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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고에 다니는 딸이 만들어 준 그림 생일 카드
 여고에 다니는 딸이 만들어 준 그림 생일 카드
ⓒ 강미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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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일날 아침, 딸의 깜짝 선물에 감동한 하루였습니다. 해마다 이 아이는 엄마의 생일에 손수 그린 그림 생일카드와 정성 가득한 선물을 하는데요. 올해도 아니나 다를까? 아침에 눈을 떠보니 아이가 엄마를 위해 무엇을 만들고 있었습니다.

    아침 일찍 딸이 무엇을 부지런히 만들어 있었어요.
 아침 일찍 딸이 무엇을 부지런히 만들어 있었어요.
ⓒ 강미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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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를 위해 상큼한 딸기 케이크를 만든다고 분주 하더군요. 요리학원을 다닌 적도 없고 변변찮은 빵 굽는 오븐도 없는데요. 나름대로 인터넷을 뒤져가며 연구하고 집에서 밥해 먹는 전기 압력 밥솥으로 빵을 만듭니다.

     딸기 케이크를 만드는 과정입니다.
 딸기 케이크를 만드는 과정입니다.
ⓒ 강미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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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의 케이크 만드는 과정을 지켜보았는데요. 우선 버터를 녹여 달걀과 혼합을 하네요. 버터와 계란 세 개를 거품기로 한참 저어요. 그리고 머핀 혼합 가루를 함께 섞습니다. 매일 우리에게 맛있는 잡곡밥을 만들어 주는 압력 솥에 위에 반죽한 것을 넣습니다. 전기 압력 밥솥은 누룽지 모드로 취사를 합니다.

       엄마를 위해 딸기 케이크를 만드는 사랑스런 딸
 엄마를 위해 딸기 케이크를 만드는 사랑스런 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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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 압력 밥솥에서 두번 정도 누룽지 상태로 취사선택 하면 이렇게 노릇노릇하고 먹음직스런 케이크 빵이 완성됩니다. 겉은 약간 바삭하고 안은 부드러운 빵인데요. 빵 굽는 동안 집안에는 타사튜더 집을 방불케 하는 향기로운 냄새가 가득했습니다. 우리는 타사투더처럼 사는 것을  동경하여 몇 년 전에 시골로 이사를 왔습니다.

    딸은 한참 동안 거품기로 휘핑크림을 저어 생크림을 만듬니다.
 딸은 한참 동안 거품기로 휘핑크림을 저어 생크림을 만듬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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곧이어 딸은 준비한 재료로 휘핑 크림을 거품기로 힘껏 저어가며 만들어요. 딸래미 빵 만드는 과정을 지켜보니까 보통 정성이 들어가는 것이 아니었습니다. 손목이 아플것 같은데도 한참동안 거품기로 저어가며 생크림을 만들더군요. 그것을 보니 가슴 한쪽이 뭉클해지면서 감동이 밀려왔어요.

     압력 밥속에서 구운 빵을 이등분으로 절단합니다.
 압력 밥속에서 구운 빵을 이등분으로 절단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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압력 밥솥에서 구운 빵을 반으로 절단합니다. 구수한 냄새가 좋았습니다. 아이는 가끔 창의적인 그림 그리기와 요리 하기를 좋아 합니다. 18세 소녀인 이 아이는 스마트폰으로 영국 드라마도 잘보고 카톡으로 서양의 아이들과 이야기도 합니다. 그리고 선진국의 앞선 문명을 보고 싶다고 하며 자신의 꿈을 이야기합니다.

   절단한 빵위에 생크림과 딸기를 올립니다.
 절단한 빵위에 생크림과 딸기를 올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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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단한 빵 위에 생크림과 가볍게 저민 상큼한 딸기들을 올립니다.

    나머지 빵을 덮고 생크림과 딸기를 장식하면 딸기 케이크가 완성됩니다.
 나머지 빵을 덮고 생크림과 딸기를 장식하면 딸기 케이크가 완성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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빵을 덮어서 생크림과 딸기를 데코하면 완성됩니다. 음식 만드는 방법을 가리키지도 않았는데 스스로 찾아 연구하고 노력하는 모습을 보니까 저의 가슴이 얼마나 뿌듯한지 모른답니다.

딸은 생크림 양이 조금 적다고 투덜 하지만 제가 볼 때는 너무나 멋져 보였답니다. 어린 시저부터 매번 이렇게 엄마를 감동하는 생일을 맞게 합니다. 그림 그리기를 좋아하는 아이에게 엄마로서 충족한 모든 면을 채워주지는 못하지만 남을 배려하고 감동케 하는 예쁜 마음 으로 세상을 살아갔으면 좋겠습니다.

갓 구운 부더러운 빵과 신선한 생크림과 잘 어울리는 딸기 케이크는 많이 달지도 않으면서 얼마나 맛있는지 생전 처음 이렇게 맛있는 케이크를 맛보았습니다. 너무 달지 않고 느끼하지도 않더라고요.

    생일 아침에 우유랑 딸이 직접 만든 딸기 케이크를 먹었어요
 생일 아침에 우유랑 딸이 직접 만든 딸기 케이크를 먹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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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모녀는 우유 두 잔과 함께 딸기 케이크 먹으며 이 세상에 함께 살고 있음을 감사드립니다. 초등학교 6학년 때 엄마 따라 농촌에 이사 와서 낯선 곳에서 학교 친구들의 외면에도 꿋꿋이 잘 견디고도 심성 고운 사람으로 자라고 있습니다. 아기 때부터 잘 울지도 않고 늘 조용히 엄마를 편안하게 해주던 아이랍니다. 그냥 이데로 만 잘 자라주었으면 합니다.

    딸이 제 용돈을 모아서 준비한 엄마 생일선물
 딸이 제 용돈을 모아서 준비한 엄마 생일선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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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이 제 용돈을 아껴서 준비한 엄마 생일 선물이 택배로 왔습니다. 엄마가 수년 동안 가방을 안바꾸고 들고 다니는 것이 안쓰러웠던지 와인색 손가방입니다.

제 맘에 쏘옥 드는 선물이었습니다. 아니 제가 이런 걸 가리키지도 않았는데 어쩜 이런 예쁜 짓만 한데요? 제 자식 자랑질 해서 미안하네요.

해마다 엄마에게 정성 가득한 선물을 하고 예쁜 생일카드를 선물하는 이 아이 때문에 제가 삶의 의미를 부여받습니다. 제 존재 의미도 마찬가지로 사는 날까지 이 아이를 위해 살아가렵니다. 사랑해요. 감사합니다.


태그:#생일선물, #딸기케이크 만들기, #글미생일카드, #가방, #심성이 착한아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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