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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의 기록적인 폭염이 무색할 정도로 9월 들어 전형적인 가을 날씨가 이어지고 있다. 올해는 가을이 오기 전 한반도를 찾아오던 태풍도 빗겨가고 최근 몇 년간 내리던 가을장마 소식도 없다.

천고마비의 계절이라 불리는 가을은 사계절 중 일교차가 가장 크다.
 천고마비의 계절이라 불리는 가을은 사계절 중 일교차가 가장 크다.
ⓒ 온케이웨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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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히들 한반도 가을은 '천고마비(天高馬肥)'의 계절이라고 부른다. 이는 하늘이 높으니 말이 살찐다는 뜻으로, 가을은 기후가 매우 좋은 계절임을 형용하거나 활동하기 좋은 계절임을 의미한다.

하지만 가을이란 옥(玉)에도 티는 있다. 가을은 사계절 중 일교차가 가장 큰 시기라는 점이다.

기온의 일교차는 하루 중 최고기온 값에서 최저기온 값을 뺀 값이다. 일 최고기온은 보통 오후 2시경이며, 일 최저 기온은 대개 해 뜨기 바로 전에 나타난다. 기온의 일교차는 장소와 계절, 날씨 등에 따라 차이가 난다.

케이웨더 반기성 예보센터장은 "일교차는 일사량, 지면 복사량의 변화에 따라 기온의 일변화가 나타나는 것인데 특히 가을에 크게 나타난다"며 "가을은 봄이나 여름에 비해 공기가 맑고 수증기가 작아 아침에는 복사냉각이 심해지는 반면, 낮에는 일사가 강해져 기온이 많이 오르면서 일교차가 커지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기온의 변화는 지표면의 온도뿐만 아니라 해수의 온도로부터도 영향을 받는다. 보통 해수는 육지에 비해 온도의 오르내림 폭이 작기 때문에 섬이나 바닷가 지방의 기온은 내륙에  비해 변화가 적고 기온의 일교차 또한 작다.

삼면이 바다로 둘러싸인 한반도는 주변의 바닷물이 온도를 조절해 주는 역할을 한다. 따라서 일교차는 7℃ 내외가 보통이며 5℃에서 10℃ 사이의 분포가 주를 이룬다.

기온의 일교차가 7℃ 내외일 경우에는 보통 옷으로도 견딜만하며, 감기에 걸릴 위험성도 줄어든다. 그러나 기온의 일교차가 15℃를 넘으면 하루에 사계절이 모두 들어 있는 느낌을 받게 돼 감기에 걸리기가 쉽고, 겉옷을 항상 가지고 다녀야 한다.

하지만 일교차가 적은 좋은 기후를 가지고 있던 한반도가 점점 변하고 있다. 최근 들어 일교차가 점점 커지고 환절기엔 더욱 심해진다. 9월인 지금도 한낮에는 높은 온도로 여전히 덥다가 아침·저녁이 되면 쌀쌀한 가을 날씨를 보이고 있다.

올해도 9월 들면서 10℃ 이상의 큰 일교차를 보이는 날이 잦았다. 지난 8일(일) 대부분 지방의 아침기온이 20℃를 밑돌며 선선했지만 낮 기온은 서울과 강릉 27℃, 광주 28℃, 대구 29℃ 등으로 일교차가 10℃ 이상 크게 벌어졌다.

9일(월) 역시 낮과 밤의 기온차가 10℃를 넘긴 지방이 많았다. 9일 아침 기온은 서울 18℃ , 춘천 16℃, 전주 17℃ , 대구 17℃ 등이었으나 낮 최고기온은 서울 26℃, 춘천 26℃, 전주 28℃, 대구 28℃ 등에 달하며 큰 일교차를 보였다.

이러한 큰 일교차와 이상기온에는 '지구온난화'의 영향이 가장 크다. 기상학적으로는 '가을의 시작'은 하루 평균기온이 20℃ 미만으로 유지되는 첫날로 정의된다. 때문에 아침 기온이 크게 떨어졌다고 해서 '가을'이라고 확정지을 수는 없다. 기상청에 따르면 서울 지역의 가을은 이달 26일경이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일교차 클 땐 특히 고혈압·심혈관질환·감기 주의

요즘같이 일교차가 큰 날이 1~2주 이상 이어질 때, 우리 몸은 많은 변화를 겪게 된다. 생체리듬에 혼란이 올 수 있어 건강한 사람도 몸에 이상을 느낄 수 있다.

특히 고혈압 같은 심혈관질환을 앓고 있는 환자는 각별한 주의가 요망된다. 서울대 보건대학원의 연구 결과에 따르면 우리나라 노인들은 일교차가 10℃ 벌어질 때마다 수축기 혈압은 4%, 심박동수는 52% 상승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일교차가 10℃ 벌어질 때마다 심부전으로 병원에 입원하는 환자는 34% 늘어난다. 단순히 기온이 낮거나 높은 것뿐 아니라 하루 동안의 기온 차이가 큰 것 자체가 몸에 큰 부담을 주는 것이다. 특히 다른 계절보다 가을로 넘어가면서 일교차가 커질 때는, 각종 질환으로 인한 사망률이 8%로 가장 높다.

일교차가 클 땐 바이러스 감염도 쉽게 일어난다. 특히 감기에 걸리기가 쉬운데 이는 코나 기관지 점막이 건조해지면서 외부에서 들어오는 바이러스를 걸러내지 못하기 때문이다.

최근 5년간 평균 감기 진료추이 <자료 :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최근 5년간 평균 감기 진료추이 <자료 : 건강보험심사평가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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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교차가 커지면 면역력이 약해져 독감도 잘 걸리는데 노인이나 영유아 같은 경우 감기나 독감에서 시작해 폐렴까지 진행될 수 있기 때문에 독감 예방주사는 꼭 맞는 게 좋다.

케이웨더 반기성 예보센터장은 "아침, 저녁으로 쌀쌀할 때를 대비해 겉옷이나 가디건 등으로 몸을 따뜻하게 해주는 것이 좋다"며 "충분한 수분섭취와 함께 과일, 채소 등을 자주 먹고 유산소 운동과 가벼운 스트레칭을 통한 체력 강화 등이 일교차를 이기는 힘이 된다"고 말했다.

덧붙이는 글 | 김태환(pigletkth@onkweather.com) 기자는 온케이웨더 기자입니다. 이 뉴스는 날씨 전문 뉴스매체 <온케이웨더(www.onkweather.com)>에도 동시 게재됩니다.



태그:#천고마비, #일교차, #가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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