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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창극 총리 후보자의 망언을 보도한 11일 KBS 9시뉴스 화면.
 문창극 총리 후보자의 망언을 보도한 11일 KBS 9시뉴스 화면.
ⓒ 권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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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보강: 12일 오전 1시 20분]

문창극 국무총리 후보자가 식민 지배와 남북 분단이 하나님의 뜻이라는 취지로 발언한 사실이 언론 보도를 통해 드러났다. 제주 4.3 사건을 '폭동'으로 규정하거나 친일파 인사를 높이 평가한 발언도 더불어 공개돼 그의 역사인식을 두고 파문이 일 것으로 예상된다.

KBS <뉴스9>는 11일 문 후보자의 과거 교회 강연 동영상을 공개하면서 이같은 내용을 보도했다. 그는 2011년부터 서울 온누리교회 장로를 맡고 있다.

문 후보자는 지난 2011년 자신이 장로로 있는 교회 특강에서 "왜 이 나라를 일본의 식민지로 만들었냐고 하나님에게 항의할 수 있겠지만, 아까 말했듯이 하나님의 뜻이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너희들은 이조 5백년을 허송세월로 보낸 민족이다, 너희들은 시련이 필요하다"는 게 하나님의 뜻이라고 부연 설명했다.

남북 분단 역시 하나님의 뜻이었다고 문 후보자는 말했다. 그는 "남북분단도 저는 지금 와서 보면 하나님의 뜻이라고 생각한다"며 "당시 우리체질로 봤을 때 (하나님이) 한국한테 온전한 독립을 주셨으면 우리는 공산화될 수밖에 없었다"고 주장했다.

8.15 광복 역시 독립운동의 결과가 아니라 하나님의 뜻이었다고 설명했다. 문 후보자는 2012년 6월 강연에서 "어느 날 갑자기 하나님께서 해방을 주신 것"이라며 "미국한테 일본이 패배했기 때문에 우리한테 거저 해방을 갖다 준 것"이라고 설명했다.

친일파 윤치호를 높이 평가하기도 했다. 문 후보자는 "이 사람(윤치호)은 비록 친일은 했지만은 기독교를 끝까지 가지고서 죽은 사람"이라고 말했다. "(윤치호는) 영어로 일기를 쓰는 사람"이라면서 윤치호의 영어 능력 구사를 칭찬했다.

"일본 이웃인 건 지정학적 축복"

또 다른 강연에서는 '제주 4.3사건'을 폭동으로 규정했다. 문 후보자는 같은 해인 2012년 교회 강연에서 "제주도 4.3 폭동사태라는 게 있다"며 "공산주의자들이 거기서(제주도에서) 반란을 일으켰다"고 말했다. 4.3 항쟁은 전직 대통령이 '공권력이 피해를 입혔다'고 사과한 사건으로, 박근혜 대통령 역시 2012년 새누리당 대선후보 당시 제주 4.3 평화공원을 찾아 참배했었다.

일본이 이웃 국가인 것을 두고 '지정학적 축복'이라고 평가하기도 했다. 국제관계를 전공해 박사학위까지 취득한 언론인으로서 상식에 벗어난 발언을 한 대목이다. 문 후보자는 "(우리나라가) 일본에서 기술을 받아와 경제 개발을 할 수 있었다"며 "일본의 지정학이 축복의 지정학으로 하느님께서 만들어 주시는 것"이라고 전했다.

문 후보자는 2011년 6월 강연에서 우리 민족을 비하하는 발언을 하기도 했다. 그는 "조선 민족의 상징은 게으른 것"이라며 "게으르고 자립심이 부족하고 남한테 신세지는 게 우리 민족의 DNA로 남아 있었다"고 주장했다. 그의 발언은 전반적으로 '식민사관'맥락에 있는 것으로 보인다.

문 후보측 해명 "교회라는 특정 장소에서 신자들 대상으로 한 강연"

교회 강연 발언을 두고 논란이 일자, 문 후보자 쪽은 곧바로 보도자료를 내고 "언론인 시절에 교회라는 특정 장소에서 신자들을 대상으로 한 강연"이라고 해명했다.

문 후보자 쪽은 "강의는 우리 민족사에 점철된 시련과 이를 극복한 우리 민족의 저력을 주제로 한 것으로, 그 과정을 통해 오늘날 한국이 성공할 수 있었음을 강조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한국사의 숱한 시련들이야말로 우리나라를 부강하게 만들기 위한 뜻이었음을 이야기하고자 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태그:#문창극, #국무총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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