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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철수 무소속 의원이 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국가정보원 등의 불법 대선개입에 대한 진상규명을 촉구하는 특별검사 수사를 요구하고 있다(자료사진).
▲ 안철수 의원 "국정원 대선개입에 특별검사 수사 도입" 안철수 무소속 의원이 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국가정보원 등의 불법 대선개입에 대한 진상규명을 촉구하는 특별검사 수사를 요구하고 있다(자료사진).
ⓒ 유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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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당→민주당→안철수 신당?

10일 안철수 의원(무소속)의 싱크탱크인 정책네트워크 '내일'의 충청남도 실행위원에 이름을 올린 김기호씨의 정치 이력이다. 그는 2008년 총선 때 한나라당에 공천을 신청했다. 그는 낙천하자 당시 공천 받은 김태흠 현 새누리당 의원을 지지했다. 그는 2010년 지방선거에서는 민주당 후보로 보령시장 선거에 나섰다.

김기호씨가 이번에 '내일' 실행위원에 이름을 올린 것을 두고 2013년 지방선거를 겨냥한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한 보령 지역신문 기자는 "보령의 수많은 철새 정치인 중에 한 명"이라면서 "안철수 신당에 새로운 정치를 하려는 사람들이 모이는 게 아니라, 당을 바꿔 출마하려는 정치인들이 안철수 신당에 가는 것 같다"도 꼬집었다.

안철수 의원은 이날 전국 12개 권역의 내일 실행위원 명단 466명을 발표했다. 정치세력화를 앞두고 인재 영입의 가늠자 역할을 한 이번 실행위원 명단을 두고 기대에 못 미친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새로운 인물이 다수인 가운데 정치인 실행위원 명단에는 당적을 여러 차례 바꾼 인사가 눈에 띄었다. 또한 야권뿐만 아니라 새누리당 출신 인사도 포함됐다.

대선 때 박근혜 대통령 지지... 지방선거 앞두고 안철수 품으로?

충청남도 실행위원 명단에는 김세응 전 민주당 충남갑 지역위원장의 이름을 올라와 있다. 하지만 그의 최근 당적은 자유선진당(지난해 새누리당과 합당한 선진통일당의 전신)이다. 그는 지난 2010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이태복 당시 자유선진당 충남도지사 예비후보를 지지하며 당적을 바꿨다. 그의 다음 당적은 '안철수 신당'이 될 가능성이 높다.

이대의 전 민주당 경기도당 위원장은 경기도 실행위원으로 인선됐다. 그 역시 최근 당적은 민주당이 아니다. 그는 지난해 총선에서 정통민주당 후보로 나선 데 이어 이후 선진통일당 경기도당위원장으로 임명된 바 있다. 당시 이인제 대표가 임명장을 줬다. 이대의 전 위원장은 2013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다시 정치적 입장을 바꿔 안 의원과 손을 맞잡았다. 

이회창 전 대선 후보의 측근인 고남종 충청남도의회 의원 역시 실행위원이 됐다. 고남종 의원은 한나라당 소속이었던 지난 2007년 11월 이회창 당시 대통령후보(무소속)에게 힘을 실어준다는 명분으로 탈당했다. 이후 이회창 전 후보가 만든 자유선진당으로 옮겨간 그는 지난해 11월 탈당했다. 선진통일당과 새누리당의 합당에 불만을 품었기 때문이다. 

그는 두 당의 합당에는 반대했지만 박근혜 대통령 지지 의사를 명확히 밝혔다. 고남종 의원은 당시 기자회견에서 "선진당을 떠나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박근혜 후보를 개인적으로 돕겠다"고 밝혔다. 현재 무소속으로 활동하고 있는 그는 지난 9월 예산군수 출마를 선언했다. 2013년 지방선거를 겨냥해 내일에 합류한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정치인 실행위원 중에서는 민주당 출신의 전직 지방의회 의원이 다수인 가운데, 새누리당 출신도 적지 않다. 지난해 11월 새누리당을 탈당해 안철수 의원 지지를 선언한 바 있는 천범룡 관악구의회 의장은 예상대로 서울 지역 실행위원이 됐다. 김용재 전 새누리당 인천시당 대변인과 최근 새누리당을 탈당한 황인호 대전동구의원도 실행위원으로 활동할 예정이다.

민주노동당·통합진보당·정의당 출신 인사도 실행위원에 포함됐다. 민주노동당 출신의 신현관·최용택 전 대전 유성구의회 의원, 한진걸 전 통합진보당 대전시당 위원장, 임승철 전 진보정의당 경기도당위원장도 안철수 의원과 손을 잡았다.

9일 통합진보당을 탈당한 천중근 전라남도의회 의원과 자유총연맹 출신 강신봉 전 지역위원장도 함께 이름을 올렸다. 이념적 스펙트럼이 양극단에 있는 두 실행위원을 두고 '안철수 신당'이 추구하는 이념 지향이 모호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인재 영입에 관여하고 있는 정기남 '내일' 기획위원은 "실행위원의 70%는 새로운 인물이다, 각 분야에서의 전문성과 참신성을 가진 인물이자 지역 사회에 헌신해온 분들로 일일이 소개를 하지 못했다"면서 "정치권 인사만 평가하면서 새롭지 못하다고 평가하는 것은 맞지 않다"고 밝혔다.

그는 또한 "실행위원을 인선하면서 당적을 여러 번 옮기거나 지역사회에서 지탄받는 인사를 배제하는 원칙을 세웠다"면서 "민주당 출신이든 새누리당 출신이든 새 정치의 가치와 함께 하겠다는 분들이 실행위원에 참여했다"고 강조했다.

윤희웅 한국사회여론연구소 조사분석실장은 "선거를 앞두고 있기 때문에 실행위원을 인선하는 데 지역에서의 정치적 역량이 고려된 것 같다"면서 "실행위원 인선으로 안철수 신당이 기정사실화됐지만, 새로운 정치에 부합하는 참신한 인물과 광역단체장급의 중량감 있는 인물을 찾아야 하는 과제가 놓였다"고 밝혔다.

정책네트워크 내일 "실행위원, 민생 문제 소통 창구로 국민들 의견 경청할 것"

이날 인선된 실행위원을 지역별로 나눠보면 서울 113명, 경기 72명, 인천 28명, 대전 32명, 충남 16명, 충북 14명, 광주·전남 80명, 전북 61명, 부산·경남 41명, 제주 9명이다. 지난 9월에 발표한 호남지역 실행위원 68명을 포함하면, 실행위원은 534명으로 확대된다. 안철수 의원 쪽 관계자는 "향후 실행위원은 1000명으로 크게 늘어날 수 있다"고 밝혔다. 

'내일'은 이번 인선을 두고 개방성을 바탕으로 전문성과 참신성을 두루 고려했다고 밝혔다. 정치권 인사에 편중되지 않고 여성, 청년, 시민사회, 학계, 노동계, 법조계 등 다양한 분야의 활동가들이 고루 참여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내일'은 또한 "실행위원들은 민생문제 해결을 위한 소통의 창구로서 국민들의 의견을 경청하고, 대안제시와 해결방안 모색을 위해 노력할 계획"이라며 "지역정책 간담회와 정치 아카데미 등을 통해 지역현안 문제에 적극적으로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실행위원들의 활동을 지원하기 위해 전국 권역별 정책 토론회와 세미나 등을 준비 중이며, 이를 통해 형성된 국민의 목소리를 정치권에 전달하고 실천방안을 촉구할 예정"이라며 "강원, 대구, 경북지역의 실행위원도 추가로 인선해 전국적으로 더욱 다양한 인사들이 실행위원에 참여할 수 있도록 노력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태그:#내일 실행위원 명단을 보니..., #충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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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법조팀 기자입니다. 제가 쓰는 한 문장 한 문장이 우리 사회를 행복하게 만드는 데에 필요한 소중한 밑거름이 되기를 바랍니다. 댓글이나 페이스북 등으로 소통하고자 합니다. 언제든지 연락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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