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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장국집 주방의 솥단지에서는 뼈다귀해장국이 설설 끓고 있다.
 해장국집 주방의 솥단지에서는 뼈다귀해장국이 설설 끓고 있다.
ⓒ 조찬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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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름한 해장국집이다. 미닫이문을 열어젖히고 안으로 들어서면 정겨움이 가득하다. 40여 년쯤 세월이 흘렀을 거라는 아주머니의 말마따나 자그마한 가게에서 세월이 덕지덕지 묻어난다. 주방에 놓인 찌그러진 냄비가 지나온 그 세월을 말없이 대변해주고 있다. 아마도 이곳 해장국집을 처음부터 지켜왔을 것이다.

느낌이 좋다. 세월의 연륜에 비해 깔끔하게 정돈된 주방의 솥단지에서는 뼈다귀해장국이 설설 끓고 있다. 아주머니가 손질해놓은 뼈다귀를 또 다른 솥단지에 앉히고 있다. 국내산 돼지 뼈만을 고집하는 뼈다귀해장국 전문점이다.

주방에 놓인 찌그러진 냄비가 지나온 그 세월을 말없이 대변해주고 있다.
 주방에 놓인 찌그러진 냄비가 지나온 그 세월을 말없이 대변해주고 있다.
ⓒ 조찬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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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포역 근처에 있는 해남해장국집이다.
 목포역 근처에 있는 해남해장국집이다.
ⓒ 조찬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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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이 달라졌다. 한술 떠먹어본 순간 뼈다귀해장국에 대한 생각이 바뀌었다. 깊고 은근한 맛이 입을 다물지 못하게 한다. 오랜 세월 숙련된 토속적인 맛에서 은근한 깊이와 연륜이 느껴진다.

목포역 근처에 있는 해남해장국집이다. 알음알음 입소문을 통해 알려진 곳이다. 목포 사람들보다는 외부에 더 알려져 있다. 하루 종일 불을 밝힌다. 아주머니의 말에 의하면 밤이면 무지 바빠진다고 했다.

"밤이면 무지 바빠져요. 24시간 장사해요."

서민 음식인 뼈다귀해장국이다.
 서민 음식인 뼈다귀해장국이다.
ⓒ 조찬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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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민 음식인 뼈다귀해장국의 가격이 8천 원으로 조금 높은 편이어서 다소 아쉬움이 남았지만 여행길에 한번쯤은 들려볼만하다. 그러나 이러한 생각도 잠시, 해장국의 국물 맛을 보는 순간 사르르 녹아내린다.

이 독특한 국물 맛이 궁금해 주인아주머니를 만나보고 싶었으나 부재중이다. 24시간 장사를 하는 이곳의 특성상 주야 교대로 일한다. 주인아주머니는 그래서 밤에만 나온다고 했다.

맑은 국물에 밥 한술을 말아내면 한 끼니 식사로도 좋다.
 맑은 국물에 밥 한술을 말아내면 한 끼니 식사로도 좋다.
ⓒ 조찬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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뼈다귀해장국 맛은 나주 노안집의 곰탕국물처럼 국물 맛이 맑고 깔끔한 게 특징이다.
 뼈다귀해장국 맛은 나주 노안집의 곰탕국물처럼 국물 맛이 맑고 깔끔한 게 특징이다.
ⓒ 조찬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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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은 국물에 밥 한술을 말아내면 한 끼니 식사로도 좋다. 술을 즐겨 마시는 주당들이라면 속을 푸는 해장국으로 아주 적합하겠다. 손님들이 삼삼오오 모여앉아 뼈다귀해장국에 술잔을 기울이는걸 보면 해장 못지않게 술안주로도 즐겨 먹는가보다.

이곳 뼈다귀해장국 맛은 나주 노안집의 곰탕국물처럼 국물 맛이 맑고 깔끔한 게 특징이다. 직접 담았다는 깍두기와 배추김치의 맛 또한 해장국의 감칠맛 못지않게 빼어나다. 목포역 건너 골목길에서 맛본 뼈다귀해장국 한 그릇이 여행길에 지친 몸과 마음을 달래주기에 충분해 보인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다음뷰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태그:#뼈다귀해장국, #해남해장국, #목포맛집, #맛돌이, #해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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