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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연재는 '오픈테이블 : 일상폴폴2014'에서 열리는 테이블들 중에서 시민이 관심가질 만한 테이블들을 소개한다. 주거나 일자리뿐 아니라 우리 일상에서 부딪히는 작은 공간에 관한 문제에 이르기까지 우리 삶에 영향을 미치는 정책들에 관한 보통 사람들의 생각을 이어간다. '오픈테이블' 행사는 오는 3월 18일부터 21일까지 4일간 열린다. 시민들이 직접 의제를 등록하고 카페 등 일상의 공간에 모여 정책을 만들어보는 컨퍼런스 형식으로 진행된다... <기자주>

오픈테이블 박승배 처장
▲ 오픈테이블 박승배 처장
ⓒ 하승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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걷고 싶은 도시만들기 시민연대(도시연대)에서 일한 지 8년이 된 박승배 사무처장은 대학원에서 사회학을 전공하다 방향을 시민단체로 바꾼 사람이다. 2002년 전공인 도시사회를 공부하다 현장의 경험적인 이야기가 중요하다는 전문가들의 조언을 듣고 관련 단체를 검색하다 시민연대를 알게 돼 관계를 맺었다고 한다. 처음엔 회원활동을 하다가 빈 상근자 자리를 차고 들어간 것이 척 직장이 된 셈. 지금까지 이곳에서 근무하고 있다. 아, 논문도 못 쓰고 공부는 중단했다.

- 도시에서의 교통문제, 보통은 자동차가 얼마나 잘 소통되게 하느냐, 출퇴근이 원활할 수 있는 대중교통시스템은 무엇이냐는 등에 관심이 많은데 다른 의제에 눈을 돌리는 이유가 있나.
"도시공간에서 교통의 주제는 효율성과 속도인데, 도시공간의 특성상 그것들을 포기하기는 힘들다. 그러나 시민들이 일상생활을 하는 마을이나 동네의 생활권에서는 그 효율성과 속도가 사람들의 안전을 위협하는 등 피해를 주기도 한다. 그래서 과거에는 효율성과 속도를 제어하고 주민들을 보다 안전하게 보행하게 하는 것에 관심이 있었다.

서울같은 경우 보행안전에 대한 의식이 나아져서, 간선도로까지도 정비는 잘 되어 있는 편인데, 이면도로나 마을 생활권에서는 여전히 열악한 조건이다. 사실 마을단위는 라이프스타일이 보행중심으로 이루어진다. 자동차가 없어도 되는 도시, 보행을 통해 생활을 영위할 수 있는 라이프스타일의 변화나 문화가 가능하도록 공간이 설계되고 만들어지면 그런 불편을 느끼지 않아도 된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요즘은 그래서 생활권에서 '보행'이라는 교통수단으로 이동이 가능한 도시공간의 문제에 더욱 집중하게 된다."

- 서울이라는 공간으로 확대해서 보면 어떤 점을 생각해볼 수 있나?
"버스와 지하철, 마을버스 등 대중교통의 환승시스템을 고려하면 서울은 교통시스템이 잘 되어 있는 편이다. 그러나 여전히 보행이라는 관점에서  교통수단에 대한 의존도가 자동차 중심으로 돼 있는게 문제이다. 도심부는 그 도시의 역사성과 문화, 정체성이 드러나는 공간이기 때문에 보행 등을 통한 소통을 생각해 볼 수 있는데, 자동차로 인한 혼잡은 그 소통을 어렵게 한다. 최소한 도심부에서라도 자동차 운행이 제어되도록 하는 것이 필요하다."

- 경전철문제는 여전히 논란이 되고 있는 것 같은데?
"교통수송의 분담문제가 합리적으로 계산되어야 하는데 그렇지 못한 부분이 있는 것 같다. 서울시의 설명과 달리 여전히 개발 차원의 문제로 보인다. 함부로 이야기 하긴 어렵지만 버스운영시스템을 공영으로 운영하는 방법 등 다른 대안적 방법도 생각해 볼 수 있겠다. 그런데 경전철이 상대적으로 강조되는 것 같다."

- 과거에 보행권조례제정 운동을 한 적이 있는데.
"보행을 중요하게 본 계기는 도시공간의 구성에 대한 관심에서 출발했다. 도시가 사람보다 자동차가 원활하게 소통되는 방식으로 설계돼 있다보니 사람이 자동차의 통행을 피해야 하는 불편함이 있더란 것이다. 그 대표적인 경우가 세종로 사거리였다. 여기서 장애인 이동권처럼 보행도 권리라는 생각이 미쳤고, 보행권이라는 개념과 함께 보행조례를 만드는 것까지 갔다."

- 그러고 나서 세종로 사거리에 횡단보도가 생겼다.
"보행조례를 통해 서울시보행기본계획이 작성됐고 기본계획에 근거한 것이었다. 제도와 시민운동이 서로 반응한 결과로 의미있는 사례이다.  당시 처음에는 세종로 4거리 중에 한군데만 만들어 주었다. 당시에는 근무하고 있지 않아서 얘기만 들었지만, 세종로 사거리에 처음 생긴 횡단보도 하나가 곧 사거리 모두에 생기고, 사람들이 이를 통해 끊어졌던 세종로를 잇게 되자, 연이어 안국동의 육교를 비롯해 사람들이 이동을 불편하게 만드는 시설들이 사라지고 횡단보도가 많이 생겼다는 것이다. 도심들의 공간이 이어지게 됐다. 세종로에서 인사동, 삼청동, 북촌등까지 전부 걸을 수 있게 된 것이다."

보행 중심 영국마을이 눈길을 끄는 이유

- 마을로 좁혀서 말하자면 생활권이라는 공간에서는 이동하는데 보행이 중요한 수단이므로 , 여기에 맞는 도시공간, 마을공간의 구성과 연관해서 교통정책을 펴야 한다는 이야기가 되겠다.
"동네는 교통정책에서는 사각지대였던 셈인데, 교통약자이동편의 증진법이나 보행기본법 등이 제정되며 몇 가지 정책적 시범사업들이 시도되었다. 가령 보행우선구역사업이라는 것이 진행되기도 했는데, 관련된 시설물을 설치하고 정비하는 것에 머무는 한계가 있다.

주거지에서 보행과 관련한 정책을 성공적으로 운영하기가 어려운 일인데 보행환경은 시설물에 국한된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일단 마을 내에 자동차의 수가 압도적으로 많다. 보행을 위한 보도개선 등 시설물을 설치해도 일터에 나갔다 돌아온 자동차에 그대로 덮여 버리기 일쑤다. 주차면을 하나 조성한다 하더라도 이게 어디에 설치되냐에 따라 가게 매출이 달라지기 때문에 마을의 물리적 환경을 개선하는 과정에서도 주민들의 이해관계가 충돌하고 갈등도 발생하게 된다. 이런 저런 상황을 고려하면 차라리 영국과 같은 사례가 눈길을 끈다.

영국의 경우 오히려 보행안전시설물을 최소화시켜서 보행자와 차량이 교감이라고 해야 하나 서로 주의하게 하면서 다니게 만든다. 동네에서는 최소한의 표지판만 둔다. 보차구분을 통해 자동차와 보행자 공간을 따로 구획하지 않고 자동차 운행에 따른교통시설물을 최소화한다.당장 어디에서 사람이 나올 지 모르기 때문에 상당히 주의해서 운전하게 되고 결국, 교통상황을 더 안전하게 만들게 된다."

- 구체적으로 실현가능하게 하려면?
"일례로 교통법규에는 교통신호가 없는 횡단보도에서 보행자가 우선한다는 조항 등이 있는데 사문화된 지 오래다. 우선 법제도에서 보행과 관련한 부분들을 재검토하고 회생하여 실효성을 갖추게 해야 한다.

그 다음으로 교통문제에 대한 주민자치역량을 존중해야 한다. 그래서 마을의 교통문제를 검토하고 교통시설물에 대한 신설 혹은 보완 등의 주민 요청이 있을 때 민원상황에 대한 정보를 공유하고 함께 대응하는 거버넌스원칙 등을 준수하는 것이 우선이다.

또한, 도로시설물이나 교통시설물을 설치할 때 보행자를 위한 세심한 배려를 해야 한다. 시설물 시공수준이 문제일 수도 있고 계획과 설계, 시공, 감리에 이르는 모든 과정에서 보행자를 배려하기 위한 주의력이 높아져야 한다. 보행의 수평이동이 가능하게 하는 설계와 동선계획, 가로시설물의 올바른 배치를 통한 보행로 확보 등 많은 부분에 있어 보행자 중심으로 원칙이 연구돼야 한다.

법제도의 정비와시설물의 설치기준 마련 등의 내용 외에 이용자 스스로 변화하기 위해 노력해야 하는 부분도 많다. 간선도로의 혼잡 등을 이유로 마을을 통과해 운행하는 경우가 있는데 운전자 개인의 노력으로 마을을 통과하는 자동차의 수를 줄일 수 있다. 자동차의 운행이 줄어들면 줄어들수록 마을을 더 쾌적하고 안전해진다.

자동차 중심으로 생각하면, 아무래도 보행 가능한 영역 밖의 것들에 대해 쉽게 생각할 수 있다. 마을에서의 생활은 줄어들게 되고, 멀리 가서 장보고, 문화생활을 즐기는 것이 자연스럽다. 보행을 중심으로 생각하면 보행 가능한 영역 안의 것들에 대해 쉽게 생각하게 된다. 마을에서의 생활을 어떻게 즐길지, 이웃들과 누릴 수 있는 문화는 무엇이고 어떤 것이 있는지 생각하게 된다. 절로 마을의 경제생태계가 활성화가 되고 무관심 속에 있던 마을 곳곳의 공간이 회복된다. 마을을 중심으로 정주의식과 장소에 대한 애착이 형성돼 더 많은 권리를 요구하고 책임 있는 행동을 하게 된다. 보행 중심으로 생활권의 공간을 상상하면 동네가 바뀐다. 살기좋은 도시를 만들 수 있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오픈테이블:일상폴폴 홈페이지에도 실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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