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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박초롱 기자 = 지난 1년 새 증가한 비정규직 근로자 10명 중 6명이 55세 이상 여성인 것으로 나타났다.

핵심 연령층인 20∼40대 남성 비정규직이 감소하고 취약계층인 여성 중고령층을 위주로 늘어나는 현상은 2008년 금융위기를 계기로 심화되는 추세다.

14일 통계청의 '경제활동인구조사 부가조사'에 따르면 올해 3월 현재 비정규직은 591만1천명으로 작년 3월(573만2천명)보다 17만9천명 증가했다.

1년 새 늘어난 비정규직 가운데 11만3천명(63.1%)은 55세 이상의 여성이었다.

55세 이상 여성 비정규직은 작년 3월 78만5천명에서 올해 3월 89만8천명으로 늘어 남녀 전 연령대 중에서 증가 폭이 가장 컸다.

55세 이상 남성 비정규직(6만4천명)이 두 번째로 많이 증가했고, 35∼54세 남성 비정규직(5만8천명), 15∼24세 여성 비정규직(1만9천명)이 뒤를 이었다.

핵심 연령층인 25∼34세 남녀 비정규직은 각각 4만1천명, 3만7천명씩 감소했다.

55세 이상 여성이 전체 비정규직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007년만 해도 8.1%였으나 2010년 10.9%, 2012년 12.2%, 2013년 13.7%였으며 올해는 3월말 현재 15.2%가 됐다.

김영옥 한국여성정책연구원 선임연구원은 "고령화로 이전보다 더 많은 노후 생활자금이 필요한데다 청년 실업 문제로 자녀의 독립이 늦어져 55세 이상 여성들이 일하는 경우가 늘어났다"고 말했다.

노동시장의 양극화로 중간 기술직 일자리가 급격히 줄어들고, 청소용역 등 기계로 대체하기 어려운 단순 노무직이 남았는데, 고령층 여성들이 이런 자리를 채웠다. 요양보호사 등 보건·사회복지 분야 일자리가 늘어난 것도 고령층 여성 비정규직 증가에 영향을 미쳤다.

이와 함께 전체 여성 비정규직 규모도 크게 증가했다.

2007년에는 남성과 여성 비정규직 규모가 비슷했으나 2007년 이후 남성 비정규직은 23만4천명 감소하고 여성은 37만2천명 증가했다. 지금은 여성 비정규직(317만7천명) 규모가 남성(273명4천명)보다 44만3천명 많다.

정규직과 비정규직의 임금 격차는 커지고 있다.

2007년 3월 조사에서 비정규직 임금은 정규직의 73.2% 수준이었으나 올해는 65.5%로 나타났다.

정성미 한국노동연구원 책임연구원은 "상대적으로 임금이 높은 30∼40대 남성 비정규직이 줄어들고 취약계층인 여성과 고령자를 중심으로 비정규직이 증가한 것으로 정규직-비정규직 임금격차의 상당 부분을 설명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정부가 내놓기로 한 비정규직 처우 개선책에도 이런 현상이 반영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김영옥 선임연구원은 "고용주가 최저임금을 제대로 준수하도록 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고, 근로장려세제의 적용 범위를 넓히는 방안을 고려해 볼 수 있다"며 "여성 비정규직 상당수가 통계에 잡히지 않는 비공식적 부문에서 일하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태그:#비정규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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