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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대희 국무총리 내정자가 22일 오후 정부서울청사에서 총리 내정에 대한 입장을 밝히고 있다.
▲ 안대희 총리 내정자 입장 발표 안대희 국무총리 내정자가 22일 오후 정부서울청사에서 총리 내정에 대한 입장을 밝히고 있다.
ⓒ 권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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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보강 : 22일 오후 4시 11분]

청와대는 22일 '국민검사'로 불렸던 안대희(59) 전 대법관을 신임 국무총리에 내정했다.

민경욱 청와대 대변인은 이날 오후 박근혜 대통령 주재 수석비서관회의가 끝난 뒤 브리핑을 통해 "새 국무총리에 안대희 전 대법관을 내정했다"라며 "세월호 사고를 통해 드러난 우리 사회의 잘못된 관행과 공직사회의 적폐를 척결하고 새로운 대한민국을 위한 국가개조를 추진하기 위해서다"라고 말했다.

민 대변인은 "안대희 후보자는 대법관과 서울고검장, 대검찰청 중앙수사부장 등을 역임하면서 불법 대선자금과 대통령 측근 비리에 대한 성역 없는 수사 등을 통해 소신을 보여주었다"라며 "따라서 앞으로 공직사회와 정부 조직을 개혁하고 비정상의 정상화를 강력히 추진해 국가 개조를 성공적으로 수행할 분이라고 생각한다"라고 내정 배경을 설명했다.

안 후보자는 이날 <오마이뉴스>와 한 전화통화에서 "솔직히 좋아서 맡는 자리가 아니다"라면서 "마음이 어렵고 무겁다"라고 말했다.

대검 중수부장에다 대법관까지 지낸 안 후보자를 국무총리에 발탁함에 따라 박 대통령의 국정운영방향인 '비정상의 정상화'는 더욱 강화될 전망이다. 특히 그가 새누리당의 차기 대선주자로까지 거론됐음에도 불구하고 때 이르게 국무총리에 발탁한 데에는 세월호 침몰사고로 인한 여권의 위기의식이 반영됐다는 분석이 많다.

대검 중수부장 시절 대선자금 수사하면서 '국민검사' 애칭 얻어

경남 함안출신인 안대희 후보자는 지난 1975년 최연소로 사법시험에 합격한 뒤 재학중이던 서울대 행정학과를 중퇴했다. 노무현 전 대통령, 전효숙 전 헌법재판소 재판관, 김능환 전 중앙선거관리위원장이 사법시험 동기다.

안 후보자는 인천지검과 부산지검 특수부장, 대검 수사1·3과장, 서울중앙지검 특수 1·2·3부장, 서울고검 형사부장을 거쳐 노무현 정부에서 대검 중수부장을 맡았다. 대검 중수부장 당시 한나라당과 민주당의 불법 대선자금을 수사하면서 '국민검사', '안짱' 등의 애칭이 붙었고, 그의 팬클럽이 결성되기도 했다.

이후 안 후보자는 부산고검장과 서울고검장을 거쳐 지난 2006년 대법관에 임명됐다. 지난 2012년 7월 대법관에서 퇴임한 뒤 박근혜 대선후보 선거캠프의 새누리당 정치쇄신특별위원장을 맡았다. 하지만 한광옥 현 국민대통합위원장 영입문제를 계기로 박근혜 대통령과 갈등한 뒤 정치 일선에서 물러났다. 이어 지난해 11월 세무조사 과정의 공정성·투명성을 심의하는 국세청 세무조사감독위원장에 위촉됐다.

안 후보자는 지난 3월 30일 '청년리더양성센터 브릿지2.3'이 주최한 토크콘서트에 참석해 "지난 대선 때 박근혜 캠프에 참여하며 정치에 참여한 것을 나쁘지 않게 생각하고 후회하지 않는다"라고 말했다. 다만 한 학생이 '박근혜 정부를 위해 내각에서 일할 생각은 없느냐?"라고 묻자 "남은 생활 변호사 원로로서 봉사하며 지내겠다"라고 답했다.

"강직하고 청렴하다"... "야망이 크다는 점에서 정치적"

안 후보자는 검찰 안팎으로부터 "청렴하고 강직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그는 지난 2012년 9억9399만 원의 재산을 신고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그의 '권력지향성'을 언급하기도 한다.

전직 검사출신 한 인사는 "검찰 안에서 특수통으로 인정받긴 하지만 원래는 야심있는 사람이라는 평가가 있었다"라며 "검찰 재직 당시에도 그렇게 좋은 평판을 얻지는 못했지만 2003년 대선자금을 수사하면서 국민적 인지도가 크게 올랐다"라고 말했다.

이 인사는 "안 후보자는 (국민이 생각하는 것처럼) 개혁적인 성향이 아니고, 원래 새누리당 성향이다"라며 "처음부터 정치권으로 가기 위해 준비했다는 얘기가 있다"라고 전했다.

노무현 정부에서 근무했던 한 인사는 "안 후보자는 영리한 사람이다"라며 "본인은 비정치적이라고 얘기할지 모르지만 내가 생각할 때는 매우 정치적인 사람이다"라고 평가했다. 그는 "따르는 사람도 많고, 좋은 선배로 대우받는 등 검사출신치고는 양질이다"라면서도 "야망이 크다는 점에서 정치적인 인물이다"라고 일갈했다.

이 인사는 "대검 중수부장으로 있을 때 정권의 눈치를 보지 않고, 법률가로서 최고의 자리인 대법관에 오른 뒤에도 거기에 머물지 않고 정치권(새누리당)에 들어간 것은 그런 야망이 있기 때문이다"라고 분석했다.

이어 이 인사는 "안 후보자는 박 대통령이 충분히 쓸 수 있는 카드다"라며 "대선주자가 갑자기 될 수 없는 법이어서 그렇게(국무총리 정도는) 해야 대선주자 반열에 오를 수 있다"라고 말했다.

그는 "박 대통령은 1년짜리 총리를 생각하지는 않고 있을 것이다"라며 "다만 안 후보자가 야망이 있어서 이미지 관리를 하려고 하기 때문에 박 대통령이 한방 얻어맞을 가능성은 있다"라고 내다봤다. 그 이유와 관련, "박 대통령은 2인자가 설치는 것을 용납하지 않을테고, 안 후보자도 호락호락하지는 않을 것이기 때문에 서로 부딪힐 가능성이 있다"라고 설명했다.

앞서 언급한 전직 검사도 "안 후보자는 남 밑에서 맞출 스타일은 아니다"라며 "그런 점에서 박 대통령이 껄끄러울 수도 있다"라고 내다봤다.


태그:#안대희, #국무총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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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0년 전남 강진 출생. 조대부고-고려대 국문과. 월간 <사회평론 길>과 <말>거쳐 현재 <오마이뉴스> 기자. 한국인터넷기자상과 한국기자협회 이달의 기자상(2회) 수상. 저서 : <검사와 스폰서><시민을 고소하는 나라><한 조각의 진실><표창원, 보수의 품격><대한민국 진보 어디로 가는가><국세청은 정의로운가><나의 MB 재산 답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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