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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식 농성 6일차를 이어가고 있는 세월호 참사 희생자·실종자·생존자 가족 대책위원회가 27일 오후 3시 서울 종로구 청운효자동 주민센터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들은 "정치에는 관심 없다"며 "제발 진상규명만 해달라"고 읍소했다.
▲ 고개숙인 희생학생 부모들... 단식농성 6일차 단식 농성 6일차를 이어가고 있는 세월호 참사 희생자·실종자·생존자 가족 대책위원회가 27일 오후 3시 서울 종로구 청운효자동 주민센터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들은 "정치에는 관심 없다"며 "제발 진상규명만 해달라"고 읍소했다.
ⓒ 유성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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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부 언론은 아이들이 괜찮아졌다고 하지만 실제로는 약물치료를 받는 아이들이 늘고 있습니다. 수업을 받다가도 친구 반에 가서 영정사진 앞에 꽃다발을 놓는 등 절대 괜찮지 않은 상황입니다. 그럼에도 진실을 밝히고자 아이들이 박근혜 대통령께 면담 요청을 했고, 희생자 부모님들과 함께 할 것을 결정했습니다."

단식 농성 6일차를 이어가고 있는 세월호 참사 희생자·실종자·생존자 가족 30여 명이 27일 오후 3시 서울 종로구 청운효자동 주민센터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여기에는 세월호 생존학생 부모들도 참석해 "살아남은 아이들을 위해라도 대통령이 결단해 달라"며 호소문을 낭독했다.

장동원 생존학생 학부모 대표는 "(생존한) 아이들이 원하는 건 처음부터 끝까지 딱 하나다, 친구들이 왜 억울하게 죽어가야 했는지 그 진실을 알려 달라는 것"이라며 "그 마음을 담아 아이들이 지난 주에 대통령에게 면담 요청을 했고, 대통령 비서실에 접수됐다는 확인을 받아 답변을 기다리고 있는 상태"라고 말했다.

장 대표에 따르면 생존학생들은 지난 19일 면담을 요청하는 글을 청와대 공식홈페이지에 올렸고, 접수된 지 3일 만인 22일 국무총리 비서실을 거쳐 대통령 비서실로 이송됐다는 답변을 받았다.

함께 온 박석순 생존학생 학부모 부대표는 굳은 표정으로 호소문을 읽어 내려갔다. 그는 "우리 아이들에게 살아남은 시간은 여전히 악몽의 연속"이라며 "진상규명조차 하지 않는 모습을 보면서 아이들이 어떤 마음이겠나. 살릴 수 없었다면 진실이 무엇인지라도 밝혀 줘야 하지 않겠나"라 말했다. 호소문을 든 그의 왼손은 덜덜 떨리고 있었다.

"정치 관심 없고, 여당과 물밑작업도 없다... 제발 진상규명만" 

기자회견 내내 유가족들은 희생 학생들이 참사 전날 세월호 안에서 웃으며 찍은 단체 사진이 붙은 피켓 뒤로 고개를 떨구고 있었다. 단원고 2학년 고 김동영군의 어머니 이선자씨는 "우리는 특별한 사람이 아니라 아이를 다그치기도, 응원하기도 하던 평범한 부모들이었다, 그러나 박 대통령님은 이 평범한 마음을 헤아리지 못하는 것 같다"라고 말하며 울먹거렸다.

단원고 2학년 고 오경미양의 어머니 전수현씨도 떨리는 목소리로 "세월호 참사의 최종 책임은 저에게 있다고 말했던 박근혜 대통령은...(한숨) 그 책임을 어떻게 져야 하는지 하루빨리 깨닫기를 바랍니다"라며 "6일째를 맞는 오늘도, 우리는 여기에서 청와대의 응답을 기다립니다"라고 호소했다.

유가족들은 이날 오후 여의도 국회에서 있을 예정인 새누리당 지도부와의 2차 회담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유경근 대변인(고 유예은 양 아버지)은 "유가족들이 새누리당과 다른 물밑 작업을 하는지 많이들 물어보시는데 전혀 아니다, 저희는 정치적 흥정은 해본 적도 없고 할 줄도 모른다"며 "그저 성역 없는 철저한 진상규명과 안전사회 건설에 관심이 있을 뿐"이라고 읍소했다.

유 대변인은 이어 "참사 다음 날인 4월 17일, 유민 아빠가 했던 행동만 편집해 험담하는 기사를 봤는데 그 날(17일)은 모든 부모들이 다 그랬다"며 "눈 앞에서 내 아이가 빠져 죽어가는 것을 지켜보는데 그 시간에 이성을 갖고 있는 부모가 어디 있냐, 욕 한마디 삿대질 한 번 안 한 부모가 어디 있겠나"고 말했다. "참 너무들 하십니다"라고 말하는 그의 목소리가 떨렸다.

가족대책위에 따르면 27일로 '수사권기소권 보장 특별법 제정 촉구' 단식 45일째, 병원 입원 6일째를 맞은 고 김유민양의 아버지 김영오씨는 계속 식사를 거부하고 있다. 대책위는 "김영오씨의 맥박과 혈압이 처음보다 다소 정상으로 돌아오긴 했지만, 여전히 대통령 면담과 더불어 여당의 진상규명 의지를 요구하며 단식 중이라 위험한 상황"이라고 밝혔다.


태그:#세월호 유가족, #세월호 침몰사고, #세월호 유가족 여당, #새누리당 세월호, #세월호 특별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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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프플러스 에디터. 여성·정치·언론·장애 분야, 목소리 작은 이들에 마음이 기웁니다. 성실히 묻고, 세심히 듣고, 정확히 쓰겠습니다. Mainly interested in stories of women, politics, media, and people with small voice. Let's find hop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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