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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른희망군포21 실천협의회(이하 군포의제 21) 일본 마을공동체 현장 방문 참가자들이 ‘가나가와 현민생활 서포트센터’ 시설을 둘러보고 있다.
 푸른희망군포21 실천협의회(이하 군포의제 21) 일본 마을공동체 현장 방문 참가자들이 ‘가나가와 현민생활 서포트센터’ 시설을 둘러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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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HK의 한국드라마를 즐겨 보고 있다. 그래서 한국 사정을 잘 알게 되었다. 올해 김치가 유네스코 문화유산으로 지정된 것을 축하드린다. 김치를 좋아한다."

시모모토 쇼고 '가나가와 현민활동 서포트센터' 소장의 인사말이다. 19일 오후, 푸른희망군포21 실천협의회(이하 군포의제 21) 일본 마을공동체 현장 방문 참가자들은 '가나가와 현민활동 서포트센터'를 찾았다. 시모모토 소장은 일행에게 한국어로 "안녕하세요, 잘 오셨습니다"라는 인사말을 먼저 건넨 뒤, 일본어로 이와 같이 말했다.

시모모토 소장의 배려는 이것으로 그치지 않았다. 한국어로 된 가나가화 현 소개 자료를 준비했던 것. 한국에서 '가나가와 현민생활 서포트센터(이하 서포트센터)'를 방문한 단체는 군포의제 21이 네 번째라는 게 시모모토 소장의 설명이다.

가나가와 현은 도쿄와 인접해 있으며, 인구는 905만 명이다. 면적으로 따지면 일본에서 다섯 번째로 작은 현이지만 인구는 일본에서 2번째로 많다고 한다. 도쿄와 가깝고 인구가 천만 명에 육박하는 가나가와 현은 우리나라의 경기도를 떠오르게 한다.

시모모토 소장은 "가나가와 현과 경기도가 우호협정을 맺고 있다"며 "자치단체와 시민들이 서로 잘 교류하면서 배워나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시모모토 소장이 '가나가와 현민활동 서포트센터'에 대해서 설명하고 있다.
 시모모토 소장이 '가나가와 현민활동 서포트센터'에 대해서 설명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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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포트센터는 '가나가와 현민 센터'에 입주해 있는데 이 건물은 15층으로 서포트센터는 6층부터 11층까지 사용하고 있다. 군포의제 21 일본 현장 방문 참가자들이 일본에서 방문한 기관 가운데 가장 큰 곳이었다.

군포의제 21 일본 현장 방문 참가자들은 시모모토 소장에게 서포트센터의 현황과 활동에 대한 브리핑을 들은 뒤, 시설을 둘러보았다.

[관련기사 ①] 군포의제 21, 일본 지속가능한 마을공동체 탐방 나서다
[관련기사 ②] "마을만들기 조례 제정하는데 주민 700명 직접 참여"
[관련기사 ③] 일본 시민활동지원센터, 공동 오피스가 인기 많은 이유

서포트센터가 문을 연 것은 지난 1996년 4월. 계기는 1995년의 고베 대지진이었다. 일본에서는 고베 대지진이 일어난 1995년을 '볼런티어 원년'이라고 일컫는다는 게 시모모토 소장의 설명. 고베 대지진을 시작으로 자원봉사에 대한 관심이 늘었고, 변화가 시작되었다는 것. 고베 대지진 당시 자원봉사에 참여한 이들은 100만 명에 이른다고 한다.

"많은 사람이 봉사활동을 할 때 현에서도 다양한 지원을 하자는 의미에서 만든 것이 '가나가와 현민생활 서포트센터'다. 서포트센터의 비전은 시민과 행정이 손을 잡고 더 좋은 지역사회를 실현하기 위한 파트너십을 발휘하는 것이며, (서포트센터의) 미션은 현민의 자주적이며 영리를 목적으로 하지 않는 비영리적인 사회공헌활동을 측면에서 지원하는 것이다."

즉 서포트센터는 가나가와 현의 NPO 법인들과 봉사활동을 하는 단체를 지원하기 위해 만든 '서포트' 센터라는 것이다. 시모모토 소장의 말에 따르면 가나가와 현에는 2013년 7월 현재, 3250개의 NPO 단체가 있다. 일본 전체는 4만7973개라고 한다. 이건 전부 등록된 NPO법인이다.

푸른희망군포21 실천협의회(이하 군포의제 21) 일본 마을공동체 현장 방문 참가자들이 ‘가나가와 현민생활 서포트센터’에서 설명을 듣고 있다.
 푸른희망군포21 실천협의회(이하 군포의제 21) 일본 마을공동체 현장 방문 참가자들이 ‘가나가와 현민생활 서포트센터’에서 설명을 듣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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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포트센터 이용자는 1996년에 처음 문을 열었을 때는 10만 명 정도였으나, 2012년에는 40만 명에 육박하게 되었다. 현재 서포트센터는 가나가와 현에서 직영하고 있으며, 소장을 포함한 직원 26명이 3개 부서(운영 서비스과, 볼런티어 활동 서포트과, 기금사업과)에서 근무하고 있다.

서포트센터는 지난 2011년 3월 11일 일어난 동일본대지진 때 적극적인 봉사활동을 벌였다. 가나가와 현에서는 1만1330명이 동북지역에서 봉사활동을 했으며, 이들의 숙박 등의 지원을 위해 현지에 설치한 '긴타로하우스' 이용자 수는 1만1325명에 이른다. 일본 전국에서는 고베 대지진 때와 맞먹거나 혹은 더 많은 자원봉사자들이 피해지역을 찾았다고 한다.

서포트센터는 NPO 법인 등을 대상으로 6가지 주요활동을 하고 있다. 상담, 활동장소 제공, 정보제공, 재해구원 볼런티어, 기금 21, 커뮤니티 칼리지가 바로 그것이다. 처음에는 4가지 활동에만 주력했으나 '기금 21'과 '커뮤니티 칼리지' 활동이 덧붙여졌다.

2001년부터 시작된 '기금 21'은 지금까지 100억 엔의 기금을 모았다. 기금은 현에서 출자를 했는데, 세금이 아닌 채권 등을 통해서 조성되었다고 한다. 이 기금에서 매년 1억 엔을 NPO 법인에 지원하고 있다는 것이 시모모토 소장의 설명이다. 지난 2001년부터 지금까지 142건의 사업에 10억3천 만 엔을 지원했다고 한다.

한 단체에 최대 2천만 엔까지 5년간 지원할 수 있다. 때문에 이 기금을 받기 위한 경쟁이 심할 수밖에 없다고 한다.

가나가와 현민생활 서포트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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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나가와 현민생활 서포트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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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금과 관련, 시모모코 소장은 "단순히 단체를 보조하는 것이 아니라 현과 같이 일을 하자, 현에서도 (비용을) 부담하겠다는 의미에서 지원하는 것"이라며 "좋은 활동은 이후에 현에서 하는 경우도 있다"고 밝혔다. 기금을 지원하는 것은 "NPO를 육성·자립시키자는 목적을 갖고 있다"고 시모모토 소장은 덧붙여 설명했다.

이금순 군포의제 21 운영위원장은 기금 21 지원과 관련, "현의 정책과 반대되는 활동을 하는 NPO에도 기금을 지원하느냐"고 물었다. NPO의 활동이 늘 현의 입장과 같을 수는 없기 때문이다.

"어떤 활동이든 가능하다. 기금 지원은 심사위원회를 열어서 결정한다. 심사위원들이 민간 학자이거나 민간인들이 참여하기 때문에 현을 반대하는 활동을 해도 선정되는 경우가 있다. 그럴 때도 현과 같이 일하자고 한다."

시모모코 소장의 답변이다.

"2006년부터 커뮤니티 칼리지를 열었다. NPO 법인의 인재육성이 필요하다는 인식에서였다. 복지·환경·국제 교류 등 다양한 분야의 강좌를 연간 30개 이상 열고 있다. NPO를 처음 하고 싶어 하는 사람들이나, NPO 리더와 스태프들을 위한 강좌도 열고 있다."

시모모토 소장은 "20년을 앞서는 서포트센터를 만들겠다는 목표를 설정해서 나아가고 있다"며 "NPO의 중간조직을 지원하는 다양한 활동을 하면서 센터를 강화해나갈 예정"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하지만 서포트센터의 앞날이 그리 밝을 것으로만 예상되지는 않는다. 시모모토 소장이 밝힌 서포트센터의 2012년 결산 내역을 보면 총 수입은 1억5136만 엔이며, 지출은 6억8187만 엔이다. 적자가 5억3천만 엔이나 된다. 이 적자는 전부 현에서 세금으로 메운다.

가나가와 현민생활 서포트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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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와 대해 조석주 군포의제 21 고문은 "적자 때문에 센터 운영에 문제가 생기지 않는지, 주민들의 반대는 없는지" 궁금해 했다. 시모모토 소장은 "현에서 직영하는 시설이기 때문에 지사나 의회의 승인을 받아야 한다"며 "다행히 (주민들의) 불만은 들어오지 않고 있다"고 답변했다.

그러나 시모모토 소장은 "현의 재정이 악화되고 있는 상황이라 채권을 발행해 빚을 지면서 예산을 확보하고 있다"며 "매년 예산이 줄어들고 있으며 사람도 줄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서포트센터가 입주해있는 '가나가와 현민센터'는 매년 150만 명의 현민이 이용하고 있다. 서포트센터와는 그 역할이 다르다. 서포트센터가 NOP 법인과 봉사활동을 지원하고 있다면 '현민센터'는 주민자치회나 문화서클 등을 포함한 현민들의 다양한 활동을 지원하고 있고 현민들의 이용률이 상당히 높다는 것이 시모모토 소장의 주장이다.

하지만 현의 재정이 압박을 받으면서 이 건물을 매각하자는 주장이 나오기도 했다.

"150만 명이나 이용하는 시설을 없앨 수 없다면서 반대가 심해 매각하지 않기로 했다. 덕분에 시설을 남겨두자고 결정했지만 문제가 해결된 것은 아니다. 20년을 앞서는 좋은 활동을 해서 서포트센터의 역할을 다할 생각이다.

초고령화 일본사회에서는 할 일이 너무 많다. 이것을 세금으로만 다 할 수 없다. 그 역할을 할 수 있는 게 NPO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이곳은 NPO를 지원하는 중요한 시설이라고 생각한다."

시모모토 소장은 서포트센터 활동에 대한 각오를 이렇게 밝혔다.

푸른희망군포21 실천협의회(이하 군포의제 21) 일본 마을공동체 현장 방문 참가자들이 ‘가나가와 현민생활 서포트센터’를 찾았다.
 푸른희망군포21 실천협의회(이하 군포의제 21) 일본 마을공동체 현장 방문 참가자들이 ‘가나가와 현민생활 서포트센터’를 찾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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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관은 많으면 많을수록 좋다"
군포의제 21 일본 현장방문 참가자들, 요코하마 중앙도서관 방문
요코하마시 중앙도서관
 요코하마시 중앙도서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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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일 오후, 푸른희망군포21 실천협의회(이하 군포의제 21) 일본 마을공동체 현장 방문 참가자들은 '요코하마시 중앙도서관'에 잠시 들렀다. 군포시의 주요시책 가운데 하나가 '책 읽는 군포'다. 때문에 요코하마 중앙도서관에 들러 도서관을 둘러보는 일정도 넣었던 것. 일정이 빡빡한 탓에 오래 머물지 못했지만, 분위기는 대충 익힐 수 있었다.

요코하마 중앙도서관은 전부 5층으로 되어 있으며, 사무실이 있는 2층을 제외하고 전부 책을 볼 수 있는 열람실이다. 지하 1층은 음악과 영상관련 자료가 있으며, 1층에는 소설분야와 어린이 책들이 있다. 3층에는 요코하마 자료 등이 있고, 4층에는 사회과학과 자연과학 서적들을 볼 수 있다. 5층에는 인문과학분야의 책들이 비치되어 있다.

요코하마 중앙도서관에 특히 관심을 보인 이는 주장희 군포시 환경자원과장. 한 때 군포시 중앙도서관장으로 재직했기 때문이다.

"우리의 도서관은 학습실과 열람실 기능이 있고, 주로 학생들이 수험공부를 많이 하는데 비해 요코하마 중앙도서관은 그런 기능이 없다. 열람실이 책을 보는 공간이고, 수험공부를 하는 기능은 하지 않는다. 이용자 수는 한국보다 많이 떨어지는데, 우리도 실제로 학습하는 공간을 빼면 책을 대출·반납하는 사람이나 책을 보는 사람은 많지 않다."

군포시와 요코하마시의 도서관 기능을 비교한 주장희 과장의 설명이다. 주 과장에 따르면 군포시의 도서관 수는 6개, 요코하마시는 18개로 인구 비율로 따지만 군포시는 인구 5만 명 당 하나, 요코하마시는 인구 20만 명 당 하나로 환산할 수 있다는 것.

(군포는 인구가 29만 명이며, 요코하마시는 340만 명. 군포시는 기초자치단체인데 비해 요코하마시는 우리나라로 치면 광역시라고 할 수 있다. 때문에 비교 대상이 되기는 어렵지만, 단순하게 수치상으로만 비교한 것이다.)

하지만 전국으로 확대한다면 우리나라보다 일본이 인구당 도서관 수는 더 많다는 것이 주 과장의 설명이다. 우리나라가 인구 7만 명당 도서관이 1곳이라면 일본은 인구 4~5만 명당 1곳이라는 것. 유럽은 인구 2만5천 명당 1곳이란다.

"우리나라는 시민들이 도서관을 많이 지어달라고 요구해서 공공도서관이 많이 늘어나고 있는 추세다. 전국 도서관이 1만3천여 곳이며, 학교도서관이나 장애인도서관 등을 빼면 공공도서관은 1600여 곳으로 이 가운데 800여 곳이 경기도내에 있다."

주 과장은 "지금까지 도서관의 기능이 책을 대출하거나 열람, 반납하는 기능을 했지만 점점 인문학 강좌, 문화강좌, 독서모임 등을 하는 공간으로 확산되고 있다"며 "도서관은 많으면 많을수록 좋다"고 주장했다.



태그:#군포의제 21, #가나가와 현, #가나가와 현민활동 서포트센터, #일본, #일본대지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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