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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의 모토는 '모든 시민은 기자다'입니다. 시민 개인의 일상을 소재로 한 '사는 이야기'도 뉴스로 싣고 있습니다. 당신의 살아가는 이야기가 오마이뉴스에 오면 뉴스가 됩니다. 당신의 이야기를 들려주세요.】

    겨울 햇볕을 즐기는 닭들의 산책
 겨울 햇볕을 즐기는 닭들의 산책
ⓒ 강미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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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년 전 농촌에 정착하면서 3무(無} 무비료, 무제초제, 무농약을 실천하고 있습니다. 500평 텃밭에 3무를 실천하기란 쉬운 일이 아닌데요. 건강한 토양을 위해서 공을 들이는 일이란 건강한 유기농 채소를 얻어먹고 좋은 흙냄새를 맡을 수 있는 즐거움 때문입니다.

한겨울인데도 요 며칠 동안은 마치 춘삼월처럼 날씨가 춥지가 않습니다. 오랜만에 닭장에 갇혀 살던 닭들을 바깥 바람 쐬라고 닭장 문을 열어 주었습니다. 얼마 전에 닭장 문이 열리는 바람에 개들이 닭들을 물어 죽여서 수탉 한 마리에 암탉 두 마리만 남았네요.

  닭들이 하필이면 마른짚을 덮어 놓은 마늘밭을 헤집고 있네요.
 닭들이 하필이면 마른짚을 덮어 놓은 마늘밭을 헤집고 있네요.
ⓒ 강미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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닭들이 하필이면 마늘 심고 짚으로 덮어놓은 곳에서 짚을 발로 헤집고 나락이삭을 주워 먹습니다. 오랜만에 일탈을 벗어난 닭들이 즐거운가 봅니다.

시골집에서 닭을 키우다가 보면 부엌에서 나오는 음식쓰레기를 버릴 게 없습니다. 닭은 잡식성이라 채소와 곡류 음식 잔여물은 다 먹어치웁니다. 김치를 먹어서 그런지 항생제 안먹여도 건강하네요.

농촌은 곡식 등 먹거리를 재배하다가 보니 쥐들이 설치기 쉬운데요. 특히 음식 쓰레기를 함부로 버리면 쥐들이 모여들기 때문에 처치가 곤란합니다. 닭들에게 음식 잔여물을 먹이고 수확한 곡식들을 틈이 없는 광에 잘 보관하면 깨끗한 주위 환경이 됩니다.

윤기 자르르 흐르는 수닭은 암닭 7곱 마리를 거느릴 수가 있다고 합니다. 요즘 겨울철 닭 먹이로는 늙은 호박과 해바라기 씨앗, 배추 그리고 부엌에서 나오는 음식 잔여물입니다. 암탉 두 마리가 알도 곧잘 놓고 덕분에 속이 주황색인 유정란도 거두어 먹고 있어요.

가을에 마늘을 심고 월동을 위해 짚을 잘게 썰어서 덮어 주면 봄에 마늘 싹이 나와도  짚은 그대로 썩어서 퇴비가 됩니다. 닭들이 마늘을 덮어 놓은 짚에 붙어 있던 벼씨를 주워 먹는것 같습니다.

  마늘밭 헤집는 닭들을 내쫒았습니다.
 마늘밭 헤집는 닭들을 내쫒았습니다.
ⓒ 강미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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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늘밭에 덮어 놓은 짚을 다 헤집길레 급기야 닭들을 내 쫒았더니 저기 논쪽으로 갑니다.

 오랜만의 외출에 즐거워 날개짓을 하는 수탉
 오랜만의 외출에 즐거워 날개짓을 하는 수탉
ⓒ 강미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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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탉이 좋은지 두날개를 퍼덕이며 홰치는 모습 좀 보세요. 저것 확대해 사진 찍었더라면 멋있을 텐데 조금 아쉽네요.

  복숭아 나무아래에 퇴비를 주었어요
 복숭아 나무아래에 퇴비를 주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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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봄 좋은 열매를 위해 복숭아나무에 퇴비를 부어 주었습니다. 퇴비 가스가 빠진 2~3일 후에 흙으로 덮어 주어야 좋습니다.

수확을 끝낸 과일나무는 잎의 기능이 떨어지고 가을철 뿌리 자람이 불량해질 수 있는 시기므로, 매년의 고품질 과일을 위해서는 저장양분 축적을 위한 나무의 기능증진을 위해 가을거름을 주어야 합니다. 특히 가을거름을 주면 잎의 광합성작용이 활발해지고 뿌리 발육이 좋고 내년에 필 꽃눈이 충실해져 품질 좋은 과일을 얻을 수가 있다고 합니다.

  토끼와 닭들이 사는 파란 지붕의 집
 토끼와 닭들이 사는 파란 지붕의 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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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기 파란 작은 지붕 밑에는 닭이랑 토끼가 사는데요. 올해는 지붕 재료와 인부 사서 원래 반쪽짜리 지붕이었는데 파란 지붕을 올렸어요. 농촌에는 목수 부르면 일일이 돈이 들어갑니다. 귀농·귀촌하기 위해 목수 일을 배워두면 작은 집수리나 동물 집을 손수 만들 수 있어 좋습니다.

  감나무에 퇴비주기
 감나무에 퇴비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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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나무에도 퇴비를 갖다부어 줍니다. 과일나무는 과일을 수확후 가을에 퇴비를 주어야 뿌리의 활착을 돕고 내년에 튼실한 과일을 수확할 수 있다고 합니다. 조금 늦은 감은 있지만 내년에는 수확 후에 거름 주는 것 꼭 잊지 말아야겠네요

저희집 자연 퇴비 만드는 방법을 공개할게요. 하얀 뼈다귀는 우리집 강아지들이 이웃집에 마실 갔다가 동물 뼈를 종종 물어 옵니다. 아마 소무릎뼈 같은데요. 돼지뼈다귀는 강아지들이 잘 갉아 먹는 데 비해 소뼈는 딱딱하여 태우지 않으면 가루 만들기가 쉽지가 않아요. 강아지들이 간식으로 갈아 먹으려고 가지고 오는 것 같은데 시골집 여기저기 하얗게 굴러다녀요. 그래서 한곳에 모아 두었다가 검불과 함께 불에 태워 거름으로 사용합니다.

시골집 텃밭 주위에 마른 검불과 나뭇가지들을 한데 모아서 불을 지르고 둥물 뼈다귀를 함께 태웁니다. 예산군 농업기술센터에서 무료로 제공하는 미생물과 아궁이에서 나오는 나무재 닭의 부산물 등을 썩혀서 사용합니다. 무기질 퇴비를 만들어서 미생물이 살아있는 토양에서 채소를 재배하면 채소 맛이 훨씬 좋습니다.

화재방지를 위해 조금씩 바람 없는날 태워야 합니다.

재초제를 안 하는 관계로 여기저기 마른 검불이 많습니다. 화재방지를 위해 검불을 조금씩 모아서 태웁니다. 성인병과 암 발생율이 늘어가는 시대에 국민건강을 책임질 수 있는 안전한 먹거리 생산을 위한 실천이 중요합니다. 특히 다수확 고품질 재배농사도 좋지만, 유기농사를 할수 있는 천연농약제조와 무기질 퇴비 생산을 할수 있는 여건이 필요합니다.

  텃밭에 자라는 월동배추와 냉이
 텃밭에 자라는 월동배추와 냉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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텃밭에서 자라고 있는 겨울 배추와 텃밭 여기저기 자라는 겨울 냉이도 있습니다. 호미로 겨울냉이를 캐서 냉이를 후르는 물에 씻어 물에 담가 흙물을 뺍니다. 저녁에 두부 버섯 전골 만드는 데 삶은 냉이를 한 웅큼 넣었더니 향긋한 냉이 향이 입맛을 자극합니다.

   닭장밖에 놀던 암탉을 강아지가 잡아서 토종닭고기을 먹었어요.
 닭장밖에 놀던 암탉을 강아지가 잡아서 토종닭고기을 먹었어요.
ⓒ 강미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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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항생제 닭고기입니다. 오늘 닭들 바깥 바람쐬여 준다고 산책을 하는 동안에 끈에 묶어놓았던 검은 강아지가 주인이 한눈 파는 사이에 오골계 하얀 암닭을 잡었어요. 속상하지만 이 참에 엄마 몸 보신이나 해야겠다 하고 가져 왔습니다.

닭털을 반쯤 벗겨 놓은 것을 가져다가 물 끓여서 씨암닭을 잡게 되었네요. 닭 껍질을 벗기고 한번 물에 푹 끓인 다음에 작에 뜯어서 양념장에 버무려서 떡국 양념을 만들었어요. 우리 어린 시절에 설에 할머니가 암닭 잡아서 조선간장 조림하여 떡국 양념으로 먹던 생각이 났습니다.

하얀 노랑 계란 지단도 부치고 토종닭 양념이 들어간 떡국 한 그릇을 맛있게 먹으며 자연에게 감사합니다. 이렇게 작은 암닭도 제 몸을 내어주어 사람에게 영양분이 되는데요. 사람도 누군가에게 이로운 존재가 되어야 겠습니다.


태그:#유기농법, #유기농산물, #닭, #감나무, #복숭아나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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