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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일 오후 경남 김해시 봉하마을에서 열린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5주기 공식 추도식에 참석한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이 추도사를 마친뒤 눈물을 훔치고 있다.
▲ 노 전 대통령 5주기, 눈물 훔치는 문재인 23일 오후 경남 김해시 봉하마을에서 열린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5주기 공식 추도식에 참석한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이 추도사를 마친뒤 눈물을 훔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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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님, 잘 지내고 계신지요?"

노무현 전 대통령의 서거 5주기를 맞아 김해 봉하마을에서 열린 추도식에서 추도사를 낭독한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노 전 대통령의 안부를 하늘로 물었다. 23일 오후 2시부터 노 전 대통령 묘역 옆 임시 무대에서 열린 추도식에는 일찌감치 1천개의 가설좌석이 꽉 찼다.

노란색 종이모자를 눌러 쓴 3천여명의 참석자들은 산중턱까지 들어찼다. 추도식장에는 도종환 의원의 노랫말에 가수 이승환씨가 곡을 붙여 부른 '함께 있는 우리를 보고 싶다'가 잔잔히 울려 퍼졌다. 본행사는 노 전 대통령의 부인 권양숙씨와 유족들이 사저를 떠나 추도식장에 들어서며 본격적으로 시작했다.

'사람사는 세상'이라는 주제로 열린 이날 추도식은 세월호 참사로 어린 목숨조차 지켜주지 못한 세상에 대한 반성과 원망이 가득했다. 공식 추도사(전문)에서 문 의원은 세월호 참사에 대한 쓴소리를 내뱉었다. 문 의원은 "세월호 참사는 대한민국의 맨 얼굴"이라며 "이윤을 앞세우는 부도덕한 탐욕들이 안전을 헌신짝처럼 내팽겨쳤다"고 꼬집었다.

특히 문 의원은 "대통령과 장관, 그리고 청와대 관계자들 모두가 사태를 수습하기는커녕 악화시킬 뿐 이었다"며 "박근혜 정부의 무능하고 무기력한 모습, 거기에 정부 관계자들의 안이한 행태들이 국민적 저항을 불러일으켰다"고 말했다.

문재인 "세월호 참사의 엄청난 희생은 명백히 정부의 책임"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5주기 공식 추도식이 열린 23일 오후 경남 김해시 봉하마을 대통령묘역에서 새정치민주연합 김한길-안철수 공동대표와 박영선 원내대표가 헌화하고 있다.
▲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5주기 추도식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5주기 공식 추도식이 열린 23일 오후 경남 김해시 봉하마을 대통령묘역에서 새정치민주연합 김한길-안철수 공동대표와 박영선 원내대표가 헌화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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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일 오후 경남 김해시 봉하마을에서 열린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5주기 공식 추도식에 새정치민주연합 김한길-안철수 공동대표와 박영선 원내대표, 통합진보당 이정희 대표와 오병윤 원내대표, 정의당 천호선 대표, 새누리당 원유철 류지영 의원, 그리고 정부측을 대표해 박준우 청와대 정무수석이 참석하고 있다.
▲ 노 전 대통령 5주기...봉하 찾은 여야 정치인 23일 오후 경남 김해시 봉하마을에서 열린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5주기 공식 추도식에 새정치민주연합 김한길-안철수 공동대표와 박영선 원내대표, 통합진보당 이정희 대표와 오병윤 원내대표, 정의당 천호선 대표, 새누리당 원유철 류지영 의원, 그리고 정부측을 대표해 박준우 청와대 정무수석이 참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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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문 의원은 규제개혁을 부르짖고 있는 박근혜 정부를 우회적으로 비판했다. 그는 "(노무현 정부는) 규제 완화 요구의 압박이 거세질 때에도 쉽게 물러서지 않았다"며 "안전, 인권, 환경을 위한 규제는 절대 완화할 수 없다고 쐐기를 받았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그는 "모든 규제는 악이 아니며 필요한 규제는 반드시 해야한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며 "세월호 참사의 엄청난 희생은 명백히 정부의 책임"이라고 강조했다. 문 의원은 "경쟁과 효율, 그리고 탐욕이 세상을 지배하고 있다"며 "이것이 바로 박근혜 대통령이 청산해야할 적폐"라고 말했다. 참석자들의 박수가 쏟아졌다.

노무현 장학생으로 올해 대학에 입학한 오재호(한양대)씨는 노 전 대통령의 변호사 시절을 바탕으로 만든 영화 <변호인>을 통해 새로운 노무현 정신을 이야기했다. 오씨는 "(영화 속) 대학생 진우처럼 불의한 상황에서 억울하게 고통받는 이웃이 있고, 우리는 그들과 함께 하는 송우석 변호사가 되어야 한다는 생각을 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대통령이 이룬 성과를 이어가고 이루지 못한 꿈은 이뤄가며 실패와 한계는 고쳐나가야 한다"며 "바다를 포기하지 않은 강물처럼 꿋꿋히, 당당하게 앞으로 나가겠다"고 다짐했다. 유족을 대표해서는 노 전 대통령의 아들 노건호씨가 짧게 참석자들에게 감사의 인사를 전했다.

추모곡 '함께 있는 우리를 보고 싶다' 뮤직비디오에 곳곳서 눈물

23일 오후 경남 김해시 봉하마을에서 열린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5주기 공식 추도식에서 노 전 대통령의 장남 건호씨가 추모영상을 보며 눈물을 훔치고 있다.
▲ 눈물 훔치는 노 전 대통령의 장남 23일 오후 경남 김해시 봉하마을에서 열린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5주기 공식 추도식에서 노 전 대통령의 장남 건호씨가 추모영상을 보며 눈물을 훔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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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도식에서는 노래 '함께 있는 우리를 보고 싶다'의 뮤직비디오가 처음으로 공개되기도 했다. 노 전 대통령을 그리며 노래를 불렀다는 가수 이승환씨의 말처럼 뮤직비디오는 노 전 대통령의 생전 영상으로 가득 채워졌다. 일부 참가자들은 뮤직비디오를 보며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

뮤직비디오 상영이 끝나자 참가자들을 다시 한번 일어나 '동지를 위하여'와 '상록수'를 함께 불렀다. '상록수'는 노 전 대통령이 생전에 즐겨 불렀던 노래로 알려져있다. 북한의 민족화해협의회와 6.15공동선언실천 북측위원회도 노 전 대통령을 추모하는 전통문을 보냈다.

전통문에는 "유가족들에게 깊은 추모의 뜻을 표한다. 남북관계 발전에 기여한 노 전 대통령의 공적은 민족사에 뚜렷한 자욱을 남기며 길이 전해지게 될 것"이란 내용이 담겼다.

한편 이날 추도식에는 참여정부 인사와 정치인들도 대거 모습을 보였다. 새정치민주연합에서는 김한길, 안철수 대표를 비롯해 박영선 원내대표, 문희상 전 국회부의장, 정세균 전 대표, 정동영 전 의원, 김두관 전 경남도지사, 양승조, 우원식, 김효석 최고위원 등 45명의 국회의원이 참석했다.

통합진보당에서는 이정희 대표와 오병윤 원내대표가, 정의당에서는 천호선 대표가 각각 자리했다. 새누리당에서도 원유철 의원 등이 참석했다. 영화 <변호인>의 양우석 감독과 제작자 최재원 대표도 참석해 눈길을 끌었다.


태그:#노무현, #봉하마을, #문재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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