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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일 오후 서울시청 다목적홀에서 열린 노무현 재단 송년행사 '응답하라 민주주의'에 참석한 박원순 시장이 박수를 치고 있다. 박 시장 오른쪽은 표창원 전 경찰대 교수, 유시민 전 보건복지부 장관, 영화배우 문성근씨, 곽노현 전 서울시교육감 등.
 15일 오후 서울시청 다목적홀에서 열린 노무현 재단 송년행사 '응답하라 민주주의'에 참석한 박원순 시장이 박수를 치고 있다. 박 시장 오른쪽은 표창원 전 경찰대 교수, 유시민 전 보건복지부 장관, 영화배우 문성근씨, 곽노현 전 서울시교육감 등.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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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대에서 시작된 '안녕들 하십니까' 대자보가 전국 대학으로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유시민 전 보건복지부 장관은 "2014년은 고통스러운 한 해가 되겠지만, 대자보를 보면서 희망을 가지게 됐다"고 말했다.

15일 오후 서울시청 다목적홀에서 열린 노무현재단 송년행사 '응답하라 민주주의' 2부 행사인 토크콘서트에 참석한 유 전 장관은 "과거 청년들은 취직의 어려움, 스펙 경쟁에 대해서 얘기했다"면서 "대자보에는 내가 힘들어서 안녕하지 못한 문제도 있지만, 철도 파업·비정규직·밀양 송전탑·쌍용차 해고자 문제 등 내 문제가 아닌 것에 마음을 불편해하는 분위기를 느낄 수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내가 힘들고 억울해서 싸우는 것은 자연스럽고 누구나 할 수 있다, 하지만 (대자보를 붙인 학생들은) 다른 사람의 고통 때문에 마음이 불편해졌고, 추운데 손을 호호 불면서 대자보를 붙였다"면서 "이 마음이야 말로 문명과 진보의 기초다, 우리 사회에서 사람 사는 세상에 가까이 가는 힘이 있다면 바로 이 불편한 느낌"이라고 강조했다.

유 전 장관은 "청년들이 그 불편한 느낌을 가지게 됐고 표현하고 있다, 또한 집단적인 움직임이 아니라 개개인들의 심경고백의 표출을 통해서 나타나고 있다는 것은 굉장히 좋은 것"이라며 "저도 20대 때 그 불편한 마음 때문에 돌을 던진 것"이라고 말했다.

표창원 전 교수는 "그동안 사교육 경쟁·취업 열풍에 찌들어 다른 사람을 생각하지 못했던 젊은 친구들이 열정을 되찾았다, 이것이 희망"이라며 "이러한 꿈틀거림이 각계각층에 있다, 민란은 아니라 해도 이대로 가지는 않겠다는 확신이 생긴다"고 말했다.

"남북한에서 동시에 내란음모 사건 발생... 2013년 대한민국의 현실"

토크콘서트에서는 박근혜 정부의 종북몰이에 대한 비판이 터져 나왔다. 유 전 장관은 장성택 전 북한 국방위원회 부위원장 처형과 이석기 통합진보당 의원 구속을 언급하면서 "동종의 사건이 남북한에서 동시에 터졌다"면서 "2013년 대한민국의 현실을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사건"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북에서는 장성택 전 부위원장 사형이 당했는데 죄명은 국가전복이었다, 우리 식으로 보면 내람 음모"라면서 "남쪽에서는 이석기 의원이 내란음모 사건으로 구속됐다, 동일한 죄명을 건 두 사건이 남북한에서 벌어진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장성택 전 부위원장에 대한 노동신문·조선중앙통신의 사실적 근거 제시 없는 여론몰이와 우리나라 보수신문은 다를 게 없다"면서 "또한 북에서는 위대한 수령의 손자가 다스리고 있고, 남에서는 반인반신 지도자의 따님이 다스리고 있다"고 꼬집었다.

표 전 교수는 "종북몰이에서 '난 아니야'라고 빠지게 되는 순간 종북을 키우고, 대통령 사퇴에 대해 '사퇴는 아니다'라고 선을 그으면 본질적인 문제에 다가가지 못한다"면서 "저보고 종북이라고 하면 '그렇게 하세요'라고 한다, 그러면 언젠가는 종북이 더 많아질 것"이라고 일갈했다.

문성근씨는 "종북 프레임을 물리치기 위해 돈으로 이야기하는 방법이 있다, 남북경협은 대한민국의 마지막 탈출구이자 블루오션이고 개성공단과 철도 연결로 경제가 나아질 수 있다는 것을 알릴 필요가 있다"면서 "마지막 수단은 아버지에게 '박정희 정권 때 좋았던 것 알지만, 비정규직인 저도 삽시다'라고 말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국가기관의 불법 대선 개입에 대한 진상규명 요구도 나왔다. 유 전 장관은 "박근혜 대통령은 지난해 새누리당 대선 후보로 확정된 뒤 이명박 전 대통령을 만났다"면서 "국가기관의 불법 대선 개입에 대한 부탁은 없었는지, 부탁은 안했지만 이 전 대통령이 (대선개입) 해준다고 해서 못이긴 척 했는지, 박 대통령이 이 전 대통령이 지시한 것을 알고 있었지만 모른 척했는지 궁금하다"고 말했다.

문씨는 "지난해 총선 때 (한나라당에서) 박근혜 비대위원장이 옹립됐다, 친이계가 살아있었는데 공천독재권을 허용한 것으로 '이명박근혜' 모종의 거래가 있었을 가능성이 있다"면서 "박근혜 대통령이 (전임 대통령 예우에 대해) 뭐라고 했던 이 전 대통령은 믿지 않았을 것이다, 사업하는 사람들의 방식은 공범 관계가 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표 전 교수는 "2013년을 정리하기 위해서는 6월 11일을 기억해야 한다"면서 "검찰이 국정원 댓글 사건의 원세훈 전 국정원장과 김용판 전 서울지방경찰청장에 대해 법무부의 압력에도 공직선거법 위반을 적용하겠다는 내부 방침을 정한 날"이라고 지적했다. 또한 청와대 조아무개 행정관이 서초구청 국장에게 (채동욱 전 검찰총장 혼외아들로 지목된) 11살 아이의 인적 사항을 요구하는 문자를 보내 불법행위를 저지른 날이다, 대한민국 거악의 아킬레스 건"이라고 지적했다.

이날 노무현 재단 송년행사에는 참여정부·민주당 인사들이 대거 참여했다. 이병완 노무현재단 이사장, 이해찬·한명숙 전 총리, 박원순 서울시장, 원혜영·도종환·김현·김태년·임수경 민주당 의원, 천호선 정의당 대표, 이재정 전 통일부 장관, 곽노현 전 서울시교육감 등이 참석했다. 또한 지지자 1000여 명도 함께했다. 문재인 의원은 개인 일정 탓에 참석하지 못했다.

참여정부 인사 대거 집결... 새누리당은 '박원순 때리기'

새누리당은 이날 행사를 빌미삼아 '박원순 때리기'에 나섰다. 민현주 새누리당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행사 주제나 참석자들의 명단을 보면 공공시설인 서울시 청사에서 개최할 수 있는 단순한 송년 행사로는 도저히 받아들이기 어려운, 정치적인 목적을 가진 행사로 흐를 소지가 충분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개최장소인 다목적홀은 '정치적인 행위를 목적으로 하는 경우'에는 사용을 제한하거나 취소하도록 규정되어 있다, 명칭만 송년 행사 일 뿐, 정치적인 행사라는 것은 삼척동자가 봐도 다 알 수 있는 일"이라며 "더욱이 행사의 내용을 제대로 검토하지도 않은 채 허가를 내주었다는 서울시의 설명은 본연의 책임을 방기했거나 거짓변명으로 받아들일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한 "서울시가 본 행사를 허가한 그 의도가 무엇인지 의심할 수밖에 없는 이유"라면서 "박원순 시장과 서울시는 서울 시민들을 위한 공공시설을 지극히 정치적인 목적과 용도로 사용하도록 허가한 것에 대해 명확한 입장을 밝혀야 하며, 잘못된 결정과 판단을 내린 것에 대해서도 명백한 책임을 져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태그:#노무현재단 송년행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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