 마트 직원은 항상 가방은 직접 손에 들고 다니라고 주의를 줬다. 지금 생각하면 뒤로 살금살금 다가가 그 사람을 잡는 게 나았으리란 생각도 든다. 왜 사람들은 도둑을 만나면 "도둑이야! 도둑이야!" 크게 소리 치는지도 깨달았다. 더불어 한 가지 궁금증이 생겼다.

대형마트 카트 바구니와 손잡이 사이에 있는 폭 20cm 정도의 받침대는 무슨 용도로 만들었을까? 그곳에 핸드백을 놓을 경우의 분실이나 도난의 위험을 고려하지 않았던 것일까? 여태 몇 년동안 아무 신경 안 쓰고 카트 위에 핸드백을 놓고 쇼핑을 다녔는데 그게 얼마나 위험한 일인지 알게 됐다. 딸아이는 내게 단단히 주의를 주면서 말했다.

"엄마! 대형마트에서 그런 경우에 가방을 잃어버려도 엄마는 할 말 전혀 없어!"


태그:#대형마트에서의 가터쇼핑 분실위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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