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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28일 강정 활동가들을 위한 콘서트가 서울에서 열린다. 안정적인 거처도 없이 활동하는 평화 활동가들을 위한 집짓기 기금 마련 행사다. 구럼비 발파 후 2년, 그럼에도 포기 않고 강정의 '평화'를 위해 자신들의 '평화(안정)'를 유보한 사람들을 위해 홍순관을 비롯해 자전거를 탄 풍경(강인봉), 이지상, 최용석 등 평화를 사랑하는 이들이 뜻을 모았다.

구럼비 발파 후 2년, 강정은 아직도 '평화운동 중'

제주 강정에는 아직 평화를 위해 저항하는 사람들이 있다.
2013년 6월 11일 강정마을 공사장 앞에서 미사를 드리다가 고착되고 있는 활동가 및 수녀들
 제주 강정에는 아직 평화를 위해 저항하는 사람들이 있다. 2013년 6월 11일 강정마을 공사장 앞에서 미사를 드리다가 고착되고 있는 활동가 및 수녀들
ⓒ 김승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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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럼비 발파 후 2년이 더 지난 강정은 어떤 모습일까. 지난 11일 '제주평화순례 평화의 집짓기' 준비차 강정마을을 찾았다. 용적률 60% 이상 진행 중이고, 공사장 사방으로 바리케이드와 펜스가 둘러쳐져 있는 현장. '가만히 있으라'는 말에 평화를 위한 '그들의 몸부림'도 그렇게 끝난 것인가'라는 생각이 스쳤다. 그런데 아니었다.

오전 11시가 가까워 오자 마을주변에서 일하던 마을주민, 시민활동가들, 마을지킴이들이 하나, 둘 모이기 시작했다. 그리곤 소리 없이 미사를 준비하기 시작했다. 의자가 옮겨지고 저항의 푯대가 세워졌다. 침묵을 깨는 문정현 신부님의 노래가 공사장과 농성장을 울렸다. "함께 가자~ 생명, 평화의 섬으로..." 여전했다. 사람도, 운동도, 노래도, 평화를 갈망하는 눈빛도.

오랜 시간이 흘렀지만 그들의 생활 환경 또한 여전했다. 평화활동가와 지킴이들은 아직도 마땅한 거처가 없어 공사장 천막에서, 마을회관에서, 창고를 개조한 공간, 비닐하우스 집 등에서 머물고 있었다. 생활비는 자비로 충당하고, 공사를 방해했다는 이유로 받은 수백,수천만 원의 벌금을 감당할 수 없어 구치소에서 노역을 사는 사람도 있었다.

누구를 때린 적도 없고, 평화를 외치며 비폭력 저항을 해온 사람들이다. 단지 평생 살아온 고향에서 살고 싶은 마음, 아름다운 강정 해변과 구럼비를 자유롭게 보고 싶은 마음, 평화의 섬 제주에 군사기지가 세워져 전쟁기지가 되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을 가진 사람들이 갑자기 전과자가 되었다.

강정은 '풀뿌리민주주의'의 모델

사실 이해가 잘 되지 않았다. '평화'라는 가치에는 동의하지만 마을 주민도 아닌 이들이, 왜 이렇게 온 몸, 온 젊음, 온 삶을 던져 '강정'에 투신하고 있는지.

공동체를 꾸려 강정에 뿌리를 내린 수도회 사제들, 제주 여행을 왔다가 1년 넘게 눌러 앉은 대학생, 아예 서울 생활을 정리하고 모든 짐을 꾸려 강정마을에 터를 잡은 활동가, 다니던 직장을 칼같이 정리하고 강정마을에서 마을주민과 농사일을 하며 '운동'하는 지킴이들, 다들 안정적으로 살 수 있는 사람들인데 왜 이런 삶을 택했는지, 왜 '평화'를 위해, 자신의 삶의 '평화'를 유보했는지 궁금했다.

"강정은 좀 특별해요. '평화' '환경' '민주주의' 이 3가지 문제가 얽혀 있죠. 상대적으로 많은 시민단체와 사람들이 같이 연대하고 힘을 합쳐 몇 년간이 '운동'을 전개해가고 있어요. 새만금 사업 등 몇 가지 사안을 보더라도 공정률 50%가 넘어가면 '운동'이 탄력을 받지 못하고 흐름이 쳐지게 마련인데 이곳은 오히려 시간이 갈수록 '풀뿌리 민주주의'의 모델이 되어가고 있는 느낌이에요. 이런 곳에서 여러 사람들과 '평화'를 외치고 있어서 홀로 나이가 들어가도 외롭지 않아요.(웃음)"

자신을 강정의 머슴이라 칭하던, (박)용성 간사(평화결사연대)는 평화로워 보였다.

군사기지의 관사가 아닌, 평화의 집을 짓자!

제주 평화 순례단은 7월 21일부터 25일까지(4박5일) 제주강정마을에서 컨테이너 집을 한 채 지을 예정이다. 집 짓기 외에 제주4.3유적지 순례, 농활, 평화의 인간띠 잇기, 평화기도회, 평화 문화제 행사가 있다.
 제주 평화 순례단은 7월 21일부터 25일까지(4박5일) 제주강정마을에서 컨테이너 집을 한 채 지을 예정이다. 집 짓기 외에 제주4.3유적지 순례, 농활, 평화의 인간띠 잇기, 평화기도회, 평화 문화제 행사가 있다.
ⓒ 제주평화순례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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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의 담담함에도 불구하고 걱정이 된다. 올 하반기에 반대하는 마을 사람들의 전략적 거점에 해당하던 '삼거리식당'을 가로지르는 우회도로와 진입도로, 군 관사(아파트) 공사가 순차적으로 시작될 예정이기 때문이다. 정부의 회유에 넘어가지 않은 마을 사람들의 대부분은 자신의 땅을 강제점거 당했고, 마을은 반으로(찬성파, 반대파) 갈라졌다. 더군다나, 삼거리식당은 평화투쟁의 힘을 얻은 생명의 안식처, 평화의 기반이다.

"이번엔 절대 이 땅을 갈라지게 할 순 없다."

박 간사는 단호하게 말했다.

이들의 끝나지 않은 '평화운동'을 지원하기 위해 '제주평화순례팀'이 팔을 걷어 붙였다. 몇몇 시민단체들이 연합해서 아직 살 집이 없는 활동가들을 위한 '컨테이너집'을 지어주기로 한 것이다. 그리고 집짓기 비용을 마련하기 위해 모금 콘서트를 연다. 이에 참여하는 것 또한 '평화'에 무임승차 하지 않는 행동이라고 감히 생각한다.

홍순관, 자전거를 탄 풍경(강인봉)등이 함께하는 '평화의 노래(Song of Peace) 콘서트'는 오는 28일 열린다.

2014년 6월 28일 평화 콘서트가 열린다. 콘서트 티켓비용&모금액은 제주강정마을에 6평의 컨테이너 집을 짓는데 쓰일 예정이다.
 2014년 6월 28일 평화 콘서트가 열린다. 콘서트 티켓비용&모금액은 제주강정마을에 6평의 컨테이너 집을 짓는데 쓰일 예정이다.
ⓒ 제주평화순례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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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 김승권 기자는 제주평화순례단 준비팀(기독청년아카데미) 입니다. 강정평화를 위한 집짓기 모금 콘서트를 동시에 준비하고 있습니다.

* 제주평화순례단은 강정마을의 평화활동을 지원하기 위한 비영리기독단체들의 모임이며, 기독청년아카데미, 기윤실청년TNA, 개척자들, 교회개혁실천연대, 성서한국, 새벽이슬, 평화누리, 청어람M, IVF사회부가 함께하고 있습니다.



태그:#평화콘서트, #강정마을, #구럼비발파, #제주평화순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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