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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정치연합의 전략공천을 받아 6.4지방선거에서 승리한 윤장현 광주광역시장 당선인. 그가 9일 인수위인 '희망광주 준비위'를 출범시켰다. 시민사회 출신으론 처음으로 광주시장에 당선한 그의 과제를 몇 차례에 걸쳐 짚어본다. [편집자말]
윤영덕 교수는 "윤장현 광주광역시장 당선인은 전국 최초의 국제교류센터인 광주국제교류센터를 설립하고, 아시아인권위원회에서 유일한 한국인 이사로 활동해온 인물”이라며 "'광주 외교'를 잘 해낼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사진은 지난  2일 광주를 방문한 존 조셉 클랜시(John Joseph Clancey) 아시아인권위원회 이사장이 당시 윤장현 새정치민주연합 광주광역시장후보 지지를 선언하는 장면이다.
 윤영덕 교수는 "윤장현 광주광역시장 당선인은 전국 최초의 국제교류센터인 광주국제교류센터를 설립하고, 아시아인권위원회에서 유일한 한국인 이사로 활동해온 인물”이라며 "'광주 외교'를 잘 해낼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사진은 지난 2일 광주를 방문한 존 조셉 클랜시(John Joseph Clancey) 아시아인권위원회 이사장이 당시 윤장현 새정치민주연합 광주광역시장후보 지지를 선언하는 장면이다.
ⓒ 희망준비위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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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동안 외교는 '국가의 전속사무'이자 '중앙정부의 일'로만 인식되어 왔다. 실제로 지방자치법 제11조는 "지방자치단체가 법률에 다른 규정이 없는 한 외교와 같은 국가의 존립에 필요한 국가사무를 처리할 수 없다"고 명시하고 있다.

그러나 현실은 그렇지 않다. 많은 지방자치단체들이 사실상 '외교' 활동을 하고 있다. 지자체들이 주로 하는 외교는 자매결연과 인적교류 등을 주로 하는 '국제교류활동', 외자유치와 시장개척 등을 하는 '국제경제통상활동', 각국 지방정부 간 국제기구 결성 및 가입 등을 추진하는 '국제협력활동' 등이다.

중국 베이징대에서 국제관계학으로 박사 학위를 취득한 윤영덕 전남대 5·18연구소 연구교수. 그는 "한국의 지자체들은 더 많은 외교 활동을 해야 하며, 특히 광주는 그 선두 역할을 해야 한다"고 주창하고 있다.

20일 오후 전남대 5·18연구소에서 <오마이뉴스>와 가진 인터뷰에서도 윤 교수는 "'지방외교'는 세계화의 심화 및 지방분권 확대와 지방자치 활성화라는 대내외적 환경 변화에 따라 보다 확대되고 그 중요성도 커져 갈 것"이라며 "지방외교 전략과 정책 수립에 있어서 시민들을 중심에 놓고, 시민들을 주체로 세우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윤 교수는 또 "민선 5기 광주시정이 사상 최대의 투자유치 성과를 거뒀다고 자랑했지만 실투자율은 건수로는 20.4%에 그쳤고, 투자금액으로는 10%에도 미치지 못했다"며 "한마디로 '속 빈 강정'이었던 셈"이라고 꼬집었다.

그는 "윤장현 광주시장 당선인은 전국 최초의 국제교류센터인 광주국제교류센터를 설립하고, 아시아인권위원회에서 유일한 한국인 이사로 활동해온 인물"이라며 "이런 당선인의 장점과 풍부한 네트워크를 (광주 외교에) 잘 살릴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특히 윤 교수는 "광주라는 도시의 정체성을 담아낼 수 있는 특성화된 외교전략이 필요하다"고 지적하며 "지역의 국제화 역량을 하나로 결집하는 '국제교류재단'의 설립"을 제안했다.

다음은 윤 교수와 나눈 일문일답이다.

"지방외교, 공직자들 사교의 장이나 실적쌓기로 전락해선 안돼"

"지자체도 외교를 잘해야 한다"고 주창하는 윤영덕 교수. 그는 중국 베이징대에서 국제관계학으로 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지자체도 외교를 잘해야 한다"고 주창하는 윤영덕 교수. 그는 중국 베이징대에서 국제관계학으로 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 이주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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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윤 교수는 지자체들이 보다 적극적으로 '지방외교'에 나서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지방외교는 넓은 의미로 본다면 '지방에 소재하고 있는 다양한 주체들이 자신의 이익과 지방의 이익을 실현하기 위해 진행하는 다양한 형태의 국제활동'이라고 할 수 있다.

또 좁은 의미로는 '지방자치단체로 대표되는 지방정부의 국제교류 및 협력 활동'이라고 정의할 수 있다.

지방차원에서의 국제활동은 단지 지자체들만의 사업은 아니다. 세계화와 지방화라는 국제환경의 변화에 따라 지역에서 사업을 하고 있는 기업들의 국제적 범위에서의 활동이 기업의 사활과 직결되는 중요한 업무가 되었고, 지역 시민사회단체를 비롯한 NGO들의 국제연대와 협력도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이러한 현상은 우리들의 일상생활이 다른 나라와의 관계를 떠나 독립적으로 존재할 수 없는 시대가 되었다는 것을 상징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따라서 지역사회의 국제활동, 다시 말해 '지방외교'는 세계화의 심화 및 지방분권의 확대와 지방자치의 활성화라는 대내외적 환경의 변화에 따라 보다 확대되고 그 중요성도 커져 갈 것이다."

- 광주 역시 다른 지자체와 마찬가지로 국제교류협력사업을 많이 하고 있다.
"광주는 현재 미국의 샌 안토니오시, 중국의 광저우시 등 5개 도시와 자매결연을 맺고 있다. 또 이태리의 토리노시를 비롯한 8개국 14개 도시와 우호협력도시 관계를 맺고 있다. 그리고 세계지방자치단체연합(UCLG)과 동북아지역자치단체연합(NEAR)을 비롯한 8개 국제기구에 가입해 있다. 양적인 수치로만 보았을 때, 광주광역시의 자매도시와 우호협력도시 현황은 안타깝게도 전국 7대 도시 가운데 최하위 수준에 머물고 있다.

광주가 아시아문화중심도시를 표방하고 있고, 2015년 하계유니버시아드대회와 2019년 세계수영선수권대회 유치를 대단한 실적으로 홍보해 온 도시라는 점을 감안한다면 빈 수레가 요란한 것은 아닌지 우려된다. 특히 광주시의 경우 '지방외교'를 담당하는 조직이 2009년도에 도시마케팅본부 내에 국제협력과로 신설됐다가 2011년도에는 신설된 투자고용국 소속으로 있다는 것은 아쉬운 부분이다."

- 광주 역대 시장들은 해외 투자유치와 국제대회 유치 활동에 지방외교의 사활을 걸어왔다.
"광주시는 '2010년부터 2013년까지 지구를 무려 6바퀴나 도는 투자유치활동을 통해 사상 최대의 투자유치 성과를 거뒀다'고 자랑했다. 하지만 같은 기간 해외기업과 체결한 투자양해각서(MOU)의 실투자율은 건수로는 20.4%에 그쳤고, 투자금액으로는 10%에도 미치지 못했다. 한마디로 '속 빈 강정'이었던 셈이다.

그리고 갬코 관련 국제사기 의혹과 세계수영선수권대회 유치과정에서의 공문서 위조 사건은 그동안 광주광역시가 추진해 온 국제교류협력사업이 단체장의 치적 쌓기와 생색내기에 치중했던 것은 아닌지 의심받을만한 대표적인 사례라고 생각한다."

- 그렇다면 광주를 비롯한 지자체들이 지방외교 전략을 짤 때 중요한 것은 무엇인가.
"우선 지방외교 전략과 정책 수립에 있어서 시민들을 중심에 놓고, 시민들을 주체로 세우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점이다. 지방외교가 단체장을 비롯한 공직자들 사교의 장에 머무른다거나 지역민들의 삶에 도움이 되지 못하는 형식적 교류협력과 수치상 실적 쌓기로 전락해서는 안 된다.

또 하나는 지방외교라고 해서 대외적 행위만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우리 지역에 거주하고 있거나 우리 지역을 방문하는 외국인들 문제에도 마땅한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는 점이다. 광주의 경우에도 지역 거주 외국인이 3만 명에 육박하고 있고, 방문 외국인의 수도 매년 증가 추세에 있다. 이들이 광주 지방외교의 훌륭한 가교 역할을 할 수 있다는 것을 잊어서는 안 된다."

- 시민운동가 출신인 윤장현 당선인이 지방외교에 능할 수 있을까.
"윤장현 당선인은 지역에 터 잡고 활동해 온 시민운동가로서는 보기 드물게 전국적 활동을 해 왔을 뿐만 아니라 남다른 국제적 감각과 인식을 갖고 있는 사람이다. 윤 당선인은 전국 최초의 국제교류센터인 광주국제교류센터를 설립하고 최근까지 이사장을 역임한 인물이다. 또한 아시아인권위원회에서 유일한 한국인 이사로 10년 넘게 활동하며 각국 NGO 활동가들과 폭넓게 교류해 왔다. 이런 당선인의 장점과 풍부한 네트워크를 잘 살릴 수 있기를 기대한다."

"광주라는 도시의 정체성 담아낼 수 있는 외교전략 필요"

22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민생과 안전, 균형발전을 위한 새정치민주연합 지방정부 예산·정책협의 회의’에 참석한 윤장현 광주광역시장 당선인이 김한길·안철수 공동대표로부터 운동화를 선물받고 있다.
 22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민생과 안전, 균형발전을 위한 새정치민주연합 지방정부 예산·정책협의 회의’에 참석한 윤장현 광주광역시장 당선인이 김한길·안철수 공동대표로부터 운동화를 선물받고 있다.
ⓒ 희망준비위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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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윤 당선인이 풀어가야 할 '광주 외교'의 새로운 과제는 무엇인가.
"광주의 지방외교를 점검하고 앞으로의 과제를 도출하기 위해서 다른 새로운 것을 고민하기보다는 지금 우리 지역이 갖추고 있는 제도적·인적·물적 기반들을 충분히 활용하는 것을 출발점으로 삼았으면 한다.

광주시의 경우 국제교류협력과 관련해서 '광주광역시 외국인 주민 지원 조례'와 '광주광역시 국제화 촉진 및 국제교류협력에 관한 조례' 등이 이미 제정되어 있다. 문제는 이 조례들이 제대로 시행되고 있지 않다는 점이다. 이들 조례에 규정된 내용들만 내실있게 이행된다 하더라도 광주의 지방외교가 한 단계 성숙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더불어서 윤 당선인이 '시민의 시대'를 열겠다고 했던 것처럼 지방외교에서도 지자체의 일방적 행정이 재현되지 않기를 바란다. 이제부턴 지자체와 지역 기업, 지역 대학, 시민사회단체 등이 협력체제를 구축할 수 있는 '광주 외교'의 틀이 필요하다. 지역의 국제화 역량을 하나로 결집하는 '국제교류재단'의 설립이 필요할 수도 있고, 이런 재단의 설립과 운영을 광주와 전남이 공동으로 추진할 수도 있을 것이다."

- 윤 당선인이 '광주 외교'를 설계할 때 주의 깊게 살펴야 할 점은 무엇인가.
"'광주 외교'가 역점을 두어야 할 대상지역과 영역, 국제교류협력의 내용을 설정함에 있어서 우선 광주정체성과 지역사회의 특성이 충분히 고려되어야 한다. 그리고 지방외교가 지역경제의 활성화에 기여하기 위해서는 광주지역의 미래 전략산업과 특화산업을 중심으로 기업 등을 비롯한 지역 내 경제활동 주체들의 실질적 수요와 실질적인 연계를 확보해야 한다.

더욱 중요한 것은 광주라는 도시의 정체성을 담아낼 수 있는 특성화된 외교전략이 필요한데, 이를 위해서는 그동안 광주라는 도시가 지향해 왔던 '민주, 인권, 평화도시'라는 가치를 정책에 담아낼 필요가 있다.

그런 측면에서 본다면, 윤 당선인이 강조하고 있는 아시아와의 소통과 공감이라고 하는 개념이 시사점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윤 당선인 등이 참여해 캄보디아에 설립해서 활동에 들어간 '광주진료소' 같은 경우가 좋은 사례가 될 수 있을 것이다. 더불어 남북교류협력사업도 지방외교와의 긴밀한 연계 속에서 추진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태그:#윤장현, #윤영덕, #외자유치, #광주, #국제교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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