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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정치민주연합 김한길-안철수 공동창당준비위원장이 18일 오후 경기도 수원 실내체육관에서 열린 경기도당 창당대회에 나란히 참석해 대화하고 있다.
▲ 경기도당 창당대회 참석한 김한길-안철수 새정치민주연합 김한길-안철수 공동창당준비위원장이 18일 오후 경기도 수원 실내체육관에서 열린 경기도당 창당대회에 나란히 참석해 대화하고 있다.
ⓒ 남소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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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보강 : 18일 오후 6시 30분]

새정치연합이 민주당과 함께 창당할 '새정치민주연합' 정강·정책에 '6·15 남북공동선언과 10·4 남북정상선언 등을 존중·승계한다'는 내용을 뺄 것을 제안해 논란이 예고되고 있다. 민주당 내부에서는 "통일의 이정표를 낡은 것으로 치부하는 게 새정치냐"라며 반발 움직임이 일고 있다.

민주당과 새정치연합은 18일 정강·정책분과위원회 회의를 열고 '새정치민주연합' 정강·정책 초안 작성 논의에 착수했다. 이 과정에서 새정치연합 측은 민주당 정강·정책에 담겨 있는 6·15 선언과 10·4 선언 승계 내용을 제외하자고 주장했다.  새정치연합은 "소모적 논쟁을 피하기 위함"이라고 설명했다.

새정치연합 측 정강정책분과위원장인 윤영관 정책네트워크 내일 이사장은 "과거의 소모적, 비생산적인 이념 논쟁은 피하는 게 좋다, 가장 중요한 것은 민생"이라며 "그래서 이념논쟁 식의 어떤 이야기들이 나올 소지가 있는 것은 가급적 집어넣지 않았다"라고 밝혔다.

논란이 불거지자 금태섭 새정치연합 대변인은 이날 오후 브리핑을 열고 "7·4 남북공동성명부터 시작해 여러 사건이 있는데 어떤 건 쓰고 어떤 건 안 쓰면 불필요한 오해가 있어서 쓰지 말자는 입장"이라며 "(두 선언을) 계승하지 않겠다거나 남북대화의 노력을 존중하지 않겠다는 게 아니"라고 진화에 나섰다.

'6·15 공동선언과 10·4 남북정상선언 계승'을 빼는 대신 새정치연합 측이 제안한 것은 ▲튼튼하고 미래지향적 안보 ▲ 세계로 뻗어가는 평화외교 ▲ 남북협력을 통한 과정으로서의 통일 등이다. "안보를 강조하자는 입장에서 '튼튼한 안보'를 맨 처음에 뒀다"는 설명이다.

또 새정치연합 측은 대한민국 임시정부와 4.19 혁명, 5.18 광주민주화 운동, 6월 항쟁 등 역사적 사건을 제외하고 "산업화와 민주화에 성공한 긍정적인 역사"라는 표현을 넣자고 요구했다. 이에 대해 금 대변인은 "어떤 사건은 넣고 어떤 사건은 빼면 불필요한 오해가 생길 수 있다, 소모적 이념 논쟁은 건강하지 않기 때문"이라며 "존중하지 않아서 뺀 게 아니"라고 해명했다.

그러나 논란은 잦아들지 않았고 결국, 새정치연합은 "4.19 혁명이나 5.18 민주화 운동에 대한 역사적 평가에 전혀 이견이 없고 그 정신을 계승해 나갈 것"이라며 "정강정책 전문에도 명시하기로 했다"라고 기존 입장에서 선회했다.

민주당 내부 부글부글... "이게 새정치냐"

이에 대해 민주당 측 변재일 공동분과위원장은 "근본적으로 어떤 게 바람직한지 논의하자는 것이고, 7·4 남북공동성명까지 포함해 남북간 합의 정신을 존중하자는 것 아니겠냐"라며 "양측 지도부에 보고하고 논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협상 당사자는 논의가능성을 열어 두고 있지만 민주당 내부에서는 '민주당 대북 정책의 뿌리'로 여기는 6·15 선언과 10·4 선언이 승계돼야 한다는 입장이 지배적인 상황. 만일 새정치연합 측 의견이 반영돼 정강정책에서 해당 내용이 삭제될 경우 상당한 후폭풍이 일 것으로 보인다.

당장 민주당 내에서 반발 목소리가 불거지고 있다. 박지원 의원은 <오마이뉴스>와의 통화에서 "6·15 선언과 10·4 선언은 민주당의 정체성이다, 반드시 정강정책에 포함돼야 한다"라며 "논쟁을 피하려고 거론하지 않는다? 그렇다면 앞으로 논쟁적인 사안은 모두 피해버릴 거냐"고 꼬집었다.

민주당 내 혁신 모임인 '더 좋은 미래' 소속 김기식 의원은 이날 자신의 트위터에 "산업화와 민주화 모두를 긍정적인 역사로 평가하자면서, 남북화해와 교류협력, 한반도평화와 통일의 이정표가 된 역사적인 6·15, 10·4 선언을 계승하자는 것을 낡은 것이라고 치부하는 것이 새정치냐"라며 "차별화의 강박관념이 번지수를 잘못 찾은 듯 하다"라고 비판했다. 이어 "'6·15, 10·4 선언을 계승한다'는 것이 소모적인 이념논쟁의 대상인가, 그건 새누리당의 입장"이라며 "민생을 강조하기 위해 삭제한다는 말은 무슨 궤변이냐"라고 일갈했다.

김연철 인제대 통일학부 교수도 자신의 페이스북에 "안철수 측의 6·15와 10·4 부정은 충분히 예상되었던 참사"라며 "자신들(안철수 측)이 지난 대선에서 발표한 대북정책 공약과 이 입장이 어떻게 양립가능한지 묻고 싶다"고 비판했다. 김 교수는 "6·15와 10·4는 7·4 남북공동성명과 1991년 남북기본합의서의 진화 발전된 형태고, 남북관계에서 풀어 나가야 할 과제들의 방향과 쟁점, 그리고 방법에 관한 합의"라며 "그것을 부정하면 남북관계의 역사적 합의 모두를 부정한다는 뜻"이라고 강조했다.


태그:#6.15 선언, #10.4 선언, #안철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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