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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프장 둘레길에서 1인 시위를 하고 있는 이태우 군포예산지킴이 시민연대 사무국장. 이 사무국장 뒤로 고압 송전탑이 보이고 있다.
 골프장 둘레길에서 1인 시위를 하고 있는 이태우 군포예산지킴이 시민연대 사무국장. 이 사무국장 뒤로 고압 송전탑이 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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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포시는 돈이 남아돌고 있는 것 같다. 고압선 옆에 산책로를 만들면서 6억이나 돈을 들이고도 부족해서 계속 돈을 쏟아 붓겠다고 하고 있다. 이런 예산은 전액 삭감해야 하는 게 맞다. 애초에 예산을 승인한 군포시의회도 문제다."

11일 오전, 군포 '골프장 둘레길'에서 이태우 군포예산지킴이 시민연대 사무국장이 1인 시위를 벌였다. 이 사무국장은 오전 10시부터 1시간가량 1인 시위를 한 뒤, 군포시가 조성한 '골프장 둘레길' 구간을 답사한 뒤 이같이 밝혔다.

2014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김윤주 군포시장이 '업적 쌓기용'으로 조성되었다는 의혹이 제기된 '골프장 둘레길'에 대한 논란이 증폭되고 있다. 군포시는 전철 1호선 당정역 앞에서 출발해 안양 베네스트 골프장을 한 바퀴 도는 '골프장 둘레길' 조성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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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프장 둘레길' 전체길이는 4.6km로 군포시는 현재까지 이곳에 6억 원의 예산을 쏟아 부었다. 그런데 실제로 군포시가 조성한 구간은 4.6km 가운데 1.35km에 불과하다는 것이 취재결과 새롭게 드러났다. 결국 군포시는 산책로 1.35km를 조성하면서 6억이라는 막대한 예산을 사용한 것. 이를 100미터로 환산하면 산책로 100미터를 만드는데 평균 4400만 원이상이 소요된 셈이다.

이 구간 350m에 2억 원의 예산이 들어갔다.
 이 구간 350m에 2억 원의 예산이 들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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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포시는 지난 2011년에 '골프장 둘레길' 1km를 4억 원을 들여 조성공사를 시작했고, 2012년에는 350m 구간을 새롭게 조성하면서 2억 원의 예산을 사용했다. 나머지 구간은 안양 베네스트 골프장과 부곡 화물터미널에서 나누어서 산책로를 조성하고 있다는 것이 군포시 관계자의 설명이다. 골프장 둘레길은 오는 2014년 6월에 완공될 예정이다.

군포시가 '골프장 둘레길'에 예산을 쏟아 붓는 것은 이것으로 끝이 아니다. 군포시는 지난 10월, 이 길에 갤러리와 캐노피 설치하겠다며 군포시의회에 2억의 예산을 요구했으나, 전액 삭감 당했다.

군포시의회는 '골프장 둘레길'에 갤러리 설치보다는 시민들의 안전을 위한 CCTV와 휴식 공간 확보가 시급하다며 이를 전액 삭감한 것. 공원녹지과 관계자는 "예산이 통과될 때까지 계속해서 시의회에 예산을 요구해 갤러리와 캐노피를 꼭 설치하겠다"는 입장이다.

갤러리와 캐노피 설치구간은 150m밖에 되지 않는다. 군포시는 이 구간에 갤러리 설치공사비로 5천만 원, 캐노피 설치비로 1억5천만 원의 예산을 책정했다. 이 150m 구간에 갤러리와 캐노피가 설치된다면 이 구간에만 거의 3억여 원의 예산이 들어가는 셈이 된다.

군포시 공원녹지과는 갤러리와 캐노피 설치 공사가 군포시의회의 예산삭감으로 추진되지 못하고 있다는 내용의 안내판을 골프장 둘레길 구간에 설치했다. 공원녹지과가 안내판을 설치한 곳은 350m의 산책로를 조성하는데 2억 원의 예산이 소요된 곳.

공원녹지과에서 골프장 둘레길에 안내판을 설치했다. 이 안내판을 설치한 지역 150m 구간에 군포시는 2억 원의 예산을 더 쏟아 부을 예정이다.
 공원녹지과에서 골프장 둘레길에 안내판을 설치했다. 이 안내판을 설치한 지역 150m 구간에 군포시는 2억 원의 예산을 더 쏟아 부을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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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포시의회가 설치한 예산삭감 이유를 설명한 안내판
 군포시의회가 설치한 예산삭감 이유를 설명한 안내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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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포시가 군포시의회에 책임을 전가하는 안내판을 설치하자 이번에는 군포시의회도 예산 삭감 사유를 설명하는 안내판을 설치, 논란을 가중시키고 있다.

하지만 군포시의회의 안내판 설치에 대해 곱지 않은 시각이 대부분이다. 애초부터 군포시의회가 '골프장 둘레길' 조성사업을 하지 못하게 막았어야 한다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기 때문이다.

이태우 군포예산지킴이 시민연대 사무국장은 "군포시의회도 잘한 것이 하나도 없다"며 "예산삭감 사유를 밝힌 안내판을 설치한다고 해서 시의회가 (예산낭비) 책임을 피해갈 수는 없다"고 말했다. 이 사무국장은 "군포시의회가 앞으로도 계속해서 시가 갤러리와 캐노피 설치 예산을 올리더라도 삭감해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골프장 둘레길'에 막대한 예산을 투입한 것에 대해 군포시 공원녹지과 관계자는 "안양 베네스트 골프장 등 때문에 군포시 예산이 적게 들어간 것"이라며 "해당 부지를 사서 길을 만들었다면 예산이 더 많이 들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 관계자는 "해당 부지를 구입한다면 2억이나 3억으로는 어림없다"며 "예산 절감을 위해 공무원들이 많은 노력을 기울여서 돈이 적게 들어간 것은 칭찬을 해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예산낭비 외에도 '골프장 둘레길'이 문제가 되고 있는 것은 이 길에 설치되어 있는 고압 송전탑 때문이다. 당정역부터 철로를 따라 800여 미터 구간에 고압 송전탑이 이어지고 있는 것. 이 때문에 일부에서는 골프장 둘레길 대신 '송전탑 둘레길'이라고 부르고 있다.

고압송전탑에서 나오는 전자파가 인체에 해롭다는 것은 이미 널리 알려진 사실이다. 이에 대해 군포시 공원녹지과 관계자는 "송전탑에서 나오는 전자파가 정해진 기준 이하이기 때문에 문제가 될 것이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 관계자는 기자에게 고압선의 전자파를 측정했는데 문제가 없었다고 주장했지만, 근거 자료를 제시하지는 못했다.

골프장 둘레길에 설치된 고압송전탑.
 골프장 둘레길에 설치된 고압송전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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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압송전선의 위험을 알리는 현수막.
 고압송전선의 위험을 알리는 현수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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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압송전탑은 군포시가 조성한 구간을 벗어난 골프장 둘레길 구간에도 있다. 이 구간의 송전탑은 34만5천 볼트 송전선이 지나가고 있다. 길에서 멀리 떨어진 공사 구간에 8m 이내로 접근하면 위험하다고 경고하는 현수막이 붙어 있다.

이 송전탑과 관련, 공원녹지과 관계자는 "2014년 6월 이전에 철거될 예정이기 때문에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이태우 군포예산지킴이 시민연대 사무국장은 "골프장 둘레길에 예산이 구체적으로 어떻게 들어갔는지 꼼꼼하게 확인하겠다"며 "앞으로 계속해서 골프장 둘레길 조성사업이 진행되는 과정을 지켜보겠다"고 밝혔다.

골프장 둘레길 구간에서는 국도 47호선 공사가 진행되고 있다. 공사중이라는 사실을 알리고 있는 표지판.
 골프장 둘레길 구간에서는 국도 47호선 공사가 진행되고 있다. 공사중이라는 사실을 알리고 있는 표지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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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프장 둘레길은 아직 완공되지 않았는데도 계속 걷기 행사가 열리고 있다. 오는 16일에도 군포시 유관단체 주최로 걷기 행사가 열릴 예정이다.

군포시민단체 관계자는 "골프장 둘레길에 고압송전선 때문에 건강에 문제가 될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는 내용의 안내판을 설치해 주민들에게 알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태그:#군포시, #김윤주 , #골프장 둘레길, #군포시의회, #이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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