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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파텍스 직원이 단종 차량에 들어가는 패널을 생산하고 있다.
 현대파텍스 직원이 단종 차량에 들어가는 패널을 생산하고 있다.
ⓒ 현대모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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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쿵쿵, 쾅쾅. 자동차 패널(외부 철판)을 생산하는 기계음이 공장안을 가득 채우고 있었다. 한쪽 라인에는 로봇이 프레스로 찍어낸 철판을 금형으로 옮기느라 분주하다. 밋밋한 철판은 순식간에 자동차 문짝과 후드 등의 모습을 갖추고 컨베이어를 따라 도장 공정으로 이동한다."

현대기아차의 단산 차종 부품을 생산하는 현대파텍스 생산라인 모습이다. 언뜻 봐서는 현대기아차의 양산차를 생산하는 차체라인과 흡사하다. 눈에 띄는 것은 공장안을 가득 메운 금형이다. 자동차 문짝과 후드, 트렁크, 펜더 등 자동차 외부 골격은 이 금형을 통해 생산된다.

김진원 현대파텍스 경영지원실장(이사)은 "올 7월 현재 회사가 보유한 금형은 현대차 2902개, 기아차 1936개 등 총 4838개에 달한다"며 "단산 차종의 부품은 거의 이곳에서 만든다"고 했다. 순정부품을 생산하는 현대파텍스의 브레인이 바로 금형이라는 얘기다.

"단종부품 현대파텍스가 책임진다"-애프터서비스 순정부품 산실

현대파텍스가 설립된 것은 지난 2005년 11월이다. 현대차와 기아차, 현대모비스가 초기 자본금 400억 원의 56%, 31%, 13%를 각각 분담해 2006년 3월 충남 서산에 공장을 착공했고 2007년 3월부터 시제품을 생산하기 시작했다.

순정부품은 연간 200만~220만 개 생산한다. 최대생산능력은 400만 개에 달한다. 일부 생산물량은 현대기아차의 해외 조립공장에 반조립제품(CKD) 방식으로 수출한다.

현대차그룹이 막대한 돈을 투자해 이 회사를 설립하게 된 것은 애프터서비스 때문이다. 오래된 차를 운영하는 고객들에게 순정부품을 적재적소하게 제공하는 데 있다.

현대파텍스에서 생산되는 부품은 애프터서비스 제품이다. 현대나 기아차처럼 대량으로 생산하는 것이 아니라 다품종 소량생산 방식으로 회사를 운영한다. 필요한 주문량에 따라 위탁 생산하다보니 회사 수익은 높지가 않다.

김진원 이사는 "고령차에 들어가는 금형부품을 소량 생산하다보니 수익은 많지 않지만, 오랜된 차를 모는 고객들에게 필요한 순정부품을 적기에 공급하는데 보람을 느낀다"고 했다.

현대파텍스 공장안에는 금형이 가득 차 있다.
 현대파텍스 공장안에는 금형이 가득 차 있다.
ⓒ 현대모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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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마침, 차제공장 라인에는 투싼 문짝이 생산되고 있었다. 6명의 직원들과 로봇이 문짝 안과 밖의 판넬 제작에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었다. 투싼에 들어가는 문짝은 한 개의 라인에서 프레스-차체-포장-도장의 전 과정을 거친 후 완성된 부품은 현대모비스를 통해 소비자들에게 전달된다.

조창석 현대파텍스 부장은 "공장은 4개의 프레스와 16대의 로봇을 보유해 생산효율성을 갖췄고, 특히 다품종 소량 생산이 가능하도록 연속 컨베이어 방식의 도포장 라인을 적용하는 등 일괄 생산 시스템을 구축해 제조원가 절감과 품질향상을 꾀할 수 있다"고 했다.

현대파텍스는 현재 금형을 보관하는 건물을 증축 중에 있다. 현대기아차가 최근 신차를 쏟아내면서 단종 차종이 늘어나서다. 올 들어 현대 아반떼(HD)와 구형 제네시스와 카니발 등의 금형이 추가됐고, 하반기에는 쏘렌토R 부품을 생산하기 때문이다.

김 이사는 "관련법규의 단종 후 8년간 부품공급 규정을 넘어서 현재 10년 이상 된 차량부품도 생산하고 있다"며 "이는 고객들에 대한 완벽한 애프서비스 부품공급을 위해서"라고 밝혔다.

현대파텍스 전경
 현대파텍스 전경
ⓒ 현대모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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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모비스의 순정부품 핵심기지 아산물류센터

현대기아차의 브랜드 충성도를 높이는 핵심기지는 현대파텍스 이외에 현대모비스 아산물류센터를 꼽을 수 있다. 패널 등 큰 부품들은 현대파텍스에서 생산돼 아산물류센터로 옮겨진다. 이곳에는 단산된 차종 부품(60%)과 양산부품(40%)까지 보유하고 있다.

아산물류센터는 충남 아산 인근 약 24만1402㎡(7만3024평) 부지에 위치해 있다. 서울서 차로 1시간 30분정도 걸린다. 하루 물동량은 9.5톤 트럭 기준으로 수출 120대, 국내 180대 등 총 300대가 운영된다.

현대모비스의 4개 물류센터(아산·울산·냉천·경주)가운데 가장 큰 규모와 최신 설비를 갖추고 있다. 70개 사업소에 현대기아차 국내 보수용 부품을, 해외 201개 국가에 기아차의 A/S 보수용 순정부품을 공급하고 있다.

전국 23개 부품사업장과 43개 정비파트로 순정부품을 공급하고 있다. 특히 현대모비스는 해외공급도 소홀히 하지 않기 위해 해외에도 51개의 직영부품창고를 두고 있다.

현대모비스 아산물류센터 이종학 차장은 "센터에는 196개 차종에 들어가는 201만개 부품을 공급하고 있다"며 "이 부품들은 216개소 협력업체로부터 납품 받아 국내는 24시간, 해외는 48시간 내에 공급이 가능하다고"고 설명했다.

이 차장은 또 "순정부품들은 국내 23개 부품사업장과 43개 정비파트로 보낸다"며 "해외에도 직영부품창고 51개를 두고 있다"고 강조했다.

현대모비스 아산물류센터 부품 보관창고.
 현대모비스 아산물류센터 부품 보관창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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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속하고 정확한 물류처리시스템- 'W.O.S'와 PDA 활용

이 차장의 안내로 수출동 부품 물류센터 내부로 들어갔다. 센터 안은 창고형 대형마트와 흡사했다. 아파츠 3층 높이의 선반에는 부품들이 박스안에 가지런히 정리돼 있다. 박스에는 바코드 스티커와 제품명과 발주처 등이 적혀 있다. PDA를 활용해 신속하고 실수 없는 물류처리시스템을 위해서다.

수십만 가지의 보관부품을 쉽게 찾아내는데 어려지 않겠냐는 기자의 질문에 조 차장은 "아산물류센터는 각 부품의 수불정보를 기반으로 'W.O.S(창고최적화시스템)'을 만들어나 문제될 것이 없다"고 했다.

지게차에 부품들을 가득 싣고 온 작업자가 PDA를 통해 부품 바코드를 찍으며 부품의 수랑과 저장위치 등을 확인하고 있었다. 선반 2층에 올라서면 빨강 노랑 녹색으로 이뤄진 표시등이 보인다. 이 표시장치 지시에 따라 출고가 이뤄진다. 현대모비스는 이를 디지털 피킹 시스템(DPS)이라 부른다.

모든 선반에는 2개의 표시장치가 설치돼 박스번호와 부품수를 알려준다. 당일 출고해야 하는 부품 선반에는 조명이 들어오고 표시장치의 지시에 따라 부품 출고가 이뤄졌다. 예를 들어 '2', '40'으로 표시가 되면 2번 박스에서 40개의 부품을 출고해야 한다는 의미다. 입구에 설치된 삼색등은 필요한 작업자 수를 나타내는데, 빨간불이면 3명, 노랑은 2명, 녹색은 1명이 작업하면 충분하다는 의미다.

이 시스템을 도입하면서 별도의 숙련 없이 초보자도 쉽게 작업할 수 있게 됐다. 생산성도 30% 이상 향상됐다. 또 물품 배송과 함께 재고관리가 동시에 진행되다보니 로스율 역시 기존 0.004%에서 0.001%로 낮아졌다.

이렇게 불출된 부품은 컨베이어 시스템을 통해 포장 공정으로 옮겨진다. 물론 부품이 담긴 플라스틱 바구니에도 바코드가 부착돼 있어 어떤 부품이 어디로 배송되는지 바로 알 수 있다. 포장 작업자는 역시 이 바코드를 읽고 특별 제작된 종이 박스에 담아 주문지역으로 배송한다.

현대모비스 아산물류센터 전경
 현대모비스 아산물류센터 전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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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게차가 좁은 공간에 들어가 부품박스를 옮길 경우 사고의 위험이 없냐는 물음에 조 차장은 "물류센터의 바닥에도 비밀이 있다"며 "무거운 부품을 운반하는데다 선반과 선반사이 공간이 없기 때문에 자칫 바닥이 평평하지 않으면 안전사고로 이어질 확률이 높다. 이 때문에 물류센터 바닥은 강섬유강화 콘크리트(SFRC)로 시공됐다"고 답했다.

SFRC는 콘크리드와 강섬유를 혼합한 복합재료로 보통의 콘크리트에 비해 10배 이상 충격에 강하다. 특히 마무리 작업은 레이저를 이용, 바닥을 오차 없이 평평하게 해 주기 때문에 중장비를 이용한 물류 운반에 큰 도움을 주고 있다고 한다.

안홍상 현대모비스 서비스부품기획실 이사는 "올해 연말까지 현대기아차의 전 세계 운행대수가 5300만 대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이에 따라 현대모비스가 보관하고 관리하는 부품수도 동반상승할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이어 "현대파텍스와 아산물류센터가 첨단 시스템으로 관리 운영하고 있어 문제가 없다"며 "앞으로도 최고의 품질을 자랑하는 애프터서비스 순정부품을 공급할 것이다"고 했다.

덧붙이는 글 | 정영창 기자는 자동차 전문지 <오토모닝> 국장입니다. 이 기사는 자동차 전문지 <오토모닝>에도 실렸습니다.



태그:#현대모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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