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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년 동아리 지킴이인 삼남매가 지금 한창 회의 중이다. 9월 20일 내헤홀광장에서 있을 어울림마당이 코앞이라 할말도 많다. 그동안 어울림마당을 함께 해오면서 싹튼 멤버십이 자칭 삼남매라 해도 어색하지 않은 사이가 되었다.
▲ 회의중 청소년 동아리 지킴이인 삼남매가 지금 한창 회의 중이다. 9월 20일 내헤홀광장에서 있을 어울림마당이 코앞이라 할말도 많다. 그동안 어울림마당을 함께 해오면서 싹튼 멤버십이 자칭 삼남매라 해도 어색하지 않은 사이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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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9일, '안성청소년문화의집 그루터기' 테이블에서 아침부터 수상한(?) 삼남매의 회의가 한창이다. 수상하다고 말한 건 "삼총사냐?"고 묻자, 웃으며 "삼남매죠"라는 이들이 아무리 봐도 친남매가 아닌 듯 보이기 때문이다. 이들이 무슨 회의를 하기에 이렇게 화기애애한 걸까.

수상한(?) 삼남매를 소개합니다

무슨 회의냐고? 청소년 어울림마당(아래 어울림마당)이 코앞(9월 20일) 이다. 1년 내내 준비해왔던 것 중 빠진 게 없는 지 이것저것 챙기다 보니 삼남매가 이구동성으로 "햐, 갑자기 일이 많아지네"라며 또 웃는다.

삼남매 중 맏오빠인 이민기씨는 그루터기에 10년 째 근무 중이며, 안성 청소년들 사이에선 '모르면 간첩' 정도로 통하는 사람이다. 둘째 장혜선씨는 안성의 학교교사로 근무한 경력도 있고, 애당초 어울림마당과 함께 해온 열혈여성이다. 막내 박아름씨는 오빠와 언니가 못하는 '깜직 발랄한 스타일'의 소유자로서 청소년들과의 분위기 메이커 역할을 해내는 사람이다. 그동안 같이 행사를 치룬 덕분에 끈끈한 멤버십이 있기에 삼남매란 말이 어색하지 않은 게다.

어울림마당은 여성가족부에서 지원하고 안성시청에서 후원하는 청소년 문화존 사업의 다른 이름이다. 전국 각 도시에서 청소년들의 문화공간 활성화를 목표로 시도하고 있는 사업이다. 하지만, 안성에서 하고 있는 이 사업이 특별한 것은 모두 이 삼남매 덕분이라 하겠다.

2014 안성시청소년어울림마당에 참석한 청소년동아리 청소년들. 이 청소년들이 1년내내 동아리 활동을 하도록 동기부여를 하고 그 결과물을 나누는 마당을 제공하는 것이 삼남매가 하는 일이다.
▲ 개막식 2014 안성시청소년어울림마당에 참석한 청소년동아리 청소년들. 이 청소년들이 1년내내 동아리 활동을 하도록 동기부여를 하고 그 결과물을 나누는 마당을 제공하는 것이 삼남매가 하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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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들은 올 한해 부지런히 달려왔고, 또 가야 한다. 7월 19일 개막식을 시작으로, 9월20일 내혜홀광장서 문화공연과 부스활동, 10월 18일 안성시민회관서 안성시청소년합창대회, 11월 8일 다시 내혜홀광장서 문화공연과 부스활동, 11월 22일 폐막식 등이 그것이다.

이들이 만들어내는 청소년마당은 원래 매년 8회 정도지만, 올해는 '세월호사고'로 인해 5회로 줄었다고 했다. 하여튼 1년 내내 안성청소년들과 만나 무언가를 같이한다는 이야기다. 참으로 많은 걸 청소년들과 같이 상상할 수 있는 마당임에는 틀림없어 보인다.

"행사당일보다 평소활동이 더 중요해요"

더군다나 이 마당은 행사 당일보다 평소활동이 더 중요하다는 것. 무슨 이야기냐고? 주최 측에서 선정한 안성의 중고등학교(가온고, 안성고, 안법고, 안성창조고, 비룡중, 두원고, 양진중)에 있는 15개의 동아리들에게 평소 활동비를 지원한다.

그 동아리 중에는 댄스동아리, 합창동아리, 밴드동아리 등 공연동아리뿐만 아니라 독도지킴이 동아리, 제과제빵 동아리, 봉사동아리 등 활동동아리들이 있다.

독도지킴이 동아리의 발표시간이다. 여기엔 댄스,밴드, 합창 등 공연동아리와 과학, 봉사, 사회적활동 등의 활동동아리가 함께 하고 있다.
▲ 동아리 발표 독도지킴이 동아리의 발표시간이다. 여기엔 댄스,밴드, 합창 등 공연동아리와 과학, 봉사, 사회적활동 등의 활동동아리가 함께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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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동아리 청소년들이 1년 내내 활동하고 연습하고 준비해서 만나는 날이 위에서 열거한 각종 마당들이다. '청소년 어울림마당'이란 말이 전혀 무색하지 않는 멋진 시스템이 아닌가.

만남의 날에 청소년들이 평소 준비한 보따리를 풀어놓고, 때론 경연도 하고, 때론 체험도 하고, 때론 정보를 공유하고, 때론 수다를 떤다. 그래서 행사하는 날은 흡사 농사꾼들이 평소 자신의 농산물을 들고 나와 '물물교환'하는 장날처럼 보인다.

탈락되는 동아리 보고 가슴 아파할 만했네

15개 동아리는 이 마당에 어떻게 들어올까. 해마다 안성청소년동아리에서 1년 활동계획서를 주최 측으로 제출한다. '연간 활동성적과 성실한 계획서'가 선정 기준이 된다. 선정된 동아리는 1년 동안 동아리지원비를 받으며 어울림한마당에 출전자격이 부여된다.

"그렇다고 탈락된 동아리가 전혀 참여할 공간이 없는 건 아니다. 그들의 참여의사만 있다면, 어떤 식으로든 함께 할 마당을 준비해준다"고 삼남매는 누누이 강조한다. 이들이 이토록 이렇게 강조하는 데는 다 이유가 있다.

삼남매는 "동아리가 잘려 나갈 때, 무척 맘이 아파요"라며 안타까워한다. 신청하는 동아리가 많아지다 보니 예산은 한정되어 있어 해마다 선정하면서 탈락되는 동아리가 있다. 그건 선정기준미달이 이유지만, 그 속내가 더 안타깝다고 했다.

안성시청소년어울림마당에서 올 한해 펼쳐나갈 마당들이다. 곧 9월 20일엔 안성 내혜홀광장에서 공연동아리와 활동동아리들의 활약이 펼쳐질 마당이 펼쳐진다.
▲ 2014년 활동포스터 안성시청소년어울림마당에서 올 한해 펼쳐나갈 마당들이다. 곧 9월 20일엔 안성 내혜홀광장에서 공연동아리와 활동동아리들의 활약이 펼쳐질 마당이 펼쳐진다.
ⓒ 안성시청소년어울림마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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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동아리는 학생들은 열심인데, 지도교사가 바뀌어서 시들해진다. 열성적인 멤버가 있던 동아리 멤버들이 졸업하고 나면 후배까지 이어지지 않아 시들해지는 동아리도 있다.

평소 준비하고 활동한 내용을 선보일 마당에 나가지 못한다는 건 평소 활동이 위축될 수밖에 없다. 단기목표가 있어야 동아리활동의 동력이 된다. 비록 소액이지만, 동아리 활동비로 주어지는 돈은 청소년들에게 적잖은 힘이 된다. 여기에서 탈락되면 청소년들에겐 동아리 활동의 끈이 떨어지는 것과 같은 상황이 된다. 이런 사실을 누구보다 잘 아는 삼남매가 마음이 아팠던 거다.

"성장하는 청소년은 우리의 보람"

신입생 때 어설펐던 청소년들 실력이 날로 향상되는 모습을 보거나, 실용음학과에 진학하여 자신의 꿈을 펼치는 청소년을 보거나, 졸업한 청소년이 어울림한마당에 스태프로 와서 함께 일할 땐, 삼남매의 보람은 극대화된다.

"이런 뜻있는 청소년 사업예산이 작년대비 30%가 삭감되었다. 어울림마당 행사는 어떡하든 해내겠지만, 동아리활동지원비가 줄어들면 동아리청소년들에게 적잖은 타격이 있어 그게 걱정이다"고 말하는 민기씨의 말은 앞의 이야기들과 맞물려 안타까움이 배가 된다. "지역기업에서 청소년동아리와 자매결연 맺어 지원해주면 더 바랄 게 없겠다"고 이들은 입을 모았다.

"해오던 동아리가 잘려 나갈 때 무척 맘이 아프다" "이 행사 예산이 작년 대비 30%가 삭감되어 우리 행사는 어떡하든 해내겠지만, 청소년 동아리활동이 위축될까 걱정된다"는 이들의 말을 통해 무엇보다 진한'청소년사랑'이 이 행사의 원동력임을 눈치채게 된다.
▲ 삼남매 "해오던 동아리가 잘려 나갈 때 무척 맘이 아프다" "이 행사 예산이 작년 대비 30%가 삭감되어 우리 행사는 어떡하든 해내겠지만, 청소년 동아리활동이 위축될까 걱정된다"는 이들의 말을 통해 무엇보다 진한'청소년사랑'이 이 행사의 원동력임을 눈치채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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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성 어울림마당이 특별한 이유? 바로 이 삼남매의 남다른 '청소년사랑'때문이었으며, 앞으로 이어지는 어울림마당들이 기대되는 것도 바로 그 이유이리라.

덧붙이는 글 | 동아리 지원에 대해 문의하거나 지원하려면 안성청소년문화의집 031-671-3124으로 연락하면 된다. 지원하여 선정되면 봉사시간 부여, 동아리활동비 지원, 참가상품 지원 등의 혜택이 있다.



태그:#안성시청소년어울림마당, #청소년어울림마당, #청소년, #안성청소년문화의집, #안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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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회에서 목사질 하다가 재미없어 교회를 접고, 이젠 세상과 우주를 상대로 목회하는 목사로 산다. 안성 더아모의집 목사인 나는 삶과 책을 통해 목회를 한다. 그동안 지은 책으로는 [문명패러독스],[모든 종교는 구라다], [학교시대는 끝났다],[우리아이절대교회보내지마라],[예수의 콤플렉스],[욕도 못하는 세상 무슨 재민겨],[자녀독립만세]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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