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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참사가 일어난 지 103일째, '세월호 특별법' 처리를 촉구하며 유가족이 곡기를 끊은 지도 보름이 다 되어가지만 여야간 세월호 특별법 협상은 난항에 난항을 거듭하고 있다. 7·30 재보궐 선거를 사흘 앞둔 27일에도 여야 입장은 팽팽히 맞서 선거 이전에 세월호 특별법 협상 타결이 이뤄질지 미지수다.

새정치민주연합은 이날 배상·보상 문제를 뺀 진상 규명 문제만을 담은 세월호 특별법을 오는 29일 본회의를 통해 통과시키자고 새누리당을 압박했다. 본질이 아니었던 배상·보상 문제를 갑자기 제기한 새누리당이 더 이상 물러설 곳이 없게 진을 친 것이다.

그러나 새누리당은 진상 조사 부분을 먼저 처리하자는 야당의 제안을 반기면서도, 야당에 특검 임명권을 줄 수 없음을 못 박았다. 이에 새정치연합은,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가 야당에 특검 임명권을 주겠다고 제안했음을 상기시키며 이를 지키라고 맞서고 있다.

이처럼 세월호 특별법을 두고 한 가지 쟁점이 풀리면 또 다른 쟁점이 앞을 가로 막는 형국이 반복되고 있다.

산 넘어 산

새정치민주연합 김한길 공동대표와 박영선 원내대표가 27일 오전 국회에서 세월호 특별법 제정 촉구 관련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
 새정치민주연합 김한길 공동대표와 박영선 원내대표가 27일 오전 국회에서 세월호 특별법 제정 촉구 관련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
ⓒ 남소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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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정치연합은 이날 오전 기자간담회를 열고 진상 조사 내용만을 담은 세월호 특별법 처리를 촉구했다.

김한길 대표는 "세월호 특별법에서 진상 조사를 제외한 보상·배상 문제는 분리해, 진상 조사 특별법만 우선 처리하자"라며 "29일까지 본회의를 열어서 세월호 진상 조사 특별법만을 우선 통과시킬 것을 제안한다"라고 밝혔다. 김 대표는 "새누리당은 세월호 특별법이 타결 못되는 이유가 마치 피해자에 대한 과도한 지원 문제 때문인 것처럼 왜곡하고 있다"라며 "악의적이고 불순한 거짓선동"이라고 일갈했다.

박영선 원내대표는 "새누리당은 (세월호 특별법) 검토 과정에서 삭제된 (세월호 피해자 배상·보상 관련) 내용을 진실인냥 호도하는 괴문서를 대외비 도장을 찍어 새누리당 의원에게 돌리고 의총을 한다고 한다, 또 '퍼트려주십시오'라는 제목으로 카카오톡에 그 대외부 문건이 마구 돌아다닌다"라며 "이게 공작정치가 아니고 뭐냐"라고 목소리 높였다.

박 원내대표는 "지난 4자회담에서 김무성 대표는 '법체계를 흔들지 않는 범위 내에서 야당이 양보해준다면 특검 추천권을 야당에게 주겠다'라고 말했다"라며 "그래서 우리가 법체계 흔들지 않는 절충안을 제안하니 새누리당이 할 말이 없어져서 (보상·배상 문제로) 왜곡 선전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앞서 새정치민주연합은 진상조사위에 특별검사를 두는 방안에서 한발 물러나, 상설특검을 도입하는 것으로 절충안을 세웠다. 이는 새누리당의 주장을 일부 수용한 것으로, 새정치연합은 그 대신 특검 추천권을 야당에 달라고 제안했다. 앞선 4자회담에서 김무성 대표가 새정치연합에 제안한 것을 지키라는 것이다. 김한길 대표는 "김무성 대표는 여야 4자회동에서 약속한 특검 추천권을 야당에 주겠다는 약속을 반드시 지켜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여당, 김무성 대표 말까지 '일반론'이라 치부

그러나 새누리당은 객관성·중립성을 이유로 난색을 표하고 있다.

김재원 새누리당 원내수석부대표는 이날  기자회견을 통해 "특검추천위를 통해 특검을 선정·지명하는 제도는 특검의 공정하고 객관적·중립적 지위를 위해 여야 합의로 법률을 만든 것"이라며 "이런 특검을 특정 정파에서 임명·선정·추천해 특정 정파의 이익을 대변하고 지휘받는 특검이 출범한다면 불공정 조사를 처음부터 조장하려는 특검으로 볼 수밖에 없다"라고 잘라 말했다.

앞서 이완구 새누리당 원내대표 역시 지난 25일 "야당은 여·야·유가족 3자가 추천하는 사람들로 조사위를 만들고, 유가족이 추천하는 사람으로 특검을 임명하자고 하는데 결론이 어떻게 나겠느냐"라며 "객관성을 담보할 수 있을지 고민을 안 할 수 없다"라고 밝혔다.

더불어 김무성 대표가 야당에 특검 추천권을 주는 방안을 제안한 것은 당내 혼선일 뿐이라고 일축했다. 세월호 특별법 여당 간사인 홍일표 새누리당 의원은 "김 대표의 말은 우리와 상의해서 했던 제안도 아니다, 일반론적으로 쟁점이 몇 가지 안 남았을 경우 협상이 막히면 그렇게 해볼 수 있다는 취지"라고 말했다.

결국 새누리당은 자당 대표가 한 말까지 '일반론'이라 치부하면서까지 특검 추천권을 야당이 행사하는 것에 반대 뜻을 표하고 있는 것이다.


태그:#세월호 특별법, #29일 본회의, #진상조사, #김무성 , #상설특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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