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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수창 전 제주지검장의 소위 '음란행위'로 온 나라가 벌집을 들쑤셔 놓은 듯 시끄럽다. 차관급의 검찰청 지검장이 길거리에서 낯뜨거운 행위를 하다 말단 경찰에 잡혀간 일 자체가 분명 보기 드문 일임에 분명하니 어안이 벙벙하기도 하고 참 뭐라 할 말이 없는 게 사실이다.

그의 행동은 분명 비난받아 마땅하고 거기게 걸맞는 처벌을 받는 것이 당연하다. 동생 이름을 대고 거짓말을 하는 등 그의 비겁함도 괘씸하다. 법을 집행하는 그의 고위직 신분상 단순한 소위 바바리맨 사건등으로 치부할만한 단순한 일도 분명 아니다.

그러나 필자는 일련의 경찰 수사 과정을 보며, 경찰이 너무 호들갑을 떤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언론은 또 연일 그의 얼굴을 하루종일 반복해 틀어대며 고양이 쥐잡듯 해도 되는 것인지 의문을 지울 수 없다.

필자는 앞서 말했듯 김수창 전 지검장이 잘했다고 말하고자 하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그가 한 행위는 검찰로서의 직무상 범죄는 분명 아니다. 그동안 정권에 눈치보고 아부하며 법의 평등을 무너뜨리고 거듭된 성추문 등으로 도마 위에 오르내린 검찰의 비리등과 비교해 보자면 말이다. 성도착증일 것으로 예상되는 인간 김수창의 행위를 조사하는 경찰의 수사과정은 그렇지 않아도 검찰과의 사이가 좋지 않은 경찰이 '한 건' 잡았다는 느낌이 드는 것은 필자만의 오해일까.

언론 보도에서 보이는 경찰의 수사 과정은 더욱 우려스럽다. " 누가 봐도" 김수창 전 지검장이 확실한 CCTV 화면이 모자이크 처리도 없이 공중파는 물론이거니와 종편 뉴스를 타고 거의 며칠을 하루종일 돌아가고, 경찰은 그럼에도 마치 억울한 사람이 없어야 하므로 철저하게 조사한다는 것처럼 현장에 나가 이리저리 조사를 하는 모습은, 경찰이 이미 김수창 전 지검장이 범인인 줄 알면서도 과도한 요식행위를 하는 것처럼 보인다.

그가 저지른 행위의 수위에 비해 그는 사실상 우리 사회에서 얼굴 들고 다니지 못할만큼 매장되었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그는 범죄자이지만 동시에 환자다. 지검장 김수창이 아닌 인간 김수창의 최소한의 인권은 어디로 간걸까.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위키트리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태그:#김수창, #제주지검장, #음란행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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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부와 대학원에서 모두 NGO정책을 전공했다. 문화일보 대학생 기자로 활동했고 시민의신문에서 기자 교육을 받았다. 이후 한겨레 전문필진과 보도통신사 뉴스와이어의 전문칼럼위원등으로 필력을 펼쳤다. 지금은 오마이뉴스와 시민사회신문, 인터넷저널을 비롯, 각종 온오프라인 언론매체에서 NGO와 청소년분야 기사 및 칼럼을 주로 써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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