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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대통령이 임기 내 함께할 한국은행(아래 한은) 총재로 이주열 전 한은 부총재를 선택했다. 이에 따라 국회에서는 빠르면 다음 주부터 이 내정자에 대한 인사청문회 절차에 들어갈 전망이다.

민경욱 청와대 대변인은 3일 "박근혜 대통령이 이주열 전 한국은행 부총재를 새 한국은행 총재로 내정했다"고 밝혔다. 청와대는 이날 이 내정자에 대해 "판단력과 국제금융시장에 대한 식견, 감각을 갖췄으며 합리적이고 겸손해서 조직 내 신망이 두터워 발탁했다"고 설명했다.

이 내정자는 이날 오후 한은 소공별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중요한 시기에 중책을 맡게 되어 막중한 책임감을 느낀다"면서 "한국은행에 요구되는 역할을 올바로 수행해서 국가발전에 이바지할 수 있을지 끊임없이 고민하고 연구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한은 총재로서의 계획이나 포부에 대해서는 "청문 과정에서 소상히 밝힐 기회가 있을 것"이라면서 말을 아꼈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 내정자가 3일 오후 서울 소공동 한은 별관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 내정자가 3일 오후 서울 소공동 한은 별관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 김동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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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열 내정자, 한은 요직 두루 거친 통화정책 전문 '한은맨'

이 내정자는 지난 1977년 한은에 입행해 35여 년간 해외조사실장, 조사국장, 정책기획국장, 부총재보, 부총재 등 주요 보직을 차례로 역임한 '한은맨'이다. 지난 2008년 금융위기 당시에 통화신용정책 부총재보를 맡았던 통화정책 전문가기도 하다.

친정부 인사가 내려올 것이라는 예상과 달리 4년 만에 친정 출신 총재가 임명되자 한은에서는 크게 반기는 분위기다. 한 한은 관계자는 "전문성은 물론이고 합리적인 성격이라 중앙은행 독립성을 지키면서도 통화정책을 유연하게 이끌 수 있는 인물"이라고 평했다.

이 내정자는 부총재 재직시 금융통화위원회 결정에서 소수의견을 내지는 않았지만 퇴임사에서 김중수 현 총재와 마찰을 빚으면서 주목을 받기도 했다. 김 총재가 단행했던 능력위주의 인사를 정면으로 비판했기 때문이다.

그는 김 총재가 참석했던 지난 2012년 퇴임식에서 "60년 역사의 전통이 하루아침에 뒤집히는 것을 보고 많은 이들이 혼란에 빠져있다"며 "글로벌과 개혁의 흐름에 오랜 기간 힘들여 쌓아온 과거의 평판이 외면되면서 적지 않은 사람들이 마음의 상처를 입었다"고 말했다. 이 일화를 두고 '할 말은 하는' 성격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이 내정자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개인적으로 더할 나위 없는 영광"이라고 짧은 소감을 밝혔다. 이어 "한은 총재 청문 절차가 남아있기 때문에 우선 청문회 준비에 주력을 하겠다"면서 기자들에게 별도의 공식 질문은 받지 않았다.

지난 2012년 개정된 한은법에 따르면 한은 총재는 임명 전에 국무회의 심의 및 국회 인사청문회를 거치도록 돼 있다. 이 내정자가 국회청문회를 통과해 취임하면 박 대통령의 임기가 끝나는 2018년 3월까지 총재직을 맡게 된다. 청와대는 청문회 자료가 준비되는 대로 이번 주 내에 국회에 인사 청문을 요청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김중수 현 한은 총재의 임기는 이번 달 말까지다.

이 내정자는 회견장을 벗어나며 한 기자가 던진 '시장에서 '매파(물가안정 중시)' 총재라는 평이 있는데 정책 공조를 어떻게 할 것이냐'는 질문에는 "그건 (두고) 보시죠"라고 답했다. 그는 이어 "제가 부총재일 때는 부총재가 당연직 금통위원이기 때문에 한국은행의 입장을 대변했던 것"이라고 덧붙였다.


태그:#이주열, #한국은행, #한은, #총재, #한은총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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