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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삼석 방통위 상임위원이 12일 오전 과천정부청사에서 열린 방송통신위원회 전체회의에 처음 참석해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고삼석 방통위 상임위원이 12일 오전 과천정부청사에서 열린 방송통신위원회 전체회의에 처음 참석해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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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인과 국민의 표현할 권리가 억압되는데도 방통위는 눈을 감고, 입을 닫았다."

'1표'의 힘은 놀라웠다. 12일 오전 과천정부청사에서 열린 방송통신위원회 전체회의 분위기는 어느 때보다 팽팽했다. 야당 추천 고삼석 상임위원이 뒤늦게 합류해 비로소 여야 3대 2 구도가 갖춰졌기 때문이다.

지난 2월 말 국회까지 통과했지만 정부의 자격 시비로 두달간 임명이 지연됐던 고 위원의 취임 일성은 매서웠다. "제 의지와 무관하게 74일 지각 합류했다"고 운을 뗀 고 위원은 곧바로 최근 세월호 보도를 둘러싼 KBS 사태 등 방송통신 상황에 대한 자신의 견해를 밝히고 방통위의 적극 개입을 촉구했다.

"표현의 권리 억압 받는데도 방통위는 눈 감고 입 닫고 있어"

고 위원은 "세월호 참사를 겪으면서 '보도 참사'라는 신조어가 만들어질 정도로 언론에 대한 국민의 불신과 실망이 크고 혹자는 '한국 언론이 방송이 죽었다'고 한다"면서 "수많은 언론 노동자들이 방송의 독립과 공정성을 지키다 부당하게 쫓겨나고 징계를 당해도, 언론인과 국민들의 자유롭게 말하고 표현할 권리가 억압되고 있는데도 방통위는 눈을 감고, 입을 닫고 있었다"고 일갈했다.

고 위원은 "방송의 자유와 공공성 및 공익성 제고, 국민의 권익보호와 공공복리의 증진은 방통위의 기본 책무"라면서 "그동안 밖에서 지켜본 방통위는 당연히 해야 할 역할을 하지 않거나 할 수 있는 일도 '할 수 없다'고 강변하면서 책무를 회피했다"고 꼬집었다. "수적 우위를 무기로 당연히 해야 할 일을 하지 않은 경우도 많았다"며 사실상 다수를 차지하는 정부여당쪽 상임위원들을 겨냥했다.

아울러 고 위원은 "'창조방송'이라는 정체불명의 단어가 방통위 정책비전과 목표의 중요한 자리를 차지하는 현실"을 꼬집고는 "방송과 통신 영역이야말로 돈보다 사람이, 기업보다 소비자가, 사익보다는 공적 가치와 이익이 더 강조되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고 위원은 KBS 사태를 계기로 공영방송 위상 정립을 방통위 최대 현안으로 제시했다. 고 위원은 "박근혜 대통령이 대선 공약으로 제시한 '공영방송 지배구조 개편'이 빠른 시일 내에 논의되고 결과를 도출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면서 "공영방송을 둘러싼 '낙하산 사장' 논란은 이번 기회에 확실하게 근절되도록 해야 한다"고 밝혔다.

고 위원은 '군자무본(君子務本)'이라는 고사성어를 통해 "사람이든 조직이든 근본에 충실하면 올바른 길을 찾을 수 있다"면서 "제3기 방통위 임기 동안 대화와 타협, 존중과 배려, 이해와 양보 등이 위원회 운영의 기본 원리가 되기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두달 만에 5인 진용 갖춘 방송통신위원회. 12일 오전 과천정부청사에서 고삼석 상임위원이 처음 참석한 가운데 전체회의가 열리고 있다.
 두달 만에 5인 진용 갖춘 방송통신위원회. 12일 오전 과천정부청사에서 고삼석 상임위원이 처음 참석한 가운데 전체회의가 열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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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같은 고 위원 모두 발언에 정부여당 쪽 위원들은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특히 이기주 위원은 "모두 발언 중에 공감하는 부분도 있지만 많은 부분은 의견을 달리한다"면서 "방통위가 입을 닫거나 눈을 감거나 해야 할 일 안 했다는 부분은 앞으로 3기 방통위를 운영하는 데 바탕이 되는 부분이어서 총론적인 토론을 했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이에 고삼석 위원은 "KBS 구성원 98%가 찬성해 길환영 사장이 해임된 건 역사적으로 전례를 찾기 어려운 일"이라면서 "MBC, YTN 노동자 해고 문제도 법과 제도가 현실을 못 따라가면 개정해서라도 방통위가 적극적으로 해결할 의지를 보여야 한다"고 거듭 공영방송 바로잡기를 강조했다.

그동안 유일한 '야당'으로 고군분투해 온 김재홍 위원 역시 "KBS 문제를 둘러싸고 방통위 안에서도 한 달여 격론을 벌였고 6월 5일 정상화하는 데 상당한 역할도 했다"면서도 "MBC도 안광한 사장 취임 이후 기자와 PD 징계가 잇따르는 등 2012년 파업 사태 전조가 보이고 있어 재발 방지 차원에서 방통위가 계속 지켜봐야 한다"고 거들었다. 


태그:#고삼석, #방통위, #K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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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사회부에서 팩트체크를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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