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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7·30 재보궐선거를 한 달 여 앞둔 가운데 박원순 서울시장이 3일 광주를 찾았다. 이날 오전 9시 광주 서구 광주시청을 찾아 강연, 협약식 등의 일정을 소화한 박 시장이 곧바로 광주 북구 국립5·18민주묘지를 방문해 기동민 전 서울시 정무부시장(오른쪽)과 함께 묘역을 둘러보고 있다.
 7·30 재보궐선거를 한 달 여 앞둔 가운데 박원순 서울시장이 3일 광주를 찾았다. 이날 오전 9시 광주 서구 광주시청을 찾아 강연, 협약식 등의 일정을 소화한 박 시장이 곧바로 광주 북구 국립5·18민주묘지를 방문해 기동민 전 서울시 정무부시장(오른쪽)과 함께 묘역을 둘러보고 있다.
ⓒ 소중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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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도 예상하지 못한 '깜짝 공천'이다. 새정치민주연합이 3일 기동민 전 서울시정무부시장을 30일 치러지는 국회의원 재보궐 선거 서울 동작을 지역에 전략공천했다.

기 전 부시장 공천은 이날 있었던 새정치연합 최고위원회의에서 전격적으로 결정됐다. 기 전 부시장은 광주 광산을 지역에 공천을 신청한 상태였고, 이날 오전까지도 망월동 묘역을 방문한 박원순 서울시장과 동행하며 특별한 신변의 변화를 보이지 않았다.

새정치연합 측은 기 전 부시장의 공천과 관련해 "새누리당은 과거 세력이고 후보들 역시 과거의 인물들이 거론되는 가운데, 우리는 새로운 대안을 보여주는 것이 필요하다"라며 "기 전 부시장은 박원순 시장과 함께 서울의 미래를 재설계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했다. 미래세력을 대표해 변화를 이끌어갈 사람"이라고 설명했다. 김문수 전 경기도지사 등이 후보로 거론되는 새누리당과 차이를 분명히 하겠다는 뜻이다.

주승용 새정치연합 사무총장도 이날 기자들과 만나 "동작을은 저희가 사전에 여러 후보들을 놓고 여론조사를 실시하고 내부 검토를 해 결정했다. 여기엔 대표들과 지도부의 다목적 생각이 있었을 것"이라며 "기 전 부시장이 서울에서 쭉 활동해 누구보다 확장성이 있지 않겠느냐는 나름대로 뜻이 담겨있지 않나 생각한다"고 밝혔다. 또 그는 "계파를 챙긴 것은 전혀 아니다. 신인에게 기회를 준 것으로, 개혁공천의 상징"이라고 강조했다.

무엇보다 새정치연합 전략공천 가능 지역 가운데 가장 먼저 발표됐다는 점에서 안철수 공동대표의 승부수라는 해석이 지배적이다. 최측근으로 분류되는 금태섭 대변인, 지역에서 오래 기반을 다져온 허동준 지역위원장 대신 박원순 시장의 사람으로 통하는 기 전 부시장을 선택하면서 여러 가지 전략적 판단을 한 것이라는 평가다. 특히 지난 지방선거에서 효과가 증명된 '박원순 카드'를 보궐선거에서도 적극 활용하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허동준-정세균-전병헌의 반발

문제는 당내 반발이다. 금태섭 대변인은 "당의 뜻에 따르겠다"라며 한 발 물러섰지만, 허동준 위원장은 지도부를 맹성토하고 나섰다. 그는 이날 당대표회의실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 결과 브리핑 자리에 찾아와 주승용 사무총장 등을 막아서며 항의했다. 그는 "새정치의 첫걸음은 민주적 의사결정 구조에 있다, 이번 결정에 승복할 수 없다"라며 "앞으로 모든 가능성을 열어놓고 동작구민과 당원들의 뜻에 따라 결정하겠다"라고 말했다.

허 위원장은 탈당과 무소속 출마까지 고려하고 있는 상황으로 알려졌다. 오랫동안 지역 당 조직을 관리해온 그가 무소속으로 나설 경우 새정치연합은 큰 타격을 입을 듯하다. 지방선거 당시 광주시장에 윤장현 후보를 밀어붙여 성공했지만, 서울은 상황이 다르다.

동작을은 정몽준 전 새누리당 의원이 재선에 성공한 지역이다. 게다가 노회찬 전 정의당 대표까지 동작을 출마를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더욱 곤란한 상황에 처할 수 있다.

당내 중진들의 반발도 만만치 않다. 당 대표를 지낸 정세균 의원은 이날 성명을 내고 "새정치연합의 7·30 재보선 후보자 공천 원칙이 무엇인지 묻고 싶다"라며 "지난 6·4지방선거에 이어 지도부의 독단과 독선적 결정이 도를 넘고 있는데 우려를 표하지 않을 수 없다"라고 비판했다. 이어 "원칙이 없는 공천은 선거의 악재로 작용할 수밖에 없다"라며 "지금이라도 원칙, 신뢰, 민주적 절차를 준수하는 공천으로 바로잡아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서울 동작갑 지역의 전병헌 의원도 이날 자신의 트위터에 글을 올려 "동작을은 경선을 해야만 사분오열을 일치단결로 바꿔 승리로 갈 수 있는데, 공모를 의미 없게 하려면 뭐하러 공모를 했는지 모르겠다"라며 "상대의 의표를 찌른 게 아니라 당을 믿고 공모한 공모자들의 의표만 찌른 것은 아닌지? 아쉽고 불만스럽다"라고 비판했다.

중진들은 수원-광주에는 신인 가능성

새정치민주연합 김한길-안철수 공동대표가 6월 30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새정치민주연합 김한길-안철수 공동대표가 6월 30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 남소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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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천과정에서의 잡음은 남은 전략지역에서도 나타날 수 있다. 특히 천정배 전 의원이 출마를 타진했던 광주 광산을 지역이 화약고다. 새정치연합은 당초 호남지역에서 경선을 실시하겠다는 원칙을 깨고 광주를 전략지역으로 분류했다. 기동민 전 부시장이 서울로 올라간 상황에서, 남은 후보들과 경선을 하기에는 천 전 의원의 무게가 너무 무겁다는 의견과 그렇다고 특정 후보를 배제해서는 안 된다는 의견이 맞서는 상황에서 내려진 결론이다.

이는 사실상 천 전 의원을 배제하고 제3의 인물을 물색하겠다는 뜻으로 받아들여진다. 이 역시 "중진은 어려운 곳에서 헌신하고 경쟁력 있는 곳은 신인에게 기회를 줘야 한다"라는 안철수 공동대표의 의중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해 주승용 사무총장은 "우리가 우세한 지역에서는 경선을 해야 한다는 게 원칙이었지만 천 장관의 경선 참여에 이의제기가 있었고, 이를 충분히 고려해 고민 끝에 내린 결단"이라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경기도 수원의 세 개 선거구 역시 모두 전략지역으로 선정되면서 수원에 출마한 후보들의 재배치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당내 일각에서는 중진을 어려운 곳에, 신인에게는 기회를 준다는 안 대표의 말 대로 천 전 의원을 수원에, 그리고 수원에 출마한 박광온 대변인을 광주 광산에 공천한다는 설이 흘러나오고 있다. 손학규 전 대표의 출마가 예상되는 수원 지역에 중진의 힘을 모은다는 전략이다.

한편 새정치연합은 이날 대전 대덕 보궐선거 후보를 뽑는 당내 경선에 나설 후보로 김창수 전 의원, 박영순 전 민주당 대덕 지역위원장, 송용호 전 충남대 총장, 송행수 전 검사, 최명길 MBC 부국장 등 5명을 선정했다. 경기 김포 보궐선거 경선 후보로는 김다섭 전 민주당 김포 지역위원장과 김두관 전 경남도지사 등 2명을 선정했다. 이들은 모두 48시간의 재심의 기간을 거쳐 최고위원회에서 확정할 예정이다.

또 전남 담양·함평·장성·영광 보궐선거 경선 후보로는 김연관 전 전남도의원과 이개호 전 전남 행정부지사, 이석형 전 함평군수 등 3명을 선정했다. 이 3명은 선호투표방식으로 경선을 치른다. 전남 순천·곡성과 나주·화순의 후보들도 오는 6일 선호투표방식으로 경선을 치를 예정이다. 충남 서산·태안은 조규선 전 서산시장과 조한기 전 국무총리 의전비서관이 100% 국민 여론조사로 후보를 결정한다.


태그:#기동민, #새정치연합, #허동준, #천정배, #안철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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