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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의 슬픔과 기쁨"

내가 사랑해 마지 않는 정혜윤 CBS PD가 쌍용자동차 해고노동자 26명을 직접 만나 인터뷰하고 쓴 르포르타주. 미국 행 비행기에서 꺼내 반쯤 읽고 어제 집을 나서기 전 나머지 반을 읽었다.

영광스럽게도 처음 만난 날부터 친구로 지내고 있는 저자(분명 나보다 생물학적으로 한참 '누나'일건데, 내가 누나라고 부르면 자신의 나이가 노출될까바 '누나'라고 부르지 못하게 하는 것이 틀림 없을)가 책을 보내 준지 꽤 됐지만, 책을 다 읽지 못해 만나자는 연락조차 못하고 있었다.

지난 8일 저녁 쌍용자동차 해고노동자이자, 이 책의 주인공 중 한명인 고동민의 약속이 있었기에 그에게 이 책을 다 읽지 않은 것을 들킬까봐 다른 일을 제쳐두고 시험공부하듯 책을 읽었다.

잘 아는 사람들의 새로울 것 없는 이야기일 것이라고 생각했었는데, 정혜윤 PD 특유의 문장덕분인지 마치 처음 듣는 이야기들처럼 지루할 틈이 없었다. 내 친구 박호민이 파업 전 데이트를 몇 번 했었는데 "눈이 높아" 인연이 잘 이어지지 않았던 것 같다는 대목에서는 잠시 멍해져서 책을 떨어뜨렸다. 또한 김남오형이 "고동민처럼 완전 열심히 싸우는 동지들 때문에 아무리 자기가 열심히 투쟁해도 계속 미안하다"라는 전혀 어울리지 않는 말을 했다는 대목에서 씁쓸한 미소를 지으며 물을 꺼내 마신 것을 제외하고는 끊임없이 단번에 읽어내렸다.

이 책을 아직 읽어보지 못한 분들을 위해 책에 대한 자세한 이야기는 삼갈 것이다. 다만, 나는 이 책을 꼭 사서 읽어보시라고 말하고 싶다. 주변의 고마운 분들께 선물도 좀 하시라고도 말하고 싶다. 쌍용자동차 정리해고노동자 '선도투' 26명의 기쁨과 슬픔 사이사이 숨겨진 당신의 미소와 눈물을 발견 할 것이다. 5년동안 흔들리지 않고 싸우고 있는 쌍용자동차 정리해고 노동자 동지들, 그들이 흔들리지 않을 수 있도록 단단히 손맞잡고 함께하고 있는 수많은 연대동지들. 그리고 그 뜨거웠던 여름, 하기 힘든 이야기들을 꺼내는 순간마다 서러운 마음을 추스리며 인터뷰를 진행하고 글을 쓰며 많은 밤을 눈물로 지새웠을 정혜윤 동지에게 감사한다.

어디 쌍용자동차뿐만일까. 지금도 거리에서, 사업장안에서, 하늘 위에서, 정리해고와 비정규직 그리고 노동조합 탄압에 맞서 싸우고 있는 모든 노동자들의 투쟁에, 그들의 노동에 감사한다. 어서 이 책을 주문하시라. 그들과 우리들의 "슬픔과 기쁨"을 만나보시라.


태그:#쌍용자동차, #정혜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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