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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선민 군포 광정동청소년문화의집 관장
 이선민 군포 광정동청소년문화의집 관장
ⓒ 유혜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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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포에서 '당동청소년문화의집'과 '광정동청소년문화의집'이 뜨거운 감자가 되고 있다. 오는 12월 31일, 이들 문화의집은 군포시와 위탁기간이 만료, 군포문화재단(이사장 김윤주 군포시장)으로 인수인계될 예정이다. 이 과정에서 문화재단은 근무하던 직원들을 '고용승계'하지 않고 '선별 채용'해 물의를 빚고 있다.

또한 채용과정에서 문화재단 채용담당자가 고압적인 자세로 일관, 이에 반발한 직원들이 지원서를 제출하지 않은 것으로 밝혀졌다. 이 담당자는 지원서를 내더라도 "소양이나 자질을 검토해 채용되지 않을 수도 있다"고 주장했던 것.

'선별 채용'이 문제가 되는 것은 지난 2010년 군포시가 이들 문화의집 위·수탁 계약을 하면서 '고용승계'를 계약서에 명시했을 뿐만 아니라 각서까지 쓰게 했기 때문이다. 위탁계약을 할 때는 고용승계를 하게 하고, 위탁기관을 인수할 때는 '선별 채용'하는 군포시의 이중적인 태도에 비난이 쏟아지고 있다.

뿐만 아니라 김윤주 군포시장이 오는 2014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이번에도 측근들을 채용하기 위해 '선별 채용'을 한 것이라는 의혹까지 제기되고 있다. 김 시장은 지난 3월 1일 군포문화재단을 창립 과정에서 측근들을 대거 채용했다는 의혹을 받았다. 이 사안은 현재 군포시의회(의장 김판수)에서 감사원에 감사청구를 해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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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황파악도 제대로 못 한 채 무리하게 '선별 채용' 추진"

29일 오후, 광정동문화의집에서 만난 이선민 관장은 김윤주 군포시장과 군포시, 군포문화재단을 강하게 비난했다. 이 관장은 군포시와 문화재단이 "문화의집에 대한 현황파악을 제대로 못한 채 무리하게 '선별 채용'을 하겠다고 나섰다"며 "김윤주 시장은 사람에 대한 기본적인 예의가 없다"고 주장했다.

이 관장은 "고용승계 대상인 직원들은 전원이 정규직"이라며 "비정규직이라는 주장은 사실과 다르다"고 밝혔다. 문화재단 채용담당은 지난 28일, 기자와 만난 자리에서 문화의집 직원을 '선별 채용'한 이유에 대해 "비정규직에서 정규직으로 바뀌는 건데 아무나 채용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라고 주장한 바 있다. 이 관장은 이 주장을 정면으로 반박한 것이다.

"직원들 전부 청소년 지도사 자격증을 가진 청소년 전문가로 문화의집에서 6~8년 이상 근무해 왔다. (직원들이) 재단에 들어간다고 해서 비정규직에서 정규직으로 전환되는 게 아니다. 특혜라는 주장은 말도 되지 않는다. 군포시와 문화재단이 문화의집 현황에 대해 전혀 파악하지 않고 무리하게 인수인계를 하고 있다."

이 관장은 "인수인계를 받으려면 문화의집에서 몇 명이 근무하고 누가 정규직이고 누가 비정규직인지 파악한 뒤 순서를 밟아야 하는 것이 당연하다"며 "그런 현황을 전혀 모르고 직원을 전부 비정규직으로 몰았다"고 말했다.

이 관장은 지난 4일 문화재단이 연 직원채용설명회와 관련 "참석했던 직원들이 문화재단 직원들의 고압적인 태도에 충격을 받았다"며 "어떻게 자질과 소양 운운하면서 채용이 되지 않을 수도 있다는 말을 할 수 있는지 이해할 수 없다"고 심정을 밝혔다.

"군포시와 2010년에 위탁 계약을 할 때 '고용승계' 각서를 써서 제출했다. 우리가 고용승계 각서를 썼으니, 문화재단에서도 당연히 고용승계를 할 것으로 예상했다. 문화재단을 창립하는 과정에서도 고용승계를 하겠다는 얘기를 들었는데, 막상 인수인계 시기가 다가오자 말을 바꿨다."

"문화재단으로 넘어가는 문화의집, 역할 제대로 할 수 있을지 걱정"

또한 이 관장은 '문화의집'이 운영주체가 문화재단으로 바뀌면서 문화의집 본질이 바뀔 것을 우려하고 있다.

"군포에서 문화의집의 역할은 청소년수련관 같은 기관과 확실하게 구분된다. 지역에서 청소년들이 언제든지 찾아와 동아리 활동을 하거나, 상담 등을 하는 아주 낮은 단계의 기관인데, 재단으로 넘어가면 그 역할을 제대로 할 수 없을 것 같아 걱정스럽다. 지금까지 군포시와 문화재단이 보인 행태를 보면 염려가 현실이 될 것 같다."

'당동청소년문화의집'과 '광정동청소년문화의집'은 전국에서도 알아주는 청소년운영기관이다. 이는 군포시에서도 인정하고 있다. 지난 11일, 권태승 청소년교육체육과장은 군포시의회 임시회에 참석해 이들 문화의집이 "기관 평가 등에서 상당히 우수한 평가를 받았다"고 인정한 바 있다.

이런 평가를 받게 된 배경은 문화의집에서 "대상인 청소년들에게 집중했기 때문"이라는 것이 이 관장의 설명이다. 문화의집은 청소년을 대상으로 하는 행정기관이 아닌, 청소년들이 중심이 되는 지역공동체 역할을 해 왔다는 것이다. 직원들은 그것을 염두에 두고 문화의집을 찾는 청소년 개개인에게 관심을 기울여 왔다.

"아이들을 잘 관찰하면서 현황을 파악해 멘토 매칭을 시켜주거나, 학교나 사회복지사와 연결시켜 아이들을 잘 돌볼 수 있게 하는 역할을 해왔다. 하지만 재단으로 넘어가면 그런 역할을 할 수 없을 것으로 예상한다. 현재 군포청소년수련관처럼 행사 위주를 중심으로 한 성과주의로 기울 가능성이 높다."

문화재단이 인수인계를 추진하면서 업무현황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 앞으로 문화의집이 이전과 같은 역할을 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게 이 관장의 전망이다.

"우리 직원들이 자발적으로 열심히 일한 것은 반대급부를 바라고 한 게 아니라 진짜 일이 좋아서 그렇게 한 것이고, 지역 청소년들에게 애정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재단에서 이런 직원들에게 소양과 자질 운운하면서 마음에 깊은 상처를 남겼다. 재단으로 넘어간다면 이렇게 운영되지 않을 것이다."

이 관장은 현재 비정규직으로 근무하고 있는 배치지도사와 방과후 아카데미 교사들에 대해서도 우려하고 있다고 털어놓았다. 문화의집에서는 청소년지도사 자격증이 있는 이들을 전원 채용해 운영하고 있는데, 문화재단으로 넘어갈 경우 이들이 아닌 자격증이 없거나 청소년에 관한 이해가 없는 다른 이들로 채워질 것을 걱정하고 있는 것.

이들 비정규직에 대해서도 문화재단은 "원한다면 (기간제로) 채용하겠다"는 입장을 밝혔지만, 이들은 대부분 문화재단에서 정규직으로 채용하기를 기대하고 있다.

"정규직도 비정규직이라면서 '선별 채용' 하는데 (문화재단이) 비정규직을 정규직으로 채용할 가능성은 없는 거 같다. 이분들은 문화의집에서 근무했고, 내용도 잘 아니 문화의집을 제대로 운영하겠다는 의지를 문화재단이 갖고 있다면 이들을 우선 채용하는 것이 맞다고 생각한다."


태그:#이선민, #김윤주, #고용승계, #청소년문화의집, #군포문화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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