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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국 여행국 상하이 지사가 중국 및 대만 여행객에게는 3개월 동안 한시 비자 비용을 면제한다고 지난 19일 자사 공식 웨이보에 밝혔다.

그동안 저렴한 물가, 풍부한 즐길거리 등으로 중국 '여우커'(遊客, 여행객)의 최대 해외여행 목적지였으나 최근 군부 쿠데타 및 잇따른 시위로 정국이 불안해 중국 여행객이 점점 줄어들자 '여우커'를 잡으려는 고육지책으로 풀이된다.

태국 여행국 및 중국 국가여유국 통계에 따르면 군부 쿠데타가 일어나기 전인 지난 한 해 태국으로 여행간 중국인 관광객은 470만 명으로 전체 해외여행 목적지 1위를 차지했다. 올해 들어 이 수치가 25% 이상 감소했다.

특히 태국 정치의 중심이자 시위 영향을 가장 많이 받은 태국의 수도 방콕을 찾는 중국인 관광객이 전년대비 40% 가까이 줄자 태국 여행업계를 중심으로 '이러다가는 중국인 관광객이 모두 끊기게 생겼다'며 정부 차원의 대책을 요구하기도 하였다. 실제로 태국은 관광 대국으로, 관광업이 태국 GDP에 차지하는 비중이 높다.

이밖에도 중국인 관광객을 태국에서 멀어지게 한 데에는 한류 열풍의 진원지인 한국이 있다. 특히 아이돌 가수 및 드라마로 한국문화를 접한 젊은 여성의 한국 방문 증가세가 두드러진다.

한국관광공사 통계에 따르면 중국의 노동절 연휴가 한창인 지난 5월 한달간 한국을 방문한 중국인 관광객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85.5% 급증한 51만7031명으로 나타났다. 이 추세대로라면 지난해 한국을 방문한 전체 중국인 관광객인 400여 만 명을 거뜬히 넘어 중국인 관광객의 최대 여행 목적지로 부상할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정세 불안정으로 인한 '내부 요인'과 한국 등 막강한 경쟁국가의 부상 및 태국 여행업계의 지속적인 요구라는 '외부 요인'이 태국 정부가 이러한 결단을 내리게 한 원인으로 분석된다.

현재 중국인 관광객이 태국 관광비자를 받는데 필요한 수수료는 대사관 기준 230위안(한화 3만8천원), 도착비자 1000바트(한화 3만2천원)이며, 한국 관광비자를 받는데 필요한 수수료는 260위안(한화 4만3천원)이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이러한 정책 역시 실질적인 효용보다는 이벤트성 정책에 가깝다고 지적한다. 이번 중국인 관광객의 감소는 '여우커'들이 돈이 부족해서 혹은 비자가 번거로워서 태국을 방문하지 않는게 아니라는 것이다.

실제로 태국 정부는 그동안 중국인 관광객 유치를 위해 비자 발급에 필요한 서류를 최대한 간소화 하고, 사실상 무비자로 불리는 도착비자 제도 시행 등 비자 정책에 관련해서는 중국인 관광객에게는 비교적 관대한 정책을 적용해왔다.

한편, 태국 정부는 중국을 방문한 태국 외교부 정무 차관을 통해 중국인 관광객을 대상으로 무비자 정책을 추진하는 방안을 검토중이라고 밝혔으나, 태국 여행업계는 "아직 태국은 대규모로 중국인 관광객을 받아들일 준비가 되어있지 않으며, 대규모로 유입될 경우 태국 관광업 전체의 품질을 떨어뜨릴 수 있다"며 반대의사를 밝혔다.

한 관광 전문가는 기자와 한 인터뷰에서 "이번 기회를 계기로 한국 관광산업 전체의 품질을 높여서 단순히 중국인 관광객들이 쇼핑 혹은 관람으로 끝나는 것이 아닌, 해외 관광객을 위한 차별화되고 맞춤화된 컨텐츠를 개발하는 동시에 바가지, 사기 등 해외 관광객을 울리는 상술을 근절함으로써 한국에 다시 찾아오고 싶게끔 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한번은 한류를 좋아해 한국으로 관광 온 젊은 중국인 여성에게 여행에 대해 물어봤는데 '연예인 소속사 및 방송국 앞에서 사진찍고, 촬영지 몇 군데를 둘러보니 딱히 할 게 없어서 나머지 시간은 쇼핑으로 떼웠다'고 하는 것이었다. 만약 이때 K-POP 프로그램 등 차별화된 컨텐츠가 있었다면 하는 아쉬움도 있었다"고 말했다.


태그:#태국, #비자, #면제, #관광, #중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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