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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덕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후보자가 1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 참석해 의원들의 질의를 경청하며 얼굴을 매만지고 있다.
▲ 김종덕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후보자 청문회 김종덕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후보자가 1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 참석해 의원들의 질의를 경청하며 얼굴을 매만지고 있다.
ⓒ 유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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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당 의원들은 김종덕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후보자의 '소신 없는 태도'를 집중 질타했다. 파행위기의 광주비엔날레, 자니윤씨의 한국관광공사 감사 임명 논란 등 민감한 질문에 '의견 없음'으로 일관한 탓이다.

"제가 답변할 사안 아냐" vs "장관으로서 자질 부족"

19일 국회 교육체육문화관광위원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 자리에서 배재정 새정치민주연합의원은 광주비엔날래 파행 원인이 된 작품 <세월오월>을 보여주며 "박근혜 대통령이 작품에 등장했다는 이유로 광주비엔날레가 파행을 맞게 된 상황을 어떻게 생각하시느냐"고 물었다. 김 후보자는 "헌법에 보장된 표현의 자유는 당연히 보장해야 하지만 저 작품이 (비엔날레에) 전시되어야 하느냐, 마느냐는 문화체육관광부 소관이 아니다"라고 답했다.

이어 같은 당 유은혜 의원도 "후보자가 광주비엔날레의 책임자라면 <세월오월>을 전시하겠느냐"고 물었고, 김 후보자는 "제가 그 자리에 있지 않기 때문에 답변하기 곤란하다"고 말했다. 유 의원은 "여전히 입장이 없다"고 질타했다.

김 후보자의 모호한 태도는 자니윤씨의 한국관광공사 감사 임명 논란에서도 계속됐다. 조정식 새정정치민주연합 의원이 "자기소개서에 '사장님을 보좌하겠다'라고 쓴 자니윤씨가 기관을 감독해야 할 감사로 임명된 것이 적절한 인사인가"라고 묻자 "인사에 참여한 위원들의 평가에 개입하고 의견을 낼 처지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에 조 의원은 "한국관광공사의 주무부처인 문체부 장관으로서 적절치 않은 답변"이라며 "자질이 없다"고 비판했다.

김 후보자는 세월호 참사를 두고도 모호한 답변을 이어갔다. 안민석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이 "황우여 교육부 장관이 세월호 참사를 교통사고로 표현했는데 이에 동의 하느냐"고 묻자 김 후보자는 "다른 부처 장관의 언행을 평가할 처지가 아니다"라고 답했다. 이에 안 의원이 "동의하는지, 모르겠는지, 할 말이 없는지 어떻게라도 밝혀 달라"고 재차 물었지만 김 후보자는 "제가 답변하는 건 적절치 않다"며 회피했다. 안 의원은 "국민의 초미의 관심사에 대해 성격규정도 못하다니 안타깝다"라며 "이렇게 소신 없는 분이 어떻게 장관을 하겠느냐"고 말했다.

오후 질의에서도 김 후보자를 둘러싼 야당의원들의 우려 섞인 질타가 이어졌다. 김태년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요즘 국무위원들이 대통령이 잘못된 이야기를 해도 바로잡지 못하는데, 후보자는 대통령의 잘못된 지시나 부당한 간섭을 바로 잡을 자신이 있나"고 추궁했다. 같은 당 윤관식 의원은 "요즘 막청꼼내(막강한 청와대 앞에 꼼작 못하는 내각)라는 말이 있다, 장관이 소신 있게 맞설 줄도 알아야하는데 현재까지 후보자는 그런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다"고 질타했다.

이에 김 후보자는 "대학원을 설립하고 여러 문제가 닥칠 때마다 뚫고 나가며 문제를 해결했다"라며 "휘둘리지 않을 자신 있다"고 답했다. 또 "시간을 두고 직접 보여드릴테니 걱정하시 마시라"고 말하기도 했다.

직접 설립한 벤처회사 두고도 의혹 이어져

한편 이날 청문회 자리에서는 김 후보자가 설립한 벤처회사를 두고 질의가 이어졌다. 유인태 새정치민주연합의원은 "2005년 주식회사 보라존을 설립하고 첫해와 이듬해 적자가 났음에도, 후보자는 (한 주당) 6545원에 매입한 주식을 보름 만에 2만원에 팔았다"라며 "어떤 재주로 아무 관계도 없는 회사에게 적자 난 회사의 주식을 3배로 뻥튀기해서 팔 수 있었는지 궁금하다"고 지적했다.

이에 김 후보자가 "(해당 회사는) 아무 관계없는 곳이 아니라 회사를 열자마자 만난 고객이었다"라고 답하자 유 의원은 "같은 업계에 있고, 전망이 좋다고 하며 비싸게 파셨나"고 재차 물었다. 이에 김 후보자는 "예 뭐 그런 것도 있고"라고 답했다.

또한 김 후보자가 설립한 회사가 중소기업청과 한국산업디자인진흥원으로부터 각각 '벤처기업인증'을 받고, '우수벤처기업'으로 지정된 것에도 의혹이 제기됐다. 유인태 의원은 "회사 설립 후 17일 만에 중소기업청으로부터 벤처기업인증을, 19일 만에 한국산업디자인진흥원으로부터는 우수벤처기업으로 지정된 것이 상식적으로 납득하기 힘들다"고 주장했고, 김 후보자는 "(해당기관이)사업계획과 홍익대학교 안 연구소로 시작된 점을 평가해준 것 같다"고 답했다.

청문회 전부터 제기된 '세금 늦장 납부'에는 사과했다. 김 후보자는 종합소득세 400여만 원과 지난해 부당하게 소득공제를 받은 170만 원을 장관 후보로 내정된 직후에 납부했다. 김 후보자는 "국민 여러분께 죄송하다"고 말한 뒤 "변명처럼 들릴지 모르지만, 세법을 잘 몰라서 벌어진 일"이라고 해명했다. 소득공제 부분도 "연말 공제의 기본 조건을 잘 몰랐다"고 말했다. 

이에 배재정 의원이 "후보자는 연봉 1억이 넘는 교수에, 벤처기업 운영한 경험이 있는 등 경제관념이 남다른 분인데 세법을 몰랐다는 게 잘 이해되지 않는다"고 말하자 김 후보자는 "빠른 시일 내에 다시 점검해서 미납한 부분이 있다면 납부하겠다"고 답했다.

논문 자기표절 논란에도 사과했다. 윤관석 의원은 김 후보자가 한국디자인학회 학술지 디자인학연구에 실은 두 편의 논문, (1996년 11월)과 (1997년 10월)이 상당 부분 비슷하다고 지적한 바 있다. 이에 김 후보자는 "정식 논문이 아니라 연구윤리에 대한 검토가 부족했던 것이 사실"이라고 사과의 뜻을 밝혔다.


태그:#김종덕, #인사청문회, #문화체육관광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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