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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년에 걸쳐 장애인 여성을 성폭행한 혐의로 기소된 자림복지재단 내 생활시설과 보호작업장 전 원장 2명에게 법원에서 중형을 선고했다. (관련 기사 : 검찰, '자림 성폭행' 피고인 2명 20년 구형)

전주지방법원 제2형사부(재판장 변성환)는 17일 오전 성폭력 범죄의 처벌 및 피해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기소된 자림복지재단 내 생활시설 인애원 전 원장 조아무개(45)씨와 같은 재단 보호작업장 도라지 전 원장 김아무개(55)씨에게 각각 징역 15년을 선고했다.

자림 성폭력 피고인들이 각각 징역 15년을 선고받은 가운데, 자림성폭력대책위는 해당 시설과 법인의 폐쇄를 촉구했다.
 자림 성폭력 피고인들이 각각 징역 15년을 선고받은 가운데, 자림성폭력대책위는 해당 시설과 법인의 폐쇄를 촉구했다.
ⓒ 문주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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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재판부는 이들의 정보를 10년간 정보통신망을 통해 공개·고지하도록 하고, 10년간 위치추적 전자장치 부착을 명했다.

재판부는 "피해자들이 피고인들을 사진상으로 명확히 특정하고 있으며, (성폭력 피해 상황)에 대한 진술이 일관된다는 점 등에서 물적 증거가 없지만 진술의 신빙성이 있다고 판단한다"면서 "피고인들에 대한 공소사실이 모두 유죄로 인정된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피고인 조씨는 지적장애인을 연구하는 학자이며 지적장애인 보호시설 원장이고, 김씨도 보호시설 원장으로 피해자들을 보살펴야 하는 위치에 있으면서 본분을 망각하고, 피해자들을 성욕의 대상으로 삼아 죄질이 좋지 않다"면서 "피해자들에게 지울 수 없는 상처를 줬지만, 이를 반성하기보다 오히려 억울하다고 주장하는 점에서 중형이 불가피하다"고 밝혔다.

또한, 피고인들이 자림복지재단을 음해하고 법인 폐쇄의 목적을 가진 단체들의 교육을 받고 성폭력 피해 진술을 했다는 주장에 대해 재판부는 "이들 단체 관계자들이 유죄 판결로 얻을 수 있는 이익이 없으며, 피해자들이 교육 등을 통해 거짓으로 진술했다고 하기에는 진술이 구체적이고 생생하다"면서 "피고인들은 진술 과정에서 범죄의 의미를 알고 충분히 인지하고 있었다는 점과 진술 과정에서 극도의 공포심과 눈물을 흘리는 등을 볼 때, 교육을 통해 진술을 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피고인들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자림 성폭력 사건에 대해 그동안 관심을 보여 온 '자림성폭력대책위원회'는 재판부의 선고 후 전주지방법원 앞에서 개최한 기자회견을 통해, 재판부 결정을 환영한다고 밝혔다.

자림성폭력대책위는 "장애인들이 얼마나 심각한 차별과 소외, 무시, 불인정, 통합의 가치 없이 폭력적인 자본주의 사회에서 살고 있는지 적나라하게 증명된 과정이었다"면서 "자림복지재단 내 일상적인 성폭력 문화에 대해 아무렇지 않게 진술하는 시설 관계자들의 이야기에서 이런 법인과 시설은 폐쇄되어야 함을 다시 확인했다"고 말했다.

한편, 전라북도와 전주시는 이번 판결에 대해 조심스런 입장을 내놨다. 법인 설립 허가 권한을 가진 전라북도의 사회복지 담당 관계자는 "(1심 판결을 근거로) 법인 설립 허가를 취소하면 행정소송 등에서 질 수 있으며 신중하게 검토할 문제"라고 판단을 유보했다.

전주시는 "행정처분 여부에 대해서는 변호사 및 복지부 자문을 구해야 한다"면서 "시설 내에서 생활하는 장애인들과 종사자들의 고용 문제가 걸려 있기에 신중하게 검토하고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전북인터넷대안언론 참소리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태그:#자림 성폭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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