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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지 마세요. 피부에 양보하세요'

한 번쯤은 들어봤을 법한 한 화장품 광고의 카피문구이다. 이 문구처럼 이제는 먹는 것보다 바르는 것이 더 중요한 시대이다. 웰빙의 열풍이 피부까지 다가오고 있는 듯, 이제는 화장품 조차도 친자연적인 것을 원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그 열풍에 따라 대부분 화장품에는 '천연' 재료들이 들어가 있다. '천연 알로에를 사용한 크림' '천연 벌꿀 성분을 함유한 팩' 등 이러한 천연 제품들이 진열대를 가득 메우고, 또 불티나게 팔리고 있다. 소비자들은 아무런 의심 없이 이들을 구매하며, 때로는 천연이라는 이유만으로 일반 화장품보다 높은 가격을 주고 사기도 한다.

여기서 잠깐, 이들이 정말 '천연' 제품이라 생각하는가? 우리는 그동안 이를 아무런 의심 없이 천연 제품이라 믿고 구매해왔다. 심지어 천연 제품이란 이유로 일반 화장품보다 더 비싼 돈을 주기도 했다. 그렇다면 이제 잠시 숨을 들이쉬고, 눈을 크게 뜨고 물어볼 때이다.

인공 천연 원료 섞어 만든 제품에 '천연' 이름표

시중에서 파는 천연 제품들이 흔히 말하는 원료 100%의 재료를 사용했다고 생각한다면, 대답은 'NO'이다. 사실 우리가 많이 사용하는 저가형 천연 화장품의 성분들은 대부분 합성으로 만들어진 인공 천연 원료를 사용하여 제조된다. 인공 천연 원료란 천연 원료를 구성하는 물질들을 공장에서 인공적으로 뽑아낸 것을 말한다. 요컨대 대다수의 천연 화장품들은 공장에서 인공 천연 원료들을 섞어서 만든 제품에 '천연'이라는 이름표를 붙이고 나온다는 것이다.

가령 천연 알로에 화장품일 경우, 이는 알로에가 아닌 인공 알로에 추출물과 수많은 합성 색소로 만들어진 제품일 가능성이 높다. 실제로 이는 수많은 국내의 천연 화장품 회사에서 많이 사용하고 있는 수법이다. 결국 소비자는 이에 속아 넘어가 비싼 돈을 내고 제품을 구매하게 된다.

화장품 회사의 꼼수는 이것만이 아니다. 아주 극미량의 천연 재료를 넣었음에도 버젓이 천연 제품이라 주장하기도 한다. 이는 심할 때는 천연 물질이 채 1%가 안 되게 들어있기도 하다. 이는 천연 화장품에 대한 명확한 기준이 없기 때문이다. 요컨대 화장품의 성분 중 천연 성분이 일단 원재료 중 한 가지라도 담고 있으면 천연 화장품이라 표기하는데 아무런 문제가 없다. 그러니 이를 법을 위반했다고 보기도 어렵다.

한 천연 화장품은 천연 성분이 피라벤보다 뒤에 적혀있었는데, 피라벤은 국내 식약청 기준에 따르면 0.4% 이상의 함량이 금지된 성분이다. 다시 말하자면 이 제품은 천연 성분이 0.4% 이하로 들어가 있었다는 뜻이다. 천연 성분이 다른 합성 성분보다 적게 들어간 이 제품을 '천연' 화장품이라 보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하지만 이 제품은 버젓이 '천연 화장품'이라는 타이틀을 걸고 나왔고, 수많은 소비자가 이를 '천연 화장품'이라 믿고 구매하곤 했다. 결국 수많은 사람들은 화장품 회사가 교묘하게 놓은 낚싯줄에 걸린 물고기 신세를 면치 못하였다.

홈메이드 화장품은 적절한 대안 아냐

소비자가 천연 화장품을 구매하는 가장 큰 이유는 피부에 좋지 않은 독성 화학 성분을 피하고 싶기 때문이다. 하지만 화장품의 원재료인 작물이 맹독성 농약에서 재배된 것이라면 애써 천연 제품을 찾는 의미가 없어진다. 보통 농약은 원료를 만드는 과정에서 각종 벌레나 병균을 제거하기 위해 작물에 뿌리는 것이다. 하지만 화장품 회사가 최소한의 정제과정조차 거치지 않은 농약 친 작물을 사용할 경우, 약은 그대로 남아 화장품에까지 오게 된다.

따라서 소비자는 맹독성 물질이 들어간 천연 제품을 사용하게 되는 그야말로 '아이러니'한 사태를 겪게 된다. 이를 피하기 위한 가장 좋은 방법은 농약, 화학비료, 항생제 등을 일절 쓰지 않은 유기농 작물로 만든 제품을 사용하는 것이다. 실제 에코써트, USDA, BDIH 등 수많은 곳에서 유기농 및 천연 인증마크를 부여하고 있으므로 제품을 살 때 마크를 확인해보는 것이 좋다.

화장품 회사의 낚시에 걸리지 않으려는 방법으로 홈메이드 화장품을 예로 들기도 하지만 이는 적절한 대안이 아니다. 무엇보다도 일일이 모든 화장품을 만들 수도 없을뿐더러, 어떤 성분끼리 결합하면 맹독성이 생기는지조차 잘 모르는 일반인이 무턱대고 만들다간 오히려 더 위험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소비자가 할 수 있는 최적의 대안은 무조건 믿기 전에 일단 의심부터 해보는 것뿐이다. 알로에인지 알로에 '향'인지, 천연성분이 몇 프로(%) 들어갔는지, 마크는 있는지 하나하나 매의 눈으로 따지는 것만이 우리가 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인 것이다. 그러니 이제 잠시 숨을 들이쉬고, 눈을 크게 뜨고 확인해볼 때이다.

'이거.. 진짜 천연 화장품 맞나?'


태그:#천연화장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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