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이 글은 청소년 특별면 '너아니'에 실렸습니다. '너아니'는 청소년의 글을 가감없이 싣습니다. [편집자말]
우리 학교는 격주로 수요일에 5, 6교시 동안 스포츠 활동을 한다. 학생들은 참가비를 학교에 가지고 온다. 그리고 돈을 가진 학생들은 후문으로 나간다. 사건은 이곳에서 일어났다.

그곳에는 3학년 형, 누나들이 같이 놀고 있다. 그들 중에서도 가장 힘이 센 형이 내 앞의 친구를 불렀다. 그 친구는 그 형한테 갔고, 그 형은 내 친구에게 천 원을 주며 아이스크림 2개를 사오라고 했다. 무서워서 고개도 못 들고 있는데 나와 같이 걸어가던 친구가 나에게 이렇게 속삭였다. '내가 저 형한테 찍혔어' 라고. 그러면서 자신이 겪은 일을 말해줬다.

친구는 그 3학년 형이 1학년 학생한테 딴 애들 돈을 뺏으라고 시키는 것을 봤다. 중학생들은 돈 뺐는 걸 '삥 뜯는다'고 한다. 어쨌든 내 친구는 그걸 알고 선생님에게 말했다. 선생님은 그 형을 교무실로 불러서 혼냈다. 여기까지는 매우 순조롭다.

하지만 그 선생님은 내 친구를 불러 그 형과 대면하게 한 상태에서 그때의 상황을 말하게 했다. 그 순간 형이 내 친구를 찍은 것이었다.

듣고 보니 선생님은 문제 학생 앞에서 내 친구를 가리키며 '얘가 일러서 너가 지금 혼나는 거야'라고 말하는 것이 아닌가. 당연히 그 형은 내 친구에게 화가 나 두고두고 얼굴을 기억하며 언젠가 복수할 거야 하며 이를 갈 것이다. 선생님의 행동은 너무 무책임했다.

지금처럼 하면 보복이 두려워서 선생님에게 신고를 할 학생은 없다. 선생님이 용의자 앞에 목격자나 증인을 서게 할 때는 가면을 쓰고 나오거나 이름표나 얼굴을 가리게 해야 하지 않을까. 그래야 신고한 학생을 보호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덧붙이는 글 | 이찬영 기자는 중학교 1학년 학생입니다.



태그:#삥 뜯기, #중학교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독자의견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