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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에 갇힌 정홍원 총리 '세월호 침몰사고'에 대한 정부 대응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며 20일 새벽 실종자 가족 일부가 "청와대로 가자"며 전남 진도실내체육관을 출발했다. 이 과정에서 실종자 가족들과 면담을 한 정홍원 국무총리가 돌아가지 못한 채 3시간 가까이 차안에 머무르며 항의를 받았다.
▲ 차에 갇힌 정홍원 총리 '세월호 침몰사고'에 대한 정부 대응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며 20일 새벽 실종자 가족 일부가 "청와대로 가자"며 전남 진도실내체육관을 출발했다. 이 과정에서 실종자 가족들과 면담을 한 정홍원 국무총리가 돌아가지 못한 채 3시간 가까이 차안에 머무르며 항의를 받았다.
ⓒ 권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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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보강 : 22일 오후 10시 41분]

우왕좌왕.
세월호 침몰사고 발생 후 드러난 정부의 재난관리체계 '민낯'을 정리하면 이렇다.

사고 발생 후 수립된 대책본부만 지방자치단체를 포함 10여 개를 넘어섰다. 범부처 차원의 대책본부가 꾸려진 뒤에도 실책은 계속됐다. 사고 발생 7일째인 22일에는 발견된 외국인 시신의 승선자 명단 수록 여부를 놓고 또다시 논란이 일고 있다.

이처럼 정부의 허술한 대처에 국민의 분노가 쏟아지자 정치권도 한목소리로 비판하고 나섰다. 심재철 새누리당 최고위원은 지난 21일 "어제도 정부 발표가 오락가락했는데 당국은 제발 책임자를 지정하고 100% 검증된 정보만 제공하라"고 질책했다. 정우택·유기준 최고위원도 중앙대책본부가 제대로 된 컨트롤타워 역할을 못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국회 안전행정위원회 새정치민주연합 간사인 이찬열 의원은 22일 원내대책회의에서 "이번 세월호 침몰 후 안행부는 컨트롤타워의 역할을 포기했고 무능과 우왕좌왕뿐이었다"라며 "대형 재난사고의 대처와 수습에서 드러난 무능하기 짝이 없는 정부에 국민의 원망과 분노는 커질 수밖에 없다"고 짚었다.

그러나 정부의 재난관리체계가 이처럼 무너진 것에 대해 국회의 책임도 적지 않다. 현재 질타의 대상이 된 안전행정부에 재난관리체계 관리 권한을 별다른 고민 없이 넘겨준 것이 지금의 국회기 때문이다.

전문가 대신 행정관료 중심 대책본부에 지휘체계 혼선까지

현재 국가 재난상황을 총괄 수습·지휘해야 할 정부 부처는 안전행정부다. 이찬열 의원은 이날 "박근혜 정부 출범 당시 국민의 안전을 중요시 한다는 점에서 기존의 행정안전부를 우여곡절 끝에 안전행정부로 이름을 변경하고, 중앙재난안전본부의 차장을 소방방재청장에서 안전행정부 제2차관으로 올 2월 달에 변경했다"라며 이 점을 지적했다.

안행부 역시 지난 2013년 대통령 취임 당시 업무보고에서 국가 재난 발생시 '컨트롤타워'인 중앙재난대책본부 중심의 통합재난대응시스템을 구축해 상황 발생 초기부터 부처 간의 긴밀한 협력, 신속한 상황 판단 및 대응을 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그러나 이번 사고에서 안행부의 구상은 '침몰'했다. 사고 발생 당시부터 탑승자·구조자 숫자 집계조차 제대로 하지 못하는 등 기초부터 실패했다.

안행부가 이처럼 제 역할을 하지 못한 것은 비전문성 때문이라는 지적이 많다. 재난전문가가 아닌 행정관료 중심으로 중앙재난대책본부가 꾸려져 있기 때문이다. 그 전에는 소방방재청장이 중앙재난대책본부 2차장을 겸임하며 재난상황에 대응해왔다. 그러나 이번 세월호 침몰사고 때는 안전 관련 업무경력이 없는 이경옥 안행부 2차장이 중앙재난대책본부 2차장을 맡았다.

이 같은 상황이 벌어진 것은 법이 바뀌어서다. 지난해 6월 27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재난 및 안전관리기본법 일부개정법률안(이하 재난관리기본법)'에 따라, 세월호 침몰사고와 같은 '사회재난'은 안전행정부가 맡고 기존의 소방방재청은 '자연재해'만 담당하도록 됐다. 이는 '재난관리기본법'과 함께 개정된 시행령 제15조 '중대본부의 구성'에 따라 규정됐다.

앞서 자연재난·인적재난·사회적 재난 등으로 구분되던 재난유형을 2개로 통합·단순화하고 국가적 재난을 총괄 대응하기엔 '청(소방방재청)' 단위 조직으로는 한계가 있다는 이유 때문이었다. 결과적으로 '사회재난'만큼은 안행부가 일원화해 총괄 관리하겠다는 취지였다.

그러나 허점이 있었다. 2004년 발족 이후 재난·재해상황을 주도적으로 대응한 소방방재청의 역할을 제한한 것은 물론 지휘계통상 혼선이 초래할 수 있다는 부분은 부각되지 않은 것이다.

실제로 국회 입법조사처는 2013년 11월 '이슈와 논점' 리포트를 통해 "(개정안은) 중앙재난대책본부장이 중앙사고수습본부를 지휘하도록 하는데 이것은 조직관리상 동일한 지위에 있는 장관이 다른 장관을 지휘할 수 있도록 한 것"이라며 "실질적으로 장관이 다른 부처 장관을 명령체계에 의해 지휘한다는 것은 쉽지 않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또 "중앙사고수습본부장(재난주관기관의 장)이 지역재난안전대책본부를 지휘할 수 있도록 하였으나 사고수습에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는 중앙 및 지역 긴급구조통제단(소방방재청장 및 소방서장)은 중앙재난대책본부(안행부 장관)의 지휘를 받게 해 사고수습의 효율적 관리가 여전히 문제가 될 수 있다"고 꼬집었다.

전문가들의 의견도 다르지 않다. 이재은 충북대 행정학과 교수는 지난 21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과거에는 소방방재청장이 중앙재난대책본부의 차장으로서 본부장을 보좌하게 돼 있는데 지난해 (재난관리기본법이) 개정되면서 사회재난은 안행부 2차관이 차장을 맡게 했다"라며 "왜 이렇게 복잡하게 만들었는지 상당히 학회에서도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던 부분"이라고 비판했다.

하지만 국회에서는 이 같은 문제점에 대한 논의가 없었다. 소관 상임위인 국회 안전행정위원회는 지난해 6월 각각 두 차례 전체회의와 법안심사소위를 열었지만 재해의 범위와 종류, 소방방재청과 중복 업무 우려 등이 주된 논의였다. 이후 재난관리기본법은 정부안과 의원 발의안을 병합 심사한 위원회 대안으로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재석 의원 216명 중 찬성 의원 214명, 기권 2명으로 압도적인 가결이었다. 찬반토론 역시 없었다.

국회가 국가 재난관리체계를 바꾸는 입법 논의를 허술하게 했다는 비판을 받을 수밖에 없다.

박원석 "안일하게 찬성표 던졌다, 통절히 반성한다"

세월호 침몰사고에 대한 국회의 책임을 반성하는 의원도 나왔다. 박원석 정의당 의원은 지난 21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재난관리기본법은) 재난대응시스템의 정부책임 및 총괄조정 기능을 높이고 체계화 한다는 취지에서 종래 소방방재청이 맡고 있던 재난대응 지휘체계와 총괄조정 책임을 안전행정부로 격상시켜 일원화하는 것이었다"라며 "(그러나) 결과적이지만 이 법 개정이 화를 키웠다"라고 글을 남겼다.

그는 구체적으로 "소방방재청의 재난·재해대응 경험과 노하우는 (법 개정으로) 단절됐다"라며 "현장을 모르는 안행부 고위관리들이 자리를 채운 중앙재난대책본부는 무능하고 부실하기 짝이 없고 정부 내 소통조차 하지 못했다, 위기관리·대응 시스템의 총체적 부실이 확인됐다"고 비판했다.

또 "저 또한 당시 본회의 표결에서 찬성표를 던졌음을 확인했다"라며 "부주의했다, 안일했다, 결국 이 시스템 붕괴의 공범이 돼 버렸다, 통절히 반성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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