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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텔레콤 자회사인 SK텔링크는 지난해부터 편의점, TV 홈쇼핑 등을 통해 전용 단말기를 판매하며 알뜰폰 시장 점유율을 16%대로 끌어올렸다.
 SK텔레콤 자회사인 SK텔링크는 지난해부터 편의점, TV 홈쇼핑 등을 통해 전용 단말기를 판매하며 알뜰폰 시장 점유율을 16%대로 끌어올렸다.
ⓒ 김시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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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이동통신사 자회사의 '알뜰폰' 시장 진입을 허용하자 시민단체와 알뜰폰 업계가 크게 반발하고 있다.

미래창조과학부는 25일 올해 알뜰폰(MVNO: 이동통신망도매사업자)사업자에 이통사(MNO)에 지불하는 망 이용 대가(도매대가)를 소폭 낮추는 한편, 이통사 계열사·자회사의 알뜰폰 시장 신규 진입을 허용하는 '알뜰폰 활성화 방안'을 발표했다.

이통3사 자회사 알뜰폰 진입 허용하고 점유율 50% 제한

미래부는 기존 SK텔레콤 자회사인 SK텔링크 외에 KT 계열사인 KTIS, LG유플러스 자회사인 미디어로그의 신규 진입을 허용하는 대신 이들 이통3사 자회사의 알뜰폰 시장 합계 점유율을 50% 이내로 제한하기로 했다.

이는 기존 SK텔링크에게 부여된 ▲ 결합판매 이용약관 인가 의무 ▲ 모기업 직원과 유통망을 이용한 영업활동과 마케팅비 보조 금지 ▲ 자회사에 도매제공 용량 몰아주기 금지 등 3가지 등록 조건에 추가된 것이다. 아울러 미래부는 중소 알뜰폰 사업자에 대한 단말기 유심 구매 대행 의무도 추가했다.  

미래부는 "현행 법령에 따르면 이통 계열사라 하더라도 정부가 자의적으로 시장 진입을 막는 것을 불가능하다"면서도 "기존 이통사 시장지배력의 알뜰폰 시장 전이, 자회사 부당 지원, 보조금 위주의 시장경쟁 가능성 등 부작용이 제기되고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참여연대를 비롯한 시민단체와 중소 알뜰폰 사업자들은 이통3사가 알뜰폰 시장까지 장악하면 통신비 인하 효과가 줄어든다며 이를 반대해 왔다. 이미 진출해 있는 SK텔링크도 앞서 승인 조건을 지키지 않고 모기업 유통망을 활용한 불법 행위가 벌어지고 있다며 알뜰폰 사업 등록 취소를 촉구해왔다.

시민단체-중소업체 반발... "알뜰폰 시장도 이통사 장악 우려"

참여연대 민생희망본부 등은 이날 "미래부가 또 다시 경제민주화, 상도의, 국민편익 등을 모두 거스르는 대단히 잘못된 결정을 내렸다"이라면서 "지금 통신당국이 할 일은 KT와 LG유플러스의 알뜰폰 진출 허용이 아니라 통신3사의 각종 불법·부당행위를 근절하고, 통신당국의 알뜰폰 승인 조건을 명백하게 위반한 SKT와 자회사의 알뜰폰 등록을 취소하는 것"이라며 반발했다.

이들은 지난 5월 27일 SK텔레콤과 KT의 불법 부당 행위에 대해 미래부와 방통위에 신고서를 제출한 데 이어 이날 SKT와 자회사의 알뜰폰 사업 관련 불법·불공정행위를 공정위에 추가 신고했다.

한편 미래부는 이날 5월 말 현재 알뜰폰 가입자는 333만 명으로 전체 이동통신 시장의 6%를 차지하고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 가운데 LTE 가입자는 6%인 20만 명 정도에 불과하다.

이에 미래부는 알뜰폰 사업자가 도매제공 의무사업자인 SK텔레콤에 지급하는 망 이용대가를 음성은 1분당 42.21원에서 39.33원으로, 데이터는 1MB당 11.15원에서 9.64원으로 각각 내리기로 했다. 이는 분당 108원, 1MB당 51.2원인 소매요금보다는 각각 64%, 81% 할인된 것이다.

이에 따라 주요 알뜰폰 사업자들은 6~7월 중 기존 이통사 3G· LTE 요금 대비 최대 50%까지 싼 유심 정액요금제 40여 종을 선보일 계획이다.

예를 들어 음성 200분, 데이터 1.5GB를 제공하는 CJ헬로비전 '조건 없는 유심 LTE 21'과 에넥스 '알뜰홈 LTE 42' 요금제 기본료는 월 2만1천 원(무약정)으로, 월 4만2천 원인 KT LTE420 요금제 50% 수준이다. 다만 24개월 약정시엔 KT 기본료도 3만1000원으로 줄어, 알뜰폰과 32%밖에 차이가 나지 않는다. 하지만 이통 자회사인 KTIS와 LG 미디어로그도 7월 중 이와 같은 수준의 알뜰폰 요금제를 선보일 예정이다.

이런 상황에서 이통사 자회사 50% 점유율 제한도 얼마나 실효성이 있을지 의문이다. 미래부는 5월 말 현재 SK텔링크의 알뜰폰 시장 점유율이 16.3%라고 밝혔다. 이통3사 영업정지 기간 점유율이 크게 늘었다. 나머지 두 업체가 최대 33%까지 가져가게 되면, CJ헬로비전, KCT 같은 대기업보다는 에버그린모바일 같은 중소 사업자가 더 큰 타격을 받을 수밖에 없다.

결국 중소 업체들은 이통3사와 간접 경쟁도 모자라 알뜰폰 시장에서도 대기업-이통3사 자회사들의 '고래 싸움'에서 '새우' 신세를 면하기 어려울 전망이다.      


태그:#알뜰폰, #KTIS, #SK텔링크, #미디어로그, #이통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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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사회부에서 팩트체크를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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