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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보 교육감 시대'가 열렸다. 6·4 지방선거에서 17개 시도 중 13곳에서 진보 교육감이 탄생했다. 선거 결과를 두고, 세월호 침몰 사고 이후 '혁신학교'로 상징되는 교육 개혁을 요구하는 '앵그리맘'의 표심이 반영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혁신학교를 처음 도입한 김상곤 전 경기도교육감, 혁신학교 정책을 계승하겠다고 밝힌 수도권 진보 교육감 당선자, 교육평론가, 혁신학교 교장, 혁신학교 졸업생 등에 대한 연쇄 인터뷰를 통해 진보 교육감들이 추진할 교육 개혁의 미래에 대해 전망하고자 한다. [편집자말]
조희연 서울시 교육감 당선인.
 조희연 서울시 교육감 당선인.
ⓒ 이희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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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퇴투쟁이 국민정서상 적절한 것인지 고민해야 한다."


조희연 서울시교육감 당선인이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에 애정 어린 비판을 내놓았다. 전교조는 지난 19일 법원 판결로 법외노조로 전락했다. 지난 1999년 합법노조로 인정받은 이후 최대 위기에 처한 것이다. 전교조는 전임자의 복귀 명령을 따르지 않기로 하고, 조퇴 투쟁을 통한 강경 대응에 나섰다.

조희연 당선인은 26일 오전 서울 용산구 서울시교육감직 인수위원회에서 <오마이뉴스>와 한 인터뷰에서 "조퇴 투쟁이 법적 권한일 수 있지만, 적절한 전략은 아닌 것 같다"고 말했다. 조퇴투쟁으로 인한 학교 현장에 대한 우려를 나타낸 것이다. 그는 "전교조가 어려울 때일수록 국민과 함께 하는 운동을 했으면 하는 바람을 가지고 있다"고 전했다.

진보교육감 시대의 성공을 위해서는 참교육을 강조하는 전교조의 힘이 뒷받침되어야 한다는 데에 이견은 없다. 조 당선인은 "진보교육감 시대는 전교조의 현장 대중기반이 취약해진 점을 다시 강하게 만들 수 있는 기회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전교조의 법외노조화를 두고 "부적절하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이어 "노조전임자 복직 명령은 법에 따른 것이라 안할 수는 없지만, 기간제 교사 해고 등의 혼란이 있을 수 있기 때문에 30일의 사전 예고기간을 지키겠다"고 말했다.

"취임하면 가장 먼저 도열문화 바꾸겠다"

조희연 서울시 교육감 당선인.
 조희연 서울시 교육감 당선인.
ⓒ 이희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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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 당선인은 박근혜 정부를 향해 "때로 반대 집단을 미워할 수 있지만, 바로 주먹을 내지르기보다 제도권 안으로 품어야 한다"면서 일침을 가했다. 그는 제자 논문 가로채기 등 각종 의혹으로 사퇴 압박을 받고 있는 김명수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후보자에 대해 "인사청문회에서 걸러지게 될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답했다. "중도적 인물을 등용하면 오히려 진보진영의 입지가 좁아질 텐데, 충성도의 관점에서 극단적인 인물을 선택하면서 오히려 박근혜 정부의 입지가 좁아졌다"고 덧붙였다.

교육부와 진보교육감의 또 다른 충돌지점은 세월호 침몰 사고 시국선언에 나선 교사들의 징계 논란이다. 26일 교육부는 시국선언에서 박근혜 대통령의 퇴진을 외친 교사들을 검찰에 고발했다. 조 당선인은 "법적 판결을 지켜보고 꼼꼼히 따져보면서, 우리의 입장을 정할 것"이라면서 "표현의 자유를 확대하는 식으로 접근해가는 게 큰 틀에서 맞지 않나 싶다"고 말했다.

조 당선인은 역사교과서 국정화를 위한 박근혜 정부의 움직임도 강하게 비판했다. "역사교과서 국정화는 시대를 역류하는 것"이라면서 "국정교과서가 나오면, 서울시교육청 차원에서 역사교과서 부교재를 만들겠다, 우리 아이들을 '미래의 아베'로 키울 수 없다, 또한 노동인권·세계시민교육 부교재도 만들려고 한다"고 밝혔다.

조희연 교육감은 "취임하면 가장 먼저 도열문화를 바꾸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제가 지난 11일 구로구의 한 고등학교를 방문하려고 했는데, 학생들을 동원해 청소하고 페인트칠을 한다는 얘기를 듣고 방문을 취소했다"면서 "교육감이 현장방문하면 학교에서 난리가 나는 문화가 바뀌었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교육청 공무원들로부터 정책 아이디어와 인사 추천도 받겠다고 덧붙였다.

박원순 서울시장과의 협력도 강조했다. 조희연 당선인은 25일 박 시장을 정책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그는 "앞으로 (박원순 시장을) 자주 만날 것이다, 서울을 세계적인 교육특별시로 만들어야 한다"면서 "서울시가 과거 토건경제 시정을 넘어서서 생활복지 중심의 시정을 펼치려 하니 교육복지 중요하다, 교육복지를 중심으로 서울시와 교육청의 협력모델을 만드는 게 중요하다"고 밝혔다.

조희연 당선인은 '혁신교육 시즌2'를 강조했다. 그는 "서울형 혁신학교는 그간 우여곡절을 겪었지만 꾸준하게 뿌리내리고 유의미한 성과를 거두어 왔다"면서 "이제 혁신학교는 개별 학교를 넘어 우리 교육 전체로 확산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혁신학교의 내면을 튼튼히 하고 질적으로 진전시켜서 학교 전체로 자연스럽게 확산시켜나가야 한다"면서 "각 학교가 혁신교육을 준비할 수 있도록 물심양면으로 지원하겠다"고 덧붙였다.

보수 진영에서 제기되는 교육감 직선제 폐지에 대해 조 당선인은 "민주주의 발전 과정에서 교육감 선출제도가 변화·발전해왔는데 이제 와 폐지하자는 것은 논리가 맞지 않다"고 지적했다. "민주주의에서 직접 선거는 대단히 중요한 의미를 가지고 있다, 선거 결과를 가지고 단말마적으로 직선제를 폐지하자고 하는 것은 그 자체로 반민주적인 행위"라고 꼬집었다.

☞ [일문일답] "서울을 교육특별시로...박원순 시장과 자주 만날 것"


태그:#조희연 서울시교육감 당선인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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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법조팀 기자입니다. 제가 쓰는 한 문장 한 문장이 우리 사회를 행복하게 만드는 데에 필요한 소중한 밑거름이 되기를 바랍니다. 댓글이나 페이스북 등으로 소통하고자 합니다. 언제든지 연락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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