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서울시교육청이 공문시스템으로 안내한 15일 행사엔 정몽준 등 새누리당 서울시장 후보 3명만 참석했다. 행사 주최쪽이 새누리당 후보들과 함께 '화이팅'을 외치고 있다.
 서울시교육청이 공문시스템으로 안내한 15일 행사엔 정몽준 등 새누리당 서울시장 후보 3명만 참석했다. 행사 주최쪽이 새누리당 후보들과 함께 '화이팅'을 외치고 있다.
ⓒ 윤근혁

관련사진보기


"사기급식 박원순 (서울)시장은 나쁜 시장이다. (민주진보 진영 서울시교육감 후보로 나온) 조희연 후보가 일하는 성공회대는 좌익 아이들을 키워내고 있다." 

15일 오후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한국교총)와 공교육살리기학부모연합(공학련)이 연 '학교급식 정상화를 위한 대토론회'에서 나온 발언이다. 두 단체는 보수교육감 단일화 운동을 벌이고 있다.

"세 분 중에 한 분이 되셔야"... 선거법 위반 논란일 듯

이날 정치성 행사에 대한 서울시교육청의 협조와 공식 토론자들의 발언 내용에 대해서는 교육시민단체들이 고발을 검토하고 있어 선거법 위반 논란이 일 것으로 보인다.

앞서 서울시교육청은 이례적으로 지난 11일 공문시스템을 통해 서울지역 1300여 개 초·중·고에 이날 행사를 공식 안내했다. (관련기사 :서울교육청, '무상급식 반대 단체' 심부름했다)

이날 오후 2시 45분 서울시의회 서소문청사 후생동 4층 강당. 행사 시작을 5분 넘긴 상태에서 사회자의 안내 발언이 울려 퍼졌다.

"새누리당 (서울시장) 후보들이 두 분이라도 오신 뒤에 시작하겠습니다."

오후 2시 48분 정몽준 후보가 행사장을 찾았다. 먼저 행사장을 찾은 김황식, 이혜훈 후보 곁에 정 후보가 착석을 하자 주최 측은 행사를 시작했다.

안양옥 한국교총 회장은 인사말에서 "지난 4년간 무상급식이 공교육을 엉망으로 만들어놓았다"면서 "서울시장님으로 누가 되시든…. 세 분에게 큰 박수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이경자 공학련 상임대표도 "반드시 세 분 중, 한 분이 (서울시장이) 되셔야 우리나라가 산다"고 거들었다.

서울시교육청의 공문시스템 안내를 받고 출장 온 교직원들을 비롯한 참석자 100여 명이 일제히 박수를 쳤다.

이어 새누리당 서울시장 후보 세 명이 차례대로 마이크를 잡았다. 후보 가운데 마지막으로 무대에 오른 정몽준 후보는 "학교급식을 학교 당사자들이 정하게 해야지, 시장이 아는 사람을 통해서 (계약) 하도록 하면 안 되겠죠?"라고 물은 뒤 "다들 투표에 참여하신다면 좋은 시장이 뽑힐 것"이라고 밝혔다. 

정 후보가 발언을 마치자 주최 측은 무대 앞으로 세 후보를 모두 나오게 한 뒤, 사진 촬영을 시작했다. "파이팅!"이란 구호를 함께 외치기도 했다.

15일 학교급식 관련 토론회에 참석한 새누리당 서울시장 후보들.
 15일 학교급식 관련 토론회에 참석한 새누리당 서울시장 후보들.
ⓒ 윤근혁

관련사진보기


사진을 찍은 뒤 정 후보는 "저희들이 있으면 도움이 안 돼서..."란 말을 남기고 행사장을 빠져 나갔다. 다른 두 후보도 함께 나갔다.

이날 공식 발언자 가운데 한 명인 서희식 서울자유교원조합 위원장은 선거법 위반 의혹을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현재 서 위원장은 서울지역 한 학교의 현직 교사다. 그가 준비한 프리젠테이션 자료에는 이런 글도 적혀 있었다.

"'전면무상급식'이란 선거쟁점 선점효과 극복해야... 친환경 사기급식 폭로로 선거쟁점 선점에 대비해야."

"아름다운재단, 종북 활동하는 사람에게 13억 지원"

서 위원장의 발언은 거침이 없었다. 그는 "현재 서울의 급식은 무상급식을 빙자한 사기급식이며 따라서 박원순 시장은 나쁜 시장"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그는 갑자기 "지금 애들(학교비정규직노조)이 노조를 만들려고 한다"며 "학교 도서관에는 전태일, 김구와 같은 엉뚱한 사람들 책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민주진보 서울교육감 단일후보인) 조희연 교수가 있는 성공회대, 여기에서 좌익 사고를 가진 아이들이 커 가고 있다"면서 "(박 시장이 관여했던) 아름다운재단도 종북활동을 하는 사람들에게 13억 원을 지원했다"고 주장했다. 

참석자들은 일제히 박수를 쳤다. 박원순 시장 비판 발언 뒤에는 "미친×× 아니냐"라고 욕설을 내뱉은 이도 있었다. 

15일 행사장 무대 화면에 떠 있는 선거운동 관련 화면.
 15일 행사장 무대 화면에 떠 있는 선거운동 관련 화면.
ⓒ 윤근혁

관련사진보기


안양옥 한국교총 회장은 "행사가 새누리당 정치행사처럼 보인다"는 물음에 "오늘 정치인들이 오는 줄 몰랐다"면서 "내 발언도 세 분 중 한 명이 시장이 되길 바란다는 뜻이 아니라, 새누리당 단일 후보로 당선되길 바란다는 뜻이었다"고 해명했다.

진보성향 교육시민단체 관계자는 이날 행사의 선거법 위반 의혹을 가리기 위해 "고발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덧붙이는 글 | 인터넷<교육희망>(news.eduhope.net)에도 보냅니다.



태그:#서울교육청 정치 행사
댓글24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오마이뉴스에서 교육기사를 쓰고 있습니다. '살아움직이며실천하는진짜기자'가 꿈입니다. 제보는 bulgom@gmail.com


독자의견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