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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시 관덕정 마당에서 열린 원희룡 후보 도지사출마 기자회견 새누리당 원희룡 후보는 옥외 기자회견 형식을 빌어 지지를 호소했다는 공직선거법 위반(사전선거운동) 협의로 논란의 중심에 섰다.
▲ 제주시 관덕정 마당에서 열린 원희룡 후보 도지사출마 기자회견 새누리당 원희룡 후보는 옥외 기자회견 형식을 빌어 지지를 호소했다는 공직선거법 위반(사전선거운동) 협의로 논란의 중심에 섰다.
ⓒ 제주의 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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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도 시청광장에서 대형앰프 설치해 연설하면서 출마 기자회견 할 겁니다."

저는 이렇게 다짐했습니다. 무슨 소리냐구요? 곧 자주 보게 될 풍경일 겁니다. 

제주특별자치도 선거관리위원회가 지난 2일 새누리당 원희룡 제주도지사 후보가 예비후보등록 전에 제주시 관덕정 마당에서 연 '제주도지사 출마기자회견'에 대해 "통상적이고 일상적인 기자회견"이라는 공식입장을 내놓았습니다. 지난 30일 새정치민주연합이 '사전선거운동' 혐의로 원 후보를 검찰에 고발한 것에 대한 공식 답변이지요. (관련 기사 : "도와주십시오"... 원희룡 사전선거운동 논란)

공직선거법에 따르면 사전선거운동이란, 선거운동 기간 전에 자신이 당선하거나, 타인이 당선 못 하게 하는 모든 행위를 말합니다. 그러나 '선거에 관한 단순한 의견개진 및 의사표시' '입후보와 선거운동을 위한 준비행위 등은 예외적으로 사전선거운동으로 보지 아니한다'(공직선거법 제58조 제1항 참조)고 나와 있습니다. 법규에 따르면 아마 선관위는 원 후보의 기자회견을 단순한 의사표시 정도 등으로 본 듯합니다.

그런데 출마선언 기자회견과 관련,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언론기자와 내빈 등이 참석한 가운데 통상적인 기자회견을 하는 것은 사전선거운동으로 보지 아니하나, 다수의 선거구민에게 기자회견 사실을 알려 참석하게 한 후 선거구민에게 입후보예정자를 홍보·선전하는 내용의 연설 등을 하거나 그밖에 집회를 이용한 선거운동에 이른 경우에는 사전선거운동에 해당할 수 있다'는 유권해석을 과거에 한 바 있습니다.

원희룡의 출마 기자회견이 통상적 수준이라니

새정치민주연합 신구범 제주도지사 후보 법률지원단은 제주도선관위에 대한 공개질의를 통해 "관덕정은 불특정 다수가 다니는 곳으로 군중이 모이면 지나가는 사람도 멈춰 볼 수밖에 없다. 출마기자회견장에는 교육감, 도의원, 교육의원 예비후보까지 몰려들었으며 통상적, 관례적 범위를 벗어났다고 본다"고 밝혔습니다. 이에 선관위는 "의례적이고 통상적인 수준"이라는 답변을 고수했습니다.

훗날 선거 출마를 꿈꾸는 저로선 대중들이 많이 다니는 대로변 옆 관덕정 광장이 일상적인 공간인지, 블특정 다수가 다니는 곳인지는 모르겠지만, 희소식인 건 분명합니다.

잠시 원희룡 후보의 출마기자회견 당시의 풍경으로 돌아가 볼까요?

"이날 기자회견이 열린 관덕정 앞마당에는 새누리당 당원과 지지자, 지인들이 가득 자리를 메워 '체급'부터 다른 모습을 연출했다. 특히 예전부터 특별자치도 성공을 위한 적임자로 원희룡 전 의원을 꼽았던 김태환 전 지사를 비롯한 전임 도정을 이끈 핵심 실·국장 등 '김태환 사단'이 총출동해 눈길을 끌었다. 이밖에 양원찬 도지사 예비후보, 김익수·양창식 교육감 예비후보, 김광수 교육의원 예비후보, 강승화·깅승하·김황국·김채규·안창준·이선화·현정화(이상 새누리당), 강완길(무소속) 도의원 예비후보 등도 참석, 얼굴 알리기에 나섰다." - 2014. 3. 16 <제주의 소리> 기사 중

관덕정 마당에서 열린 원희룡 후보 출마기자회견 원희룡 후보가 이날 기자회견에 참석한 지지자 및 주민들과 악수를 나누고 있다.
▲ 관덕정 마당에서 열린 원희룡 후보 출마기자회견 원희룡 후보가 이날 기자회견에 참석한 지지자 및 주민들과 악수를 나누고 있다.
ⓒ 제주의 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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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시 원 후보는 고성능 앰프 두 대와 마이크를 사용해 20여 분간 연설을 했습니다. 19번 박수와 환호를 받았습니다. "제주도민 여러분, 도와주십시오"라는 말로 연설을 마쳤습니다.

어쨌든 제주도선관위는 이에 대해 "청중을 동원했다면 문제가 될 수 있지만 자발적 참석이라면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밝혔습니다. 그간 선거법이 얼마나 까다로웠습니까? 이번 지방선거에 출마한 제 친구를 보더라도 말만 예비후보였지 제대로 할 수 있는 게 없었습니다.

예비후보로 등록하고 선거사무소를 개소해도 야외에서 마이크조차 들 수 없었지요. 성능 좋은 앰프 시설을 할 수 있나, 후보 이름을 연달아 외칠 수가 있나... 제대로 박수조차 유도할 수 없습니다. 더욱이 예비후보 등록 전에는 사람들에게 자신을 알릴 기회가 거의 없었지요. 흔히 하는 실내 기자회견이 있지만, 그것도 유명해야 기자들이 현장을 찾겠죠.

이런 상황에서 선관위가 선거운동이 가능한 틈새를 찾아줬으니, 향후 출마를 고려하는 저에겐 마른 대지에 단비 같은 소식입니다. 저뿐인가요? 여러 정치지망생들에겐 정말 반갑고 기쁜 소식입니다.

장소요? 서울역광장은 물론 시청, 광화문, 남대문, 심지어 사람이 많이 몰리는 시장통 입구에서도 얼마든지 가능합니다. 선관위 입장에 따라 불특정 다수가 다니는 모든 옥외 공간이 출마기자회견 장소로 손색이 없지요. "통상적이고 일상적인" 원희룡 출마기자회견 수준만 지킨다면요.

당장 올해 재보궐선거, 2년 후로 다가온 국회의원 선거부터 무난히 도입될 겁니다. 신예 후보들은 여력만 있으면 얼마든지 광장에서 기자회견을 열 수 있습니다. 경제력만 뒷받침되면 고성능 마이크와 앰프 동원도 가능합니다.

정치 신인에겐 '희소식' 

그런데 각오는 하셔야 합니다. 여기저기서 민원이 나올 수 있거든요. 질 좋은 마이크와 앰프를 사용하니 주변 이웃들에게 소음 피해는 불가피합니다. 차량 정체 현상도 걱정입니다.

그뿐인가요? 당연히 교통경찰을 포함한 공직에 계신 분들의 일감도 늘겠지요. 관계 공무원들과 선관위 직원들은 아예 일복이 터졌습니다. 시시비비를 가려 달라는 상대 출마자 측과 지지자의 민원이 적잖게 예상되거든요. 아마 집회 규모에 따라 '누가 누구를 동원했다' '제대로 조사해 달라' '너무 한것 아니냐'며 서로 위법이라고 아우성 칠 겁니다.

새정치연합 신구범 후보의 출마기자회견 앞으로 정치신인들은 예비후보 등록 전이라도 마이크와 앰프를 사용해 야외에서 여는 출마기자회견을 할 수 있는 등 얼굴알리기에 일대 변화가 예상된다.
▲ 새정치연합 신구범 후보의 출마기자회견 앞으로 정치신인들은 예비후보 등록 전이라도 마이크와 앰프를 사용해 야외에서 여는 출마기자회견을 할 수 있는 등 얼굴알리기에 일대 변화가 예상된다.
ⓒ 양김진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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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지간한 인력을 투입해서는 현장에서 위법성 유무를 가리는 것 또한 쉽지 않을 듯합니다. 거의 취재와 탐문 수준은 되어야 하지 않을까요? 심지어 고소, 고발도 지금보다 더 늘 수도 있습니다.

또 전국적으로 '원희룡식 출마기자회견'이 급속히 퍼지겠지요. 예비후보 등록 전에 이렇게 좋은 선거제도가 있는데 마다할 이유가 없지 않겠어요? 아마 엉뚱한 목적을 가진 유사 기자회견도 적지 않을 듯합니다. 우리 민족이 원래 응용력과 창의력이 좋지 않습니까.

물론 원 후보의 사전선거운동 혐의에 대한 위법성 여부는 6·4지방선거 이후 지난한 법정 싸움을 통해 가려질 문제입니다. 새정치민주연합은 끝까지 따져 묻겠다는 입장입니다.

만약 '원희룡식 출마기자회견'이 위법이라는 판정이 나오면 신예 후보들이 얼굴을 알릴 수 있는 좋은 기회는 사라집니다. 원 후보는 100만 원 이상의 벌금형을 받으면 당선하더라도 도지사직에서 내려와야 합니다.

사법부가 사전선거운동이 아니라고 하면 원희룡식 출마기자회견은 공식 선거운동 방법으로 인정받게 됩니다.

헌법 제11조 제1항은 '모든 국민은 법 앞에 평등하다'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부디 법치국가인 만큼 형평성과 공평을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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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릇 대자(大者)는 그의 어린마음을 잃지않는 者이다' 프리랜서를 꿈꾸며 12년 동안 걸었던 언론노동자의 길. 앞으로도 변치않을 꿈, 자유로운 영혼...불혹 즈음 제2인생을 위한 방점을 찍고 제주땅에서 느릿~느릿~~. 하지만 뚜벅뚜벅 걸어가는 세 아이의 아버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